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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ol Fiction - 이유정展
 전시기간 : 2009-08-01 ▶ 2009-08-15
 참여작가 : 이유정(Lee You-Jung)
 오 프 닝   : 2009-08-01 PM 5시
  e-리프렛 다운로드/보기 
 


『 Cool Fiction - 이유정展 』

Lee Youjung Solo Exhibition :: Painting











▲ 이유정, Impress
Oil on Canvas, 65.1x50.0cm, 2009









전시작가 이유정(Lee Youjung)
전시일정
2009. 08. 01 ~ 2009. 08. 15
초대일시
2009. 08. 01 PM 5:0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21: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 고유한 미적 컨텍스트를 향한 고민과 고찰
- 작가 이유정 근작에 대한 소론

홍경한(미술평론가,
월간 퍼블릭아트 편집장)


1. 작가 이유정이 주로 다루는 소재는 대단히 일상적인 것들이다. 그 대상은 대체적으로 병, 유리컵 등이다. 그는 화면 가득 물체의 전체적인 외형을, 또 가끔은 일정 부분을 디테일하게 클로즈업함으로써 어떠한 도구가, 혹은 시각이 닿지 않았던 부분들을 발견해 그려낸다. 우리들이 무심코 지나쳐버린 사소한 것들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들의 현실성을 통해 자신의 심상을 나타내고자 하는 작가는, 표현으로서의 한계점을 재구성하여 작품에서의 주제를 밀도 있게 되살리며 일체의 일루전(illusion)을 배격한 채 피사체 내부에 감춰져 있던 컬러와 이미지들을 끄집어낸다. 그런 이유로 이유정의 작품들은 극사실주의와 맞물려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작업들 역시 정교하게 대상을 묘사하는 방식으로 현실을 대입하고 당대의 시대성이 투영된 산업사회의 산물들을 그렸던 미국식 사실주의와 동일한 선상에 놓인다. 물질적으로 풍족하고 실용주의와 도구주의가 만연했던 60년대 미국 극사실주의자들은 보편적으로 자신들의 생각과 해석, 관점에서가 아니라 우리 앞에 펼쳐져 있고 우리 옆에 존립하고 있는 작품 자체의 현실성을 통해 사회에 대해 그 무엇을 말하려 했다. 그들은 주관을 극도로 배제하곤 중립적 입장에서 사진처럼 극명한 화면을 구성했으며, 아무 뜻 없이 사물이나 장소 등 그야말로 ‘흔한 것’들을 화면에 등장시켰다. 단지 사실적인 묘사에 머무는 리얼리즘과는 달리 극단성을 지녔던 이것은, 우리 가까이 있는 광경들을 순간적으로 지연내지는 정지시켜 강조, 표현하려 했던 미술이라고 할 수 있었다.

특히 그들은 물질문명의 단면을 있는 그대로 아무런 감정 없이 화면에 옮겼으며 사진의 범주에 있던 것을 회화로 이입해 보이는 그대로의 세계를 이의 없도록 이미지화 했다. 물론 그 이미지들은 (앞서도 언급했듯)대부분 모더즘 특유의 엘리트주의를 버리고 대중문화를 삶의 중요한 요소로 받아들인 소비지향적인 아이콘이나 평범한 일상을 무대로 하는 다양한 매체들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배경으로 하는 극사실주의의 특성은 이유정의 작품들에서도 균일하게 나타난다. 소재적인 측면, 표현방식 등에서 동일한 양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 이유정, Impress
Oil on canvas, 162.2x97.0cm, 2009







▲ 이유정, Punch
Oil on Canvas, 57.5x50cm, 2009







▲ 이유정, Impress
Oil on Canvas, 40.0x40.0cm, 2009




2. 하지만 이유정의 그림들은 서구의 극사실주의와는 다소 다른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작가는 특정한 소재를 통해 화자, 그리고 관자 간 감정을 얹고 그것을 공유하려고 하며 손으로 그린다는 전통적 예술행위에 주안점을 둠으로써 단지 사물을 정밀히 그리는 것 자체가 목적이 있지 않음을 밝히고 있다. 논리적으로 이는 ‘건조한’ 기존 극사실주의와는 확실히 다른 점이랄 수 있다.

실제로 작가는 작가노트에 “정물속의 화려한 색채의 이미지가 주는 시각적 즐거움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사물에 대한 새로운 감정을 공유하고 싶다. 나의 그림에는 사실주의적 경향과 추상성이 공존한다. 투명한 유리 속의 형상을 구체적으로 관찰하면서도, 유리를 통해 비춰지는 이미지를 굴절시켜 그 속에 감추어진 본질적 추상성을 드러낸다. 이런 물질들은 화면상에서는 하나의 색깔이며 오브제일 뿐이다.”라는 문장으로 자신의 그림에 대해 일반적 극사실주의와 선을 긋고 있다.

따라서 그의 그림들은 실제의 반영이나 극도의 재현에 머문 다기보단 작가 자신의 정신세계를 전달하기 위한 매개로 그림 그리는 기술(Technique)을 활용하고 있다는 게 맞다. 사실 작가는 일반적 인지로써 극사실주의에 가깝지만 사진이 지닌 기록의 우월성이나 재현성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그는 회화만이 가진 손맛과 작가적 시각의 투영, 감정이 실리길 바라며, 동시에 우리의 눈앞에 드러내 보여줄 수 있는 어떤 것을 포함해 가시적인 이미지의 저편을 명징하게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 이유정, Impress
Oil on Canvas, 72.5x60.5cm, 2009







▲ 이유정, Impress
Oil on Canvas, 100.0x80.0cm, 2009







▲ 이유정, Impress
Oil on Canvas, 57.5x50.0cm, 2009




3. 그러나 비록 냉정하게 비춰질지라도 그의 작품들이 통상적 극사실주의 형식에서 완전히 자유롭거나 본인의 의지만큼 일반론에서 온전히 이탈해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극사실주의자임을 스스로 거부하곤 했던 이전 극사실주의자들처럼 그 또한 ‘극사실적’이라는 규정에 부담스러워하지만 아직까진 그 범주에서 부유하고 있다는 게 솔직한 평이다. 억제된, 비감동적이고 있는 그대로의 현상세계를 다루고 있다는 점, 하찮고 별 것 아닌 것조차 아무런 코멘트 없이(있다손 쳐도 잘 감지되지 않는) 그 세계를 현상 그대로 취급하는 관점이 적지 않게 녹아 있다는 점, 극히 일회적이고 일시적인 이미지에 시선을 돌려 그것들을 확대하거나 실물처럼 재생시켜 그것을 영속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 회화의 확장성을 언급하나 그것이 기존 ‘사실에 대한 허구’를 말하는 역설을 잇고 있다는 점에서 극사실주의에 머무르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현실적인 대상을 관찰, 외형적으로 똑같이 옮기는 것을 포함해 그 ‘사물자체와 직면’하는 감성까지 포괄하려함은 주지 가능한 일이고 그것이 차후 비전의 지렛대가 될 것이 명확하나, 작가만의 내레이션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작가의 바람을 투영한 또 다른 궤는 생성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축약하면 작금의 작업들은 엄밀히 말해 형식이 아닌 관념의 상태로 유보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본격적인 전개에 앞서 탐문하는 수순에 접해 있다는 것을 지정한다.

그럼에도 이유정의 작품들에서 커다란 변화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이유는 냉정한 직시를 바탕으로 한 미학적인 창조는 언제나 유효하고, 이유정은 현재의 작업에 머물기보다 회화적인 논리에 입각한 신선한 시각적 이미지에 조타를 맞추고 있음을 신호하는 여러 환경에 기인한다. 관념은 조만간 실천으로 안착될 것이고 탐문은 곧 진행과정을 밟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볼 때 너무 기계적이어서, 또는 구시대적인 획일주의에 빠져 작가의 개성 상실과 습속적인 입장을 가지는 게 아닌가 하는 평이한 우려를 희석시킬 수 있는 작가적 자각과 고민이 존재하고 있음은 다행이랄 수 있다.

이에 필자는 그가 작가노트에 ‘추상성’을 언급하고 있듯, 서사적인 스토리텔링이나 상상력이 가미된, 감성적인 여백과 공감을 불러올 수 있는 고유한 컨텍스트(context)가 올곧이 천착될 것이라는 믿음을 지우지 않는다. 머잖아 독창적 변별력이 넓은 스펙트럼 아래 일궈지리라는 희망도 거두지 않는다. 더불어 첫 번째 개인전인 이번 초대전은 그에게 미적 가치를 발현할 수 있는 전환점이자 계기로써, 방향을 일러주는 하나의 작은 나침반으로써 자리할 것이 자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