Untitled Document
Untitled Document
Untitled Document
   
 
현재전시
  침묵의 공간_dis.
예정전시
지난전시 - 2020년
  소소한 봄날 - .
  가국현展
2019년
  감성과 이성의 .
  지의류 그림 속 .
  우명애展
  MADE - 소정희展
  마주하기
  미스터 나전칠기.
  11-111-1-1-11-1.
  김대연展
  실바레빗:How ar.
  On the road - .
  玄의 비상 - 박.
  2019 미로-Time
  유재권展
  다화茶話_이야기.
  鶴丁 視想樂 書.
  An Intimate Loo.
  조은빛展
  조형적 공명 II .
  비밀화秘密花 - .
  위대한 변태 The.
  전현순展
  서동훈展
  박우진 10주기 .
  정철展-제1전시.
  강태춘展
  한수희展
  비우다 - 김영진.
  페르미온-열두 .
  Mother
  Na drawing
  이영진展
  안체르 마르씨 -.
  류춘오展
  Visible, Invisi.
  HARMONY - Khugj.
  박은주展
  Every Day, Sere.
  breath 숨 : 틈 .
  There 그 너머 -.
  기억의 변주 & .
  기억의 변주 & .
  이미지 아토포스.
  최성재展
2018년
  VOGUE GIRL - ED.
  김훤환展
  美의 讚美 The P.
  Break 2018 MIRO
  마중 - 윤심연展
  이영준展
  함혜원展
  남설展
  김애리展
  마음속 풍경 - .
  bubbles(Memorie.
  life onto life .
  Visible, Invisi.
  앨리스의 정원 A.
  현존의 서 impre.
  2018년 금강미술.
  꿈의 집 - 박수.
  숨 - 전가을展
  류숲展
  Na drawing
  김용경展
  금다혜展
  Various points .
  그녀를 위한 치.
  우리의 동그란 .
  무위無爲의 항아.
  헤세드 HESED - .
  Bouquet for Som.
2017년
  25th대전금속조.
  유경아展
  Being In-betwee.
  노은선展
  마음에 귀를 기.
  이만우展
  방진태展
  아티언스 대전 .
  우명애展
  공생적 자연 Sym.
  A Hairy Chair A.
  Next Door Alice
  장수경展
  김철겸展
  김대연展
  Na drawing
  영혼의 빛으로 .
  MICROCOSMOS - .
  정철展
  꽃이 필 때 - 백.
  FRACTAL - 문수.
  mom’s room 3 -.
  김두환展
  정은미展
2016년
  김기엽展
  정유림展
  여기가 아닌 세.
  김호성展
  fragment 2 - 백.
  현대인의 일상&#.
  INTERACTION 2 -.
  자연의 소리 The.
  박세은展
  낯-설다 Unfamil.
  계룡산분청ㆍ念 .
  추秋억
  지움회展
  예술-그리고 동.
  SPECTRUM - 유재.
  Various points .
  감사 - 강돈신展
  홍빛나展
  가국현展
  김순선展
  백점예展
  윤옥현展
  정유진展
  강호생展
  마음의 풍경 - .
  당신을 사랑합니.
  김용경展
  우명애展
  감정의 형상 - .
  김일도展
  Teapot II
2015년
  그리지 않고는 .
  정원희展
  조명신展
  김서은展
  숲길을 거닐다
  Perspective of .
  정규돈展
  동그라미 - 송지.
  Printing Image.
  김대연展
  오늘의 드로잉#2.
  임대영展
  조경 Landscape .
  우리들의 초상 -.
  나의 정원 - 김.
  순환적 의미로의.
  유경아展
  가국현展
  이상한 공간 - .
  윤정훈展
  최기정展
  송인展
  임성호의 도판화.
  유희와 발견展
  박진우展
  믿고 싶은 땅 - .
  109展
  김병진展
  시간의 향기 II .
  바라보기 - 박홍.
  이홍원展
  장수경展
  지의류畵 - 김순.
  접시와 사발로 .
2014년
  최성호展
  정연우展
  분청에 계룡산을.
  김려향展
  백선영展
  우아한 세계 - .
  꽃비 내리던 날..
  한인규展
  김시연展
  전영展
  박수용展
  We... - 김수복.
  대전풍경 - 느낌.
  신지숙展
  우명애展
  LINE - The Begi.
  아날로지 Analog.
  박한나展
  더 팔레트 - 6인.
  김언광展
  작은그림 큰선물.
  유병호展
  김영진展
  문수만展
  서영호展
  이상봉展
  Sweet, Sweet - .
  황제성展
  윤옥현展
  초상草像 - 성민.
  아기磁器展
  장창익 목판화展
  박정덕展
2013년
  이진수展
  유경자의 빈 그.
  조성미展
  Here we are - .
  Utopia - 임성희.
  노주용展
  코즈마 토시히로.
  함혜원展
  PENTAS+展
  나를 바라보다, .
  달을 품은 호랑.
  Temporal Record.
  달콤한 나의 도.
  Nature and Man .
  Nostalgia - 양.
  Where I am - 김.
  장창익展
  1984 - 예미展
  임성빈展
  이강욱展
  人ᆞ山-.
  연상록展
  나무나무 - 국지.
  나진기展
  김병진展
  최성재展
  송일섭展
  새앙쥐 스토리-.
  Color · Song .
  홍승연展
  Microcosmos - .
  Ceramic Cross -.
  김기택展
  Tangerine Dream.
  가국현展
  2013 자녀방에 .
  김영순展
  두번째 몽상 - .
2012년
  2013 Art Calend.
  느슨한 피부 - .
  철의 꽃 鐵花 - .
  secret garden -.
  Nature and Man .
  ‘영성(divinity.
  관계 - 이원용展
  끈, 그리고 사유.
  황나현展
  일년생 - 성민우.
  송채례展
  민정숙展
  소소한 풍경 - .
  시를 보다 - 이.
  KIAF 2012 - 노.
  KIAF 2012 - 김.
  KIAF 2012 - 김.
  김정미展
  우화하다
  양자역학 - 임현.
  옻칠 2인 2색展
  윤정훈展
  oriental still .
  2012 작은 것이 .
  사람들-그 이쁜 .
  당신은 나의 황.
  바람의 지문 - .
  양미혜展
  보문도르치展
  낭만고양이의 봄.
  송현숙展
  이재윤展
  그릇을 즐기다...
  현실의 확장 - .
  Stone-DreamR.
  허강展
  양순호展
  금상첨화 錦上添.
  정규돈展
  가국현의 작은행.
  안치인展
  자녀방에 걸어주.
2011년
  기 지하흐 Guy G.
  꽃, 너에게 묻다.
  희망을 사색하다.
  창형展
  노주용展
  내안의 풍경 - .
  남명래展
  양미혜의 토분 .
  사람긋기 - 노명.
  향기가 있는 공.
  The Odd Nature .
  KIAF 2011 - 김.
  Greed-Dream - .
  Decorate Image .
  임연창展
  송병집展
  농지화 農地畵 -.
  신민상展
  연경학인展
  최누리展
  임성빈展
  작은 것이 아름.
  이숙휘展
  김병진展
  연상록展
  shimmery-photog.
  김경원展
  홍승연展
  두번째 선악과 -.
  one fine day....
  자연과 사람 - .
  가국현展
  새로운 이야기 -.
  천경자 "大田 .
  송계 박영대展
  인도 이야기-LOV.
  2011 자녀방에 .
  박수용展
2010년
  회상 - 전좌빈展
  꽃展
  인상기억방법 - .
  비행 飛行 FLY -.
  상상예찬 - 손민.
  알거나 혹은 모.
  Traveller - 송.
  시간의 향기 - .
  송인展
  천국의 풍경 - 2.
  매화중독梅花中.
  KIAF/10 김경화.
  이재호展
  김철겸展
  이용제展
  박진하展
  행운을 부르는 .
  홍상식展
  이종우展
  강석문展
  Teapot展 - 주전.
  수상한 녀석들 -.
  Europe Antique .
  노혜신展
  작은 것이 아름.
  그리다展
  2010 자녀방에 .
2009년
  月成 김두환展
  우리동네 - 문선.
  가국현展
  Homage & Cathar.
  5人의 인도기행 .
  Must Have ̵.
  나비 Le Papillo.
  Opus展
  Cool Fiction - .
  Art · Textile .
  말하지 않은 비.
  에덴으로의 회복.
  The EIDOS ̵.
  윤정훈 Relation
  김윤섭 들은 얘.
  Chocolate展
2008년
  자녀방에 걸어주.
  이수동작품전
  북바인딩 전시회
  작은그림 명화展
  H 컬렉션
 
 
 침묵의 공간_disparition/apparition - 김영진展
 전시기간 : 2020. 03. 26 ~ 2020. 04. 08
 참여작가 : 김영진(Kim Youngjin)
 오 프 닝   : 
 



『 침묵의 공간_disparition/apparition - 김영진展 』

2020 모리스갤러리 멘토링 프로젝트











▲ 김영진, 섬(île)
100x121cm, Photogram, Pigment Print, 2016-17









전시작가  김영진(Kim Youngjin)
전시일정  2020. 03. 26 ~ 2020. 04. 08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00(월요일 휴관)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5-2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 김영진의 포토그램, 침묵의 공간 속에서 사라지고 나타나는 사물-이미지

유현주(미술평론가)


사진은 여전히 세계를 훤히 드러내는 ‘밝은 방’이라고 할 수 있을까?
회화의 보조수단이었던 ‘카메라 옵스쿠라’(어두운 방)가 ‘카메라 루시다’(밝은 방)로 불리게 된 것은 사진 특유의 리얼리즘 미학에서 비롯된다. ‘밝은 방’으로서의 사진은 육안으로는 볼 수 없었던 현실의 은폐된 것들을 ‘기계의 눈’으로 명료하게 드러낸다. 그러나 지금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는 김영진 작가의 작업은 현실의 복제와 같은 리얼리즘과는 거리가 멀다. 그가 평면에 인화한 이미지는 실제 사물을 재현한 것이라기보다 오히려 이미지가 된 사물 즉 사물-이미지와 같은 모호한 추상의 상념에 가깝다. 작가의 말대로라면 “빛, 유리, 기억처럼 투명한 요소를 가지고” “이미지로만 남은 감정의 흔적들”을 표현한 것일 게다. 그런데 이 이미지들을 작가는 어떻게 포착한 것일까?






▲ 김영진, 섬(île)
100x110cm, Photogram, Pigment Print, 2016-17







▲ 김영진, 섬(île)
104x110cm, Photogram, Pigment Print, 2016-17







▲ 김영진, 섬(île)
107.6x110cm, Photogram, Pigment Print, 2016-17




김영진 작가가 포토그램으로 그려낸 사물-이미지는 재현할 수 없는 것, 어쩌면 실재계에 존재할 지도 모를 심미적 대상들에 속한다. 그 이미지들은 현실 속에 존재하는 대상으로부터 나온 것이지만, 작가가 응시하는 무언의 공간 속에서 불현듯 출몰하는 미적 대상들이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홍차에 적신 마들렌’이 주인공으로 하여금 과거의 기억들을 환기시킨 것처럼, 김영진이 창조한 이미지들은 특정한 장소에서 마주친 사물을 통해 그의 기억에 내재된 것, 그리고 그 기억 속에서 거주하다가 변형되고 주조되어 마침내 사물-이미지를 탄생시킨 것이다. 즉 그것은 컵이면서 <섬>이고, 깨어진 유리조각들이면서 <은하계>이며, 붓질의 흔적이면서 <파도>의 이미지로서, 작가가 경험한 물질들 속에 투영된 감각적 기억의 잔상들이다. 그처럼 기억이 물질 속으로 물질이 기억 속으로 잠기는 깊이 모를 침묵의 공간이 바로 김영진의 사물-이미지가 등장하는 시적 공간일 것이다.

만 레이가 1920년대 고안한 포토그램은 인화지 위에 새기는 빛의 시학이다.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고 감광지 위에 직접 피사체를 올려놓고 인화하는 방식의 이 기법은 대상의 물질적 성질을 해체시키고 물체의 질감과 명암을 조화롭게 드로잉 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추상화를 선보인다. 이처럼 회화성을 극대화하는 포토그램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한 김영진의 작업은 크게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뉘어 전시되는데,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집중했던 <섬>시리즈와 2019년부터 심혈을 기울여 창작해온 작업인 <은하수: 그늘 속 파편들은 먼지가 되어> 그리고 <파도>라는 제목의 연작들이다. <섬> 연작에서 작가는 아이슬란드에서 체류했을 때의 불안, 허무함 그리고 모순적이지만 편안함이 공존했던 투명한 감정의 흔적들을 인화한다. 흑백의 포토그램으로 작업한 <섬>은 실물보다 좀 더 커 보이는 투명한 다이아몬드 패턴의 유리컵을 모델로 한 것 등 다양한 유리컵을 사용한 작업들이다. 김영진의 <섬>은 마그리뜨의 <성(城)>처럼 중력과 상관없이 허공에 떠있고, 비어져있지만 채우길 거부하는 몸짓이며, 때로 그 <섬>은 “차가운 달빛, 끝을 알 수 없는 안개 속 걷기, 긴긴 고요한 침묵의 시간, 아이슬란드의 차가운 추위, 들리지 않는 목소리, 멈추어 버린 시간”이 되어 익숙한 사물의 옷을 벗어버린다. 한편, 컵의 내부를 들여다보면서 빛의 위치와 조도로 형상화한 <빈 공간>은 우주 공간처럼 보이기도 하고 혹은 만다라 이미지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올해 들어와 첫 선을 보이는 <은하수: 그늘 속 파편들은 먼지가 되어> 연작들은 작가가 어두운 길가에서 발견한 유리파편들을 가지고 한 포토그램 작업이다. 흥미롭게도 이 작고 보잘 것 없는 유리 조각들에서 김영진은 은하수 이미지를 그려냈다. 그 반짝이는 파편들을 발견한 어두운 장소에서 작가는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파도>에서의 한 구절을 떠올린다. ‘빛이 닿는 것은 그 어느 것이나 강렬한 삶을 부여 받았다’는 문장으로부터 작은 위로를 받으며 캄캄한 암실에서 작가는 유리파편들을 인화지 위에 뿌리고 빛을 쏘았을 것이다. 마치 그 자신에게로 혹은 유리파편처럼 작게 부서져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못하는 모든 존재들에게 빛을 부여하는 것처럼. 1920년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가 펼쳤던 신시각론의 사진이론이 대두한 이래, 에드워드 웨스턴의 말처럼 “사진은 눈 뜬 장님들에게 이 세상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시각을 열어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웨스턴이 기름칠을 하고 찍었던 피망은 어떤 누드 사진보다도 에로틱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세상은 사진 예술가들에 의해 그야말로 새롭게 이미지화되기 시작한다. 김영진의 작업들은 카메라 렌즈의 클로즈업을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포토그램만이 할 수 있는 빛의 드로잉을 통해 유리 조각들은 은하수-이미지로 전용된다.

김영진의 작업 중에서 회화의 제작방식을 취한 작품 <파도>연작들은 실제 암실 속에서 작가가 유리판에 물감으로 드로잉 한 것들이다. <고요한 반복>, <검은 바다>, <파도>, <호흡>, <지우다>는 모두 바다와 파도의 이미지를 문학적 시어들로 변주한 작업들이다. 예컨대 작가는 울프의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호흡>의 이미지를 창조한다. 마치 “무의식적으로 호흡을 계속하고 있는 잠든 사람”으로서의 바다는 울프의 글에서 빠져나와 김영진의 포토그램에서 사물-이미지로 시각화된 것처럼 보인다. 작가는 한편 작업하는 행위 자체를 포토그램화 하는데, 그 예로 <지우다>라는 작업을 보면, 암실 속에서 유리판에 물감으로 물결을 그리고, 물결 이미지들이 사라지는 과정을 빛으로 남긴 후, 처음의 이미지들이 사라진 후 다시 드로잉을 반복하는 흔적이 작업의 결과물이 된다. 이처럼 작가가 행하는 행위 자체도 당시 작가의 감정 상태를 반영하면서, 침묵의 공간 가운데 솟아오르는 사물-이미지와 함께 포토그램으로 승화된다. 이는 일종의 삶의 예술이기도 하다. 현대예술에서 작업하는 행위마저 아니 나아가 삶의 방식이나 태도 자체가 예술작업이라고 한다면, 김영진은 바로 그런 실존적 의미에서 삶의 예술을 행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침묵의 공간 속에서 사물-이미지는 사라지면서 감정의 흔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김영진의 삶의 호흡으로부터 발아한 것이라고 하겠다.






▲ 김영진, 빈 공간(black void)
110x110cm, Photogram, Pigment Print, 2016-17







▲ 김영진, 빈 공간(rosace)
110x110cm, Photogram, Pigment Print, 2016-17







▲ 김영진, 은하수:그늘 속 파편들은 먼지가 되어
106x133cm, Photogram, Pigment Print, 2020







▲ 김영진, 파편 속 이미지 III
16x16cm, Photogram, Pigment Print, 2020









● 침묵의 공간_disparition/apparition

김영진


나를 둘러싼 세상의 소음 속에서 침묵 가운데에 깊이 빠지는 것은 두려움을 가져옴과 동시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는 경험을 가져온다.
* disparition은 프랑스어로 사라짐, 소멸을 뜻하고, apparition은 나타남, 환영의 뜻을 가지고 있는 명사이다. 명확히 설명할 수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한 것들은 침묵 안에서 소멸되는 듯하지만 소생되어 사라지다 다시 나타나며 반복적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섬>, <은하수: 그늘 속 파편들은 먼지가 되어>, <파도> 작업들로 대변되듯이 세가지의 공간이 보인다.

<섬> 연작에서는 아이슬란드의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의 기억과 감정을. <은하수: 그늘 속 파편들은 먼지가 되어> 연작에서는 어둔 길가 속 사람들의 관심 밖에서 부서져 사라져 가던 작은 유리파편들의 반짝거림에 받았던 작은 위로를, <파도>연작에는 버지니아 울프의 글을 빌려 말하자면 무의식적으로 호흡을 계속하고 있는 잠든 사람처럼, 멈췄는가 싶으면 한숨지으며 다시 숨을 내쉬고 있는 파도, 물결의 이미지들을 닮은 드로잉 포토그램 작업들을 담았다.

<섬>
아이슬란드는 가장 북쪽의 섬나라이다. 코마상태의 아빠가 계시던 하얀 병실, 에어컨 바람만이 차갑게 나오던 조용한 그곳에서 아이슬란드의 작은 시골 바닷가 마을이 갑자기 떠오른 것은 이상하지도 않았다. 본격적으로 백야가 시작되기 전 4월 말 5월의 아이슬란드는 온통 회색빛으로 온종일 낮과 밤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다. 바다에는 얼음으로 된 섬이 떠 있었다. 마치 테이블에 누군가 오길 기다리는 유리컵이 엎어져 있듯이.

<은하수: 그늘 속 파편들은 먼지가 되어>
길가의 한 구석에서 유리 파편들은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지 모르지만 반짝거리는 가루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먼지와 뒤섞여 어느 것이 유리였는지 모래였는지 아니면 그저 다시 모래로 돌아가게 된 건지 하겠지만, 나는 어둔밤 길을 걷다 발견한 작은 반짝임들이 좋았다. 빗자루로 작은 파편들과 이미 가루가 되어버린 것들을 쓸어 모았다. 버지니아 울프의 <파도>에서 ‘빛이 닿는 것은 그 어느 것이나 강렬한 삶을 부여 받았다’는 구절이 마음속에 깊게 새겨 졌다. 캄캄한 암실 속에서 유리파편들을 인화지 위에 뿌리고 빛이 닿게 하였다. 몇가지의 용액을 거친 인화지 위에는 내가 길가에서 보았던 은하수가 나타났다.

<파도>
암실 속에서 유리판에 물감으로 물결들을 그렸다. 물거품과 같이 곧 사라지는 물결의 이미지들은 시간이 지나면 처음의 드로잉은 사라진다. 그 사라지는 과정을 빛을 통해 순차적으로 남겼다. 그리고 유리판의 드로잉은 다시 물로 싹 지우고 그 위에 새로운 드로잉을 반복하였다. 검푸른 물결이 넘실대고 흰 포말이 이는 바다는 침묵에 가득찬 어둠 속에서도 사라질듯 사라지지 않는 영속성을 보여준다. 그것이 나에게 깊은 고독과 위로를 준다. 






▲ 김영진, 검은바다
각 75x60cm, Drawing on Plate Glass, Photogram, Pigment Print, 2020







▲ 김영진, 호흡(물결치는 침묵) 1, 2, 3
각 75x60cm, Drawing on Plate Glass, Photogram, Pigment Print, 2020







▲ 김영진, 파도(Les vagues), 1, 2
각 84.85x68cm, Drawing on Plate Glass, Photogram, Pigment Print,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