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세은展 』

Park Seheun Solo Exhibition :: Painting

▲ 박세은, 자연, 33.3x24.2cm, Oil on Canvas, 2016

전시작가 ▶ 박세은(Park Seheun)
전시일정 ▶ 2016. 10. 20 ~ 2016. 10. 26
관람시간 ▶ Open 10:00 ~ Close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 망각된 로코코적 색채감을 위하여

★심웅택(충남대학교, 철학박사/미학)

박세은은 현대인의 경험과 자기 망상에 정교한 시적 표현을 선사하는 작가이다. 작금 우리의 과제는 순간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성격을 지니는 디지털 문화가 생산해내고 요구하는 새로운 재현양식의 역기능에 순화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에 새로운 예술가적 감수성 및 실천이 이 시대의 예술가들에게 부과된 인식론적, 심미적 임무이다. 또한 오늘날은 자본주의 사회의 저변 메카니즘이 역사와 예술을 왜곡하는 방식과 양상으로 되어 있다. 예술 속에서 진정한 행복과 삶에 대한 소망의 실현을 추구하는 인간의 충동은 꿈에서만 가능한 양 전치되고 압축된 형태로밖에 표현되지 못한다. 작가의 회화 공간은 이곳에서의 저항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박세은은 일회적이고 일시적이며 우연한 것, 즉 휘발성이 강한 속성을 오늘의 회화가 가지는 에센스로 인식하면서 이를 역류하는 듯이 깊은 서정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숭고 미학을 지향하고 있다.

▲ 박세은, 대둔산, 72.7x60.6cm, Oil on Canvas, 2016

▲ 박세은, 풀꽃, 33.3x24.2cm, Oil on Canvas, 2016

▲ 박세은, 사이판(마나가하섬), 162.2x130.3cm, Oil on Canvas, 2016

▲ 박세은, 계룡산, 162.2x130.3cm, Oil on Canvas, 2016

작품은 외부의 하늘이 사물이나 대지에 침투해 들어옴으로써 제 3의 공간을 형성하는 내적 무의식, 즉 꿈꾸는 집합체의 망각된 무의식이 외적으로 드러나는 물질적 흔적이며 질료 자체이다. 다시 말해 이는 내부와 외부, 과거와 현재, 꿈과 깨어남이 상호 침투하고 겹치는 경계 지대인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거대한 미궁 안에 존재하는 작은 미궁으로서의 이 경계는 서정이 현전하는 곳이며, 우리를 몽롱하게 스쳐 지나가는듯하게 만드는 장소이다. 또한 보는 이로 하여금 관객과 사물의 교환의 장소로서 사적으로 점유된 특별한 환각공간의 도취적 아늑함에 빠지게 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그림 <계룡산>은 무의지적으로 흩어져 있는 자연을 작가가 인위적으로 구성한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기다림이란 것이 있고, 그 기다림은 끊임없이 대상을 이어 보면서 인식의 순간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것은 화해의 순간이다.

▲ 박세은, 백록담, 116.8x80.3cm, Oil on Canvas, 2015

▲ 박세은, 웃음, 116.8x80.3cm, Oil on Canvas, 2015

▲ 박세은, 윗세오름, 53.0x45.5cm, Oil on Canvas, 2016

▲ 박세은, 한라산, 40.8x31.6cm, Oil on Canvas, 2016

서정은 근본적으로 보편성이나 화해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이다. 서정은 노래이고 노래는 화합이 됐을 때 나오는 것이지 분열이나 갈등이나 충돌이 일어날 때에는 노래는 안 이루어진다. 그리고 노래의 기원은 합창이며 말 그대로 함께 부르는 것이다. 그림<웃음>이 합창이다. 합창은 울림이고 거기에는 힘찬 메아리가 있다. 그러므로 서정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서 거리는 있지만 그것의 관조를 통해서든 시 형식을 통해서든 복원될 수 있는 신뢰가 있을 때 존재할 수 있는 예술 형식이다. 이제 작가는 20세기의 로고스적 미학이라는 악몽에서 깨어나 그 신화의 존재에 부단히 저항하여 해체하고 서정의 심연으로 재조직하는 것, 이것이 비록 미완으로 끝날지라도 묵묵한 삶의 전부로 만드는 작가의 목적이리라. 작품은 한 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던 환상의 경지, 바로 로코코적 색채감 그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