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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F 2012 -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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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은선展
 전시기간 : 2017. 11. 30 ~ 2017. 12. 06
 참여작가 : 노은선(Roh Eunsun)
 오 프 닝   : 
 


『 노은선展 』

Roh Eunsun Solo Exhibition :: Painting











▲ 노은선, 그때 내가 거기 있었다
Oil on Canvas, 72.7x90.9cm, 1991









전시작가  노은선(Roh Eunsun)
전시일정  2017. 11. 30 ~ 2017. 12. 06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 꽃에 담은 삶의 이야기

허나영(미술비평)


인생은 길로 비유되곤 한다. 그래서 한걸음씩 걷는 발걸음이나 오랫동안 뛰어야하는 마라톤으로 삶은 해석된다. 때로는 걷고 뛰면서 주변을 돌아보기도 하고 누군가를 앞서 보내기도 지나쳐 가기도 하는 모양새가 우리네 인생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노은선은 이러한 우리의 삶을 그림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그저 길 위에 있는 모습이 아닌, 작가가 생각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 노은선, 그 자리에서 행복한 나무
목판에 아크릴, 19.5x27.5cm, 2017





 

▲ 노은선, 기쁨 1
목판에 아크릴, 19.5x27.5cm, 2017





 

▲ 노은선, 무제 1
Oil on Canvas, 45.5x53cm, 2017





 

▲ 노은선, 무제 2
Oil on Canvas, 45.5x53cm, 2017





 

▲ 노은선, 무제 3
Oil on Canvas, 53x45.5cm, 2017




나와 가족, 그리고 정원에 핀 꽃과 집, 이 모든 것은 나를 구성하는 요소이면서도 내가 만들어가는 삶의 요소들이다. 그들이 아름답기에 나 역시 아름다울 수 있고, 내 스스로를 다독여야 주변의 삶이 빛날 수 있다. 그렇기에 노은선은 실제로 여러 종류의 꽃으로 집을 장식한다. 집을 둘러싼 정원에 형형색색의 꽃씨를 뿌리고 잘 자랄 수 있도록 돌본다. 봄에 꽃씨를 구해 적당한 자리에 뿌리고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물을 주고 잡초를 뽑으며 꽃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 작가는 자신을 꽃 농부라 부를 만큼, 꽃을 키우는 일은 농사를 짓는 것에 비견할 고된 일이다. 하지만 노은선은 꽃 농사를 힘들게 생각하지 않는다. 꽃에 어울리는 적당한 자리를 주고 꽃이 자랄 수 있도록 도울 뿐이라 여긴다. 꽃은 저마다 다른 생명력을 가지고, 같은 계절이라도 매해 다른 빛과 물, 온도에 맞춰 다른 모습으로 피어나기 때문이다. 심은 지 첫 해에 꽃을 못 피운 목단은 실망한 작가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그 다음해에는 열한송이의 커다란 꽃망울을 틔웠다. 힘들게 구한 구절초는 막기 힘들만큼 잘 자랐다. 아치문을 장식하고자 심은 흰 장미와 붉은 장미는 해마다 서로 다른 속도로 자라 매해 새로운 기쁨을 선사했다. 이렇듯 꽃은 그저 사람이 원하는 모습으로만 자라지 않았다. 그것을 옆에서 보고 느낀 노은선은 꽃들 속에서 생명의 힘을 발견한다.

작가가 발견한 생명의 힘이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인생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두 사람이 만나 아담과 이브처럼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아이와 부모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즐거움을 나눈다. 때로는 속상한 마음에 구름이 밀려드는 밤하늘을 의지하는 여린 소녀와 같은 마음을 가지지만 그 속의 달처럼 삶에 대한 희망을 가져보기도 한다. 이러한 꽃의 생명과 삶의 방향을 작가는 같은 원리로 이해했다. 그것은 작가 개인이 가진 신앙의 힘이기도 하다. 그리고 삶에 대해 자신이 느끼는 바를 작품을 보는 이 역시 함께 느끼길 소망한다. 그래서 작품 속 인물들은 대부분 얼굴이 없거나 뒷모습으로 나타난다. 구체적인 인물의 모습이나 표정이 들어나지 않도록 해서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자신을 대입하고 감정을 상상하길 희망하기 때문이다.

독일 풍경화가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Caspar David Friedrich)가 거대한 자연 속에 서있는 방랑자의 뒷모습을 통해 관객을 화면으로 이끌었듯이, 노은선 역시 관객들이 스스로를 작품 속 인물에 투영해보길 희망한다. 그래서 작품 속 인물, 특히 소녀는 작가 자신인 동시에 관객인 것이다. 이를 통해 작가가 가진 소박하지만 삶에 대해 가진 자신의 감정과 이야기를 작품을 통해 소통하고자 한다. 그리고 자신이 꽃을 소중히 키우며 생명의 가치를 느꼈듯 화면을 가득 채운 꽃잎 하나하나에 담긴 생명력을 관객이 알 수 있기를 바란다.




 

▲ 노은선, 무제 4
Acrylic on Canvas, 45.5x53cm, 2017





 

▲ 노은선, 성숙을 위하여
목판에 아크릴, 30x19.5cm, 2017





 

▲ 노은선, 아빠
Oil on Canvas, 33.4x24.2cm, 1991





 

▲ 노은선, 자매
Oil on Canvas, 31.8x40.9cm, 1996




삶은 달콤한 초콜릿과 쓴 초콜릿이 담긴 상자와 같다는 영화 속 대사처럼 좋은 시간도 있지만 힘든 시간도 있다. 하지만 매시간 작가는 초월적 존재가 자신과 함께 있음에 감사한다. 그리고 이 존재를 꽃의 생몰에서도 찾는다. 추운 겨울을 혹독하게 나면서도 따듯한 봄이 오고 여름이 오면 기다렸다는 듯 꽃망울을 터뜨리는 붉은 장미의 모습에서도 초월적인 힘이 있음을 작가는 믿는다. 그리고 그러한 믿음을 그림 속에서 꽃으로 표현한다. 스스로 자라는 자연 속 꽃이 가지는 아름다움이 인간의 손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음을 절감하면서 말이다. 전시장을 가득 채운 꽃의 모습에서 무엇을 느낄 지는 관객의 몫이다. 아직 작가는 자신이 겪은 삶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다 못 풀어내었다. 삶에 대해 작가가 가지는 고민을 깊은 성찰 후에 더 깊이 있는 화폭으로 나타낼 필요가 있다. 다만 꽃잎 하나하나에 담긴 노은선의 애정을 느껴보고, 꽃이 자연의 힘에 기대어 스스로 움트듯 우리가 걸어가는 삶의 길과 그 속의 이야기를 생각해보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