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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ing In-between - 이선화展
 전시기간 : 2017. 12. 07 ~ 2017. 12. 13
 참여작가 : 이선화(Lee Sunhwa 李善和)
 오 프 닝   : 
 


『 Being In-between - 이선화展 』

Lee Sunhwa Solo Exhibition :: Painting











▲ 이선화, memory of
162.2x97cm, Oil on Canvas, 2016





전시작가  이선화(Lee Sunhwa 李善和)
전시일정  2017. 12. 07 ~ 2017. 12. 13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 리좀(Rhizome)의 시선에서 본 도시, ‘사이-존재(Being In-between)’들의 숲

유현주(미술평론가)


리좀은 시작하지도 않고 끝나지도 않는다. 리좀은 언제나 중간에 있으며 사물들 사이에 있고 사이-존재이고 간주곡이다. - 들뢰즈, <천개의 고원> 중에서




 

▲ 이선화, Becoming
130.3x89.5cm, Acrylic on Canvas, 2017





 

▲ 이선화, Rhythm
61x61cm, Acrylic on canvas, 2017





 

▲ 이선화, Rhythm
61x61cm, Acrylic on Canvas, 2017





 

▲ 이선화, Becoming
72.7x50cm, Acrylic on Canvas, 2017





 

▲ 이선화, Becoming
72.7x50cm, Acrylic on canvas, 2017




큐빅의 숲 ‘도시’, 수목적 사유에서


이선화의 작업 <사이-존재>는 현대도시를 자본의 욕망에 갇힌 사각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이를 해방시키기 위한 리좀(Rhizome)적 사유를 표현한 철학적 그림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도시를 마치 텅 빈 공간에 선을 긋듯 수학적 좌표로 구획하고 동질적인 사각의 기하학적 구축물들의 풍경으로 만들었다. 작가는 그 반복적인 사물의 풍경 속에서 철학자 들뢰즈가 바라본 자본주의 사회의 수목적 사유의 공간을 의식한다. 작가는 도시의 무의식 깊숙이 자리한 수많은 수목들의 체계를 직시하는데 아마도 그 체계로부터 음습하고 불안한 기운을 짙게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나무와 같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수목의 사유모델은 세계의 원인을 설명하는 어떤 종교적, 철학적 도식들을 세우고 그 도식을 근거로 현재 사회의 기호체계와 거기에서 파생되는 정치, 권력, 학문, 예술 등 모든 물질적 정신적 세계의 체계를 세운다. 교육을 통해서든 사회화된 관습에 의해서든 혹은 무의식 안에 깊이 세뇌되어서, 우리는 좀처럼 그러한 수직적 체계 바깥으로 나오지 못한다. 오직 주어진 공간-자본주의 사회-안에서 맡은 역할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다. 상품소비를 신비화하는 화려한 광고를 이제는 물을 마시는 것처럼 당연히 여기게 된 사회에서, 소유에 대한 환상과 욕망을 자극하는 대타자 자본은 이 도시에 심겨진 수목체계 중 가장 크고 뿌리가 깊다. 아마도 화려한 도심의 불빛 한가운데서 작가가 느꼈을 불안함은 단순히 마천루와 사각의 빌딩숲에서 느껴지는 위압적인 정서라기보다 바로 이와 같은 자각에서 오는 비애감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들뢰즈가 언급한 나무형태의 문화, 수직적인 관계의 사유에서 비롯된 정신적인 공허와 소외감과 같은 파토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각성이 작가로 하여금 나무의 수직성이 아닌 다른 방식의 사유를 찾도록 한 것인지도 모른다.




 

▲ 이선화, Variations
90.9x60.6cm, Acrylic on Canvas, 2017





 

▲ 이선화, Variations
90.9x60.6cm, Acrylic on Canvas, 2017





 

▲ 이선화, Variations
90.9x60.6cm, Acrylic on Canvas, 2017





 

▲ 이선화, Variations
116.8x80.3cm, Acrylic on Canvas, 2017




리좀의 사유로, 다양체 혹은 ‘사이-존재’들의 숲으로


리좀은 나무와는 다른 방식의 사유, 즉 줄기가 뿌리와 비슷하게 땅속으로 뻗어 나가는 땅속줄기 식물을 가리키는 식물학에서 온 개념이다. 리좀은 수평으로 자라나는 덩굴들, 다시 새로운 줄기를 뻗으며 새로운 식물로 자라나는, 중심도 없고 뿌리도 없는 이동하는 식물이다. 작가에게는 바로 이 리좀의 사유가 수직적 사유의 모델을 벗어나게 하는 심리적 해방의 기제가 된다. 고정된 중심이나 주체란 없다. 모든 것이 뻗어나가면서 새로운 존재로 생성되어 간다. 작가는 반(反)계보적이고 유연한 복수의 다양체를 낳는 리좀의 사유를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 즉 이 도시에 입히고 싶어한다. 그녀는 큐빅의 집합체와도 같은 도시의 상투적 이미지를 지우기라도 하듯, 그 위에 ‘새로운 변이와 팽창과 정복과 포획과 꺽꽂이’와 같은 리좀의 자유분방한 뻗어나감을 형상화한다.

작가의 붓질로, 리좀적으로 생성되기 시작한 도시는 다이나믹한 율동이 생긴 것처럼 속도감 있는 리듬이 생기고, 어떤 존재든 점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선의 자유로움이 증가한다. 선은 들뢰즈의 말대로 어디로든 벗어날 수 있는 도주선이 되기도 하고, 늘 고정되지 않고 새로운 접속을 시도하는 ‘기관 없는 몸체’가 될 준비를 할 수 있다. 그것은 마치 패치워크의 놀이와 같다. 서로 다른 패턴이나 모양들의 옷감들을 짜깁기하는 놀이는 무엇이 그려질지 모르는 창조적 유희가 된다. 어떤 모양의 옷이 될지 모르지만 그 조각보들은 조립되어 하나의 아름다운 옷을 만드는 것처럼, 리좀의 운동 혹은 패치워크의 놀이는 도시 내부에 숨은 다양성 혹은 다양체들을 생성한다. 이선화의 작업에서 ‘사이-존재’는 바로 그러한 다양체들이다. 존재로 확정되지 않은 존재들, 그러나 존재화 될 가능성을 가진 그 다양체들은 우리 안에 언제나 잠재되어 있으며, 실현될 가능성의 싹으로 존재한다. 작가가 캔버스에 실크스크린으로 작업한 패치워크의 작업으로서, 연두색과 보라색, 갈색과 노랑색 그리고 또 다른 n개의 색조각보들이 연결하여 창조하는 것은 ‘사이-존재’들이며, 다름 아닌 우리 자신들이다. 미래를 향해 부단히 생성되어 가는 창조적 존재, 그것이 바로 ‘사이-존재’인 것이다.

이선화의 작업은 뿌리라는 중심의 사유를 거부하고 ‘사이-존재’의 삶을 꿈꾸라고 말한다. 그것이야말로 수목적 사유에 길들여진 자본주의적 삶의 노예가 되길 거부하는 길일 거라고 말이다. 그녀의 작업에 넘치는 부드럽고도 강렬한 에너지는 바로 그러한 메시지에서 나온다. 그러한 삶 대신 이선화가 꿈꾸는 것은 ‘사이-존재’들의 숲, 도시이다. 작가가 이번 전시에 즐겨 사용한 실크스크린처럼, 늘 새롭게 찍어내는 n개의 다양체로서의 숲. 형성되어가는 다양체로서의 ‘사이-존재들의 숲’으로서의 도시를 상상해보자. 지금보다는 훨씬 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공동체의 도시가 되길 바라는 메시지가 지금 우리의 가슴에 리좀의 싹을 틔우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