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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수경展
 전시기간 : 2017. 08. 17 ~ 2017. 08. 23
 참여작가 : 장수경(Chang Sookyung)
 오 프 닝   : 
 


『 장수경展 』

Chang Sookyung Solo Exhibition :: Fabric











▲ 장수경, 2017 아낙-12
Fabrics, 종이찰흙, Padding, Tassel, Beads
13x13x37cm, 2017









전시작가 장수경(Chang Sookyung)
전시일정 2017. 08. 17 ~ 2017. 08. 23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 천에 바느질 한 삶과 예술

허나영(미술비평)


삶과 예술, 이 간극은 한없이 먼 동시에,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좁기도 하다. 순수 예술은 근대적 산물이기에 삶과 관련한 것이 더 앞선다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서로 다른 분야의 접목이 어렵지 않은 이 시대에 삶과 예술의 간극은 전례 없이 가까워지고 있다. 삶에 예술을 덧입히기도 하고, 예술에 삶의 이야기를 끌어오기도 하면서 말이다. 장수경의 작품 역시 삶과 예술 사이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은 어떤 장르라 단정지어 말하기 힘들다.

장수경의 작품에는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이 꽃과 나비가 화면을 구성하면서도 둥근 바늘꽂이가 한 켠을 자리 잡고 있으며, 작은 꽃이 수놓인 골무와 같은 전통 자수용품들을 함께 사용하기도 하였다. 실제 사물인 오브제(objet)를 가져와 평면에 붙이는 콜라주(collage) 방식은 현대미술에서 이미 익숙한 방식이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오브제이고 평면인지 그 구분을 모호하게 하면서도, 오브제의 실 사용가치를 잃지 않는 방식은 말 그대로 쓰임과 아름다움이라는 두 가지 가치가 공존하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공존은 전통 문양을 담은 한복 천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 장수경, 2017 아낙-3
Fabrics, 종이찰흙, Padding, Tassel, Beads, 골동 장식품
33x33x33cm, 2017







▲ 장수경, 2017 아낙-4
Fabrics, 종이찰흙, Padding, Tassel, Beads, 골동 장식품
22x22x48cm, 2017







▲ 장수경, 2017 아낙-5
Fabrics, 종이찰흙, Padding, Tassel, Beads
22x22x37cm, 2017







▲ 장수경, 2017 아낙-11
Fabrics, 종이찰흙, Padding, Tassel, Beads
13x13x37cm, 2017




삶을 감내한 꽃 같은 아낙

장수경의 작품은 다양한 형식을 갖고 있다. 그 중 삶의 이야기를 비교적 직접적으로 녹여낸 작품은 인형작업인 아낙 시리즈이다. 한국적인 인형이 없다는 생각에 장수경은 종이찰흙과 한복 천을 사용하여 아낙 인형을 만들었다. 종이찰흙으로 얼굴과 손을 투박하게 빚어 만들고 화려한 문양과 장신구가 달린 옷으로 한껏 치장하고 있다.

장수경은 이러한 모습이 바로 한국의 여인들과 같다고 생각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여성이기에 모든 것을 감내해야했던 아낙, 이들의 얼굴과 손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으로 일그러져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인이기에 옷과 장식으로라도 화려하게 꾸미고자 하는 욕망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화려한 색감의 한복 천과 실제 골동품의 부품들로 만든 장신구로 아낙을 화려하게 꾸민다. 한국 여인인 아낙의 삶을 표현하기 위한 이러한 폭넓은 재료 사용은 다른 작품에서도 드러난다.






▲ 장수경, red garden-1
Fabrics, Padding, 30x153cm, 2017







▲ 장수경, red garden-4
Fabrics, Padding, Beads, 39x71cm, 2017







▲ 장수경, red garden-5
Fabrics, Padding, Beads, 46x92cm, 2017







▲ 장수경, red garden-7
Fabrics, Padding, Felt, Beads, 47x47cm, 2017







▲ 장수경, red garden-8
Fabrics, Padding, 단추, 바늘꽂이, 43x43cm, 2017




전통문양의 재 창안


입체적인 작품인 아낙 시리즈와 달리 평면을 기반으로 한 작업에서도, 장수경은 다양한 성질의 재료를 복합적으로 사용한다. 문양이 화려한 한복천 조각의 앞면과 뒷면을 함께 배치하고, 과거에 일상에서 사용하던 골무나 바늘꽂이 등의 전통자수용품을 화면의 구성요소로 사용한다. 그 외에도 골동품에서 떨어져 나온 금속이나 구슬 등의 요소들 역시 작품에 덧붙여진다. 다양한 요소들이지만, 작품 속에서 모두 잘 어우러져 이질감을 느낄 수 없다. 다다이스트들이 오브제를 모아 붙였을 때 생기는 이질적인 느낌과는 매우 다르다. 여러 요소들을 모아 붙인다는 개념은 현대적이지만, 이들을 결합하는 전통적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화면 위에 겹겹이 쌓여 시각적 층을 만드는 투명한 노방천과 그림자처럼 하늘거리는 꽃과 나비의 문양이 여러 조형면으로 분절된 면들을 아우른다.

투명한 노방천으로 오려 만든 꽃과 나비 형상들은 작가가 자신의 집 마당에서 직접 보고 스케치한 형태들이다. 하지만 한복 천에 본래 수놓아져있던 문양과 이질감이 없는데, 이는 작가가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이기도 하다. 삼국시대 기와 막새의 문양이나 전통적인 모란문, 목가구 장석의 형태 등, 한국의 오랜 역사동안 만들어졌던 문양들을 연구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안과 형태를 디자인하였다. 그렇기에 작가가 새롭게 만든 형상임에도 우리에게 익숙하며 한복 천의 색감이나 문양과도 어색함이 없다.

장수경은 자연스럽게 한국적인 것을 찾게 되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의 그리움이기도 하고 한국인으로 가지는 우리 것에 대한 애착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작가 자신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접근이었다. 천위에 형상을 얹고 투명한 천을 겹쳐 미묘한 색감을 만들면서 화면을 구성하는 모든 과정에서, 작가의 개인적인 삶에서 겪은 익숙하고 아름답다고 느낀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그렇기에 그의 작업은 한국 전통의 맥을 되살리려는 장인의 것이나 새로운 예술을 시도하려는 예술가의 것 가운데에 위치한다. 삶에 녹아있는 전통적 미감과 요소를 한 폭의 회화처럼 구현하는 것이다.


꽃 마당을 걷는 산책

정원 가꾸기를 즐기는 장수경의 꽃 마당은 작가와 닮아있다. 이로부터 얻은 많은 영감들이 작품에 그대로 투영 되어 장수경 만의 작품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온갖 풀과 꽃이 자연스럽게 피어, 벌과 나비와 함께 노는 꽃 마당처럼, 작품 속에서도 꽃과 나비가 천에서 자유롭게 노닐고 있다. 작가가 개인적으로 가까이 느끼는 이러한 요소들이 다양한 형태로 예술작품 속에 스며든 것이다. 그렇기에 장수경의 작품에서 삶과 예술은 하나가 된다.

작가가 현재 느끼고 보는 요소들이 작품의 씨실을 이룬다면, 날실은 현대적이고 예술적인 미감이다. 이러한 씨실과 날실의 직조처럼 장수경의 작품은 전통과 현재, 그리고 삶과 예술을 가로지르며 움직이기에 전통적인 아름다움과 동시에 현대적 미감을 느낄 수 있다. 꽃 마당을 한가로이 산책을 하는 것처럼 작품 속 수많은 층들 속에서 삶과 예술의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