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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xt Door Alice
 전시기간 : 2017. 08. 24 ~ 2017. 08. 30
 참여작가 : 박수경, 박정용, 이채은, 임수빈, 황나현
 오 프 닝   : 2017. 08. 24 AM 11:00
 


『 Next Door Alice 』

Group Exhibition :: Painting











▲ 이채은, 끝없이 두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 2017
Oil on Linen, 100x90cm









전시기획 허나영
전시작가 박수경, 박정용, 이채은, 임수빈, 황나현
∽ ∥ ∽
모리스갤러리 전시일정 2017. 08. 24 ~ 2017. 08. 30
초대일시 2017. 08. 24 AM 11:0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 ∥ ∽~
Art&Space312 전시일정 2017. 09. 04 ~ 2017. 09. 29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00
∽ ∥ ∽
Art&Space312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94 홍익대학교 홍문관 B2, RB211-5호
artspace312@naver.com
blog.naver.com/artspace312









●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 서서, 앨리스를 찾아보자.

허나영(미술비평)


현실과 가상, 이성과 상상의 문제는 고대에서부터 지금까지 인간이 가지는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폼페이 벽화 속 환영적 공간도 그랬고, 디지털 아티스트들이 만들어내는 가상공간도 그러하다. 특히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기술이 실현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현실과 가상의 경계는 더욱 모호하면서도 첨예하게 부딪힌다. 그렇기에 그 어느 때보다 현실과 가상에 대해 이야기가 필요하다.

그저 인간이 만들어낸 상상의 산물로만 가상을 보기에, 그 가상이 현실에 주는 영향은 너무나 크고 현실을 기반으로 한 가상의 공간 역시 무한대로 확장되고 있다. 증강현실 게임으로 현실에 가상의 사물과 이야기를 넣고, 온라인상에서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관람하는 것은 손 쉬운 일이 되었다. 하지만 미술의 역사가 그랬듯 단지 디지털 매체의 유무로만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이야기하는 것은 정신과 몸을 구분하는 일차원적인 구분법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현실과 가상을 손쉽게 넘나드는 우리에게 그 경계는 점점 더 불확실해지고, 그 불확실한 경계를 아날로그적인 예술 매체인 회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 박수경, 빛이 있는 동안, 2014
Acrylic on Canvas, 97x162cm







▲ 박수경, 샹들리에, 2014
Acrylic on Canvas, 112x162cm







▲ 박수경, 휴식1, 2016, Acrylic on Canvas, 181.8x227.3cm







▲ 박수경, 휴식2, 2016
Acrylic on Canvas, 116.7x91cm







▲ 박정용, 달려가다, 2017, Oil on Canvas, 227.3x181.8cm







▲ 박정용, 동행, 2017, Oil on Canvas, 162.2x130.3cm







▲ 박정용, 폴짝, 2017, Oil on Canvas, 72.7x53cm







▲ 박정용, 휴식, 2016, Oil on Canvas, 90.9x72.7cm




회화 속 현실과 가상의 경계

이 전시의 작품들은 일상에서 언뜻 마주하게 되는 가상, 혹은 가상에서 찾을 수 있는 현실을 2차원 평면의 회화에 담는다. 기실 회화는 그 자체로 현실과 가상이라는 두 가지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다. 먼저 회화 작품은 물리적으로 현실 세계에 속하는 사물이다. 올이 굵은 실로 짜인 캔버스, 그리고 그 위에 발려진 물감의 마티에르와 향,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실제로 만질 수 있고 볼 수 있는 다시 말해 우리가 실제로 지각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회화가 그린 화면은 실제 대상이 아니라 또 다른 세계이다. 실제 떡과 똑같이 재현한 그림이 있다 해도 그것은 ‘그림의 떡’이지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마찬가지로 마그리트(Rene Magritte)가 <이미지의 반역>(1929)에서 파이프 그림 밑에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Ceci n’est pas une pipe)”라 적은 것처럼 실제 세계와 그림 속 세계는 그 연결이 매우 느슨하다. 그렇지만 과연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인 것일까.

이에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Markus Gabriel)은 예술과 현실은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가브리엘은 현실세계를 지각한 경험을 바탕으로 허구적인 그림을 이해할 때에 인간이 자신의 세계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세계’는 각 개인별로 혹은 사회단위 별로 형성되는 ‘의미장(Fields of Sense)’으로 현실적으로 지각하고 경험하는 것을 바탕으로 하여 상상이 결합되면서 형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인생의 많은 측면이 실제로 허구적이거나 순전히 상징적’이라고 본다. 그러니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가 진실(truth)은 현실(reality)에서 독립되어 있다고 했듯이, 현실이 참이라는 명제는 맞지 않는다. 그렇기에 작가 역시 의미장이라는 자신의 세계를 기반으로 하고, 실제로 지각되는 물질적 특성과 이미지를 결합하여 의미장을 회화 속에 구축하게 된다.






▲ 이채은, Dare the Unknown, 2017 Oil on Linen, 35x24cm







▲ 이채은, 그렇게 밤이 온다, 2017, Oil on Linen, 100x75cm




앨리스 찾기


그렇다면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드러난 회화작품들을 통해, 현실 속 앨리스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익숙한 앨리스의 이야기처럼 말이다. 루이스 캐럴(Lewis Carrol)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1865)는 현실에서 원더랜드로, 그리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액자형 구조를 가지고 있다. 본 전시는 바로 그 '액자'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의 작가들 역시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 서있는 인간으로서 작품을 표현하고 있다. 어떠한 관점으로 보는 지에 따라 이들의 작품은 현실일 수도 가상일 수도 있다. 그러한 접점을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 매체인 회화로 보여주고, 이를 통해 앨리스가 현실과 원더랜드를 오가듯 감상자에게 그 경계를 느낄 수 있게 하고자 한다. 그 누구도 보지 못한 시계를 든 흰 토끼를 보고 따라간 앨리스처럼 작가들은 자신의 세계 속 경험을 바탕으로 회화 속 원더랜드를 표현한다.

에드가 앨런 포(Edgar Allan Poe)의 소설을 모티브로 한 박수경은 추리소설 속에서 사건이 일어난 장소에 대하 묘사를 그림 속에 구현한다. 너무나 일상적인 듯 보이는 공간이지만 작은 무언가가 어긋난 현실을 보여준다. 이러한 박수경의 작품을 따라 현실 속의 틈에 빠지게 되면 곧 박정용이 그린 돌사람들이 있는 들판으로 들어선다. 이어서 임수빈이 만든 분홍 숲에서 분홍 말들과 휴식을 취하다가, 황나현의 분신과도 같은 얼룩말들의 티파티에 초대를 받는다. 이 작품들 속 소재와 공간은 각기 다르지만 모두 작가 스스로를 비유하는 상징적 존재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형상과 가상세계 따르다보면 앨리스처럼 원더랜드를 탐험하게 될 것이다. 그러다 문득 익숙한 이미지들이 화면을 가득채운 이채은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히치콕(Alfred Hitchcock) 영화 속 장면, 보쉬(Hieronymus Bosch)의 그림, 세월호의 잔상 등 수많은 이미지의 파편들이 트위스터 게임처럼 얽히고설켜 이루어진 가상 세계이다. 하지만 이 혼란스러운 세계에 곧 현실의 이미지가 에러처럼 들어온다. 무지개빛의 디지털 에러 이미지는 이제 가상세계의 탐험이 끝났음을,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 함을 알린다.

이와 같이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 있는 여러 작품을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비단 디지털 매체로만 인간의 상상이 현실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현실 속 경험이라는 흙에 상상이라는 물을 섞어 만든 작가들의 원더랜드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모두를 포괄하기 때문이다.






▲ 임수빈, 안전지대, 2017, Oil on Canvas, 90.9x72.7cm







▲ 임수빈, 안전지대, 2016, Oil on Canvas, 162.1x1121.cm







▲ 임수빈, 안전지대, 2016, Oil on Canvas, 324.2x112.1cm







▲ 임수빈, 약속의 장소, 2017
Oil on Canvas, 112.1x162.1cm







▲ 황나현, the king
Mixed Media on Hanji, 130x193cm







▲ 황나현, 어느 멋진날, 2016
Mixed Media on Canvas, 60.6x72.7cm







▲ 황나현, 어느 멋진날, 2016
Mixed Media on Canvas, 60.6x72.7cm







▲ 황나현, 어느 멋진날, 2016
Mixed Media on Canvas, 60.6x72.7cm




현실 속 앨리스 찾기


소설 앨리스의 마지막은 앨리스가 아닌, 언니의 독백과 생각으로 마무리 된다. 백일몽처럼 앨리스가 말한 원더랜드의 이야기는 마치 바이러스처럼 언니의 머릿속을 맴돈다. 그리고 과연 이 현실이 진짜인지 환상인지 혼란스러워한다. 이러한 현실과 환상의 경계의 순간을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겪는다. 무서운 꿈을 꾸고 잠에 서 깼을 때, 길을 걷다가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이 연출될 때, 친구의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듯한 느낌이 들 때, 내가 지금 있는 현실이 과연 진짜인가라는 의구심이 든다. 그러니 내가 보고 겪고 있는 이 상황이 현실이라는 것은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손으로 만질 수도 없고 그 물리적 질감을 지각할 수 없는 디지털 가상공간과 달리 회화는 그 자체가 현실과 가상을 모두 갖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하기 바란다. 자신의 지각해왔던 세계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가가 만든 환상의 세계를 통해 자신만의 환상 세계를 만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주위의 현실에 눈을 돌려 자신이 만난 앨리스와 원더랜드를 찾아보자. 어쩌면 지금도 바로 옆에 있을지 모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