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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전시
  An Intimate Loo.
예정전시
지난전시 - 2019년
  조은빛展
  조형적 공명 II .
  비밀화秘密花 - .
  위대한 변태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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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동훈展
  박우진 10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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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태춘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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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우다 - 김영진.
  페르미온-열두 .
  Mother
  Na draw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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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sible, Invisi.
  HARMONY - Khug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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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eath 숨 : 틈 .
  There 그 너머 -.
  기억의 변주 & .
  기억의 변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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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재展
2018년
  VOGUE GIRL - 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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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eak 2018 MIRO
  마중 - 윤심연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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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속 풍경 - .
  bubbles(Memorie.
  life onto life .
  Visible, Invi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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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존의 서 imp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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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의 집 - 박수.
  숨 - 전가을展
  류숲展
  Na drawing
  김용경展
  금다혜展
  Various points .
  그녀를 위한 치.
  우리의 동그란 .
  무위無爲의 항아.
  헤세드 HESED - .
  Bouquet for Som.
2017년
  25th대전금속조.
  유경아展
  Being In-betwee.
  노은선展
  마음에 귀를 기.
  이만우展
  방진태展
  아티언스 대전 .
  우명애展
  공생적 자연 Sym.
  A Hairy Chair A.
  Next Door Alice
  장수경展
  김철겸展
  김대연展
  Na drawing
  영혼의 빛으로 .
  MICROCOSMOS - .
  정철展
  꽃이 필 때 - 백.
  FRACTAL - 문수.
  mom’s room 3 -.
  김두환展
  정은미展
2016년
  김기엽展
  정유림展
  여기가 아닌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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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agment 2 - 백.
  현대인의 일상&#.
  INTERACTION 2 -.
  자연의 소리 The.
  박세은展
  낯-설다 Unfamil.
  계룡산분청ㆍ念 .
  추秋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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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그리고 동.
  SPECTRUM - 유재.
  Various points .
  감사 - 강돈신展
  홍빛나展
  가국현展
  김순선展
  백점예展
  윤옥현展
  정유진展
  강호생展
  마음의 풍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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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경展
  우명애展
  감정의 형상 - .
  김일도展
  Teapot II
2015년
  그리지 않고는 .
  정원희展
  조명신展
  김서은展
  숲길을 거닐다
  Perspective of .
  정규돈展
  동그라미 - 송지.
  Printing Image.
  김대연展
  오늘의 드로잉#2.
  임대영展
  조경 Landscape .
  우리들의 초상 -.
  나의 정원 - 김.
  순환적 의미로의.
  유경아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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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한 공간 - .
  윤정훈展
  최기정展
  송인展
  임성호의 도판화.
  유희와 발견展
  박진우展
  믿고 싶은 땅 - .
  109展
  김병진展
  시간의 향기 II .
  바라보기 - 박홍.
  이홍원展
  장수경展
  지의류畵 - 김순.
  접시와 사발로 .
2014년
  최성호展
  정연우展
  분청에 계룡산을.
  김려향展
  백선영展
  우아한 세계 - .
  꽃비 내리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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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시연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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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 - 김수복.
  대전풍경 - 느낌.
  신지숙展
  우명애展
  LINE - The Begi.
  아날로지 Ana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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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팔레트 - 6인.
  김언광展
  작은그림 큰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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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진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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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weet, Swee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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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옥현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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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磁器展
  장창익 목판화展
  박정덕展
2013년
  이진수展
  유경자의 빈 그.
  조성미展
  Here we are - .
  Utopia - 임성희.
  노주용展
  코즈마 토시히로.
  함혜원展
  PENTAS+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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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을 품은 호랑.
  Temporal Record.
  달콤한 나의 도.
  Nature and Man .
  Nostalgia - 양.
  Where I am - 김.
  장창익展
  1984 - 예미展
  임성빈展
  이강욱展
  人ᆞ山-.
  연상록展
  나무나무 - 국지.
  나진기展
  김병진展
  최성재展
  송일섭展
  새앙쥐 스토리-.
  Color · Song .
  홍승연展
  Microcosmos - .
  Ceramic Cross -.
  김기택展
  Tangerine Dream.
  가국현展
  2013 자녀방에 .
  김영순展
  두번째 몽상 - .
2012년
  2013 Art Calend.
  느슨한 피부 - .
  철의 꽃 鐵花 - .
  secret garden -.
  Nature and Man .
  ‘영성(divinity.
  관계 - 이원용展
  끈, 그리고 사유.
  황나현展
  일년생 - 성민우.
  송채례展
  민정숙展
  소소한 풍경 - .
  시를 보다 - 이.
  KIAF 2012 - 노.
  KIAF 2012 - 김.
  KIAF 2012 - 김.
  김정미展
  우화하다
  양자역학 - 임현.
  옻칠 2인 2색展
  윤정훈展
  oriental still .
  2012 작은 것이 .
  사람들-그 이쁜 .
  당신은 나의 황.
  바람의 지문 - .
  양미혜展
  보문도르치展
  낭만고양이의 봄.
  송현숙展
  이재윤展
  그릇을 즐기다...
  현실의 확장 - .
  Stone-DreamR.
  허강展
  양순호展
  금상첨화 錦上添.
  정규돈展
  가국현의 작은행.
  안치인展
  자녀방에 걸어주.
2011년
  기 지하흐 Guy G.
  꽃, 너에게 묻다.
  희망을 사색하다.
  창형展
  노주용展
  내안의 풍경 - .
  남명래展
  양미혜의 토분 .
  사람긋기 - 노명.
  향기가 있는 공.
  The Odd Nature .
  KIAF 2011 - 김.
  Greed-Dream - .
  Decorate Image .
  임연창展
  송병집展
  농지화 農地畵 -.
  신민상展
  연경학인展
  최누리展
  임성빈展
  작은 것이 아름.
  이숙휘展
  김병진展
  연상록展
  shimmery-photog.
  김경원展
  홍승연展
  두번째 선악과 -.
  one fine day....
  자연과 사람 - .
  가국현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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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경자 "大田 .
  송계 박영대展
  인도 이야기-LOV.
  2011 자녀방에 .
  박수용展
2010년
  회상 - 전좌빈展
  꽃展
  인상기억방법 - .
  비행 飛行 FLY -.
  상상예찬 - 손민.
  알거나 혹은 모.
  Traveller - 송.
  시간의 향기 - .
  송인展
  천국의 풍경 - 2.
  매화중독梅花中.
  KIAF/10 김경화.
  이재호展
  김철겸展
  이용제展
  박진하展
  행운을 부르는 .
  홍상식展
  이종우展
  강석문展
  Teapot展 - 주전.
  수상한 녀석들 -.
  Europe Antique .
  노혜신展
  작은 것이 아름.
  그리다展
  2010 자녀방에 .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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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 문선.
  가국현展
  Homage & Cathar.
  5人의 인도기행 .
  Must Have ̵.
  나비 Le Papi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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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ol Fiction - .
  Art · Textile .
  말하지 않은 비.
  에덴으로의 회복.
  The EIDOS ̵.
  윤정훈 Relation
  김윤섭 들은 얘.
  Chocolate展
2008년
  자녀방에 걸어주.
  이수동작품전
  북바인딩 전시회
  작은그림 명화展
  H 컬렉션
 
 
 류춘오展
 전시기간 : 2019. 04. 25 ~ 2019. 05. 01
 참여작가 : 류춘오(Ryu Chunoh)
 오 프 닝   : 
 



『 류춘오展 』

Ryu Chunoh Solo Exhibition :: Painting











▲ 류춘오, 근원(Origin) 1901
37.7x45.5cm, Mixed Media on Canvas, 2019









전시작가  류춘오(Ryu Chunoh)
전시일정  2019. 04. 25 ~ 2019. 05. 01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5-2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 근원, 그 첫 순간의 떨림을 그리워하다

고충환(Kho, Chung-Hwan 미술평론)


일부 추상회화, 예컨대 그림 자체가 주제이고 형식 자체가 주제인 그림에서처럼 주제가 무의미한 경우가 있지만, 그런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 주제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함축하는 인문학적 배경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 류춘오, 근원(Origin) 1902-1
117.0x72.7cm, Mixed Media on Canvas, 2019







▲ 류춘오, 근원(Origin) 1902-2
117.0x72.7cm, Mixed Media on Canvas, 2019







▲ 류춘오, 근원(Origin) 1903
27.3x27.3cm, Mixed Media on Canvas, 2019







▲ 류춘오, 근원(Origin) 1904
27.3x27.3cm, Mixed Media on Canvas, 2019




류춘오의 회화주제는 근원이다. 개별그림의 제목도 근원이고, 주제도 근원이며, 시종일관 근원이다. 이쯤 되면 추상회화의 무제에서처럼 그저 형식적인 경우 아니면 관성적인 경우로 보아 넘길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근원은 작가의 작품세계를 견인하는 전제가 되고 있다. 여기서 근원은 대략 세 가지 정도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첫째, 작가의 오리지널리티를 추적하고 재구성하게 해주는 작가의 작품세계가 유래한 근원, 둘째, 페인터로서의 작가적 아이덴티티를 밝혀주는 회화의 근원, 마지막으로 페인터 이전에 존재로서의 근거가 되고 있는 존재의 근원을 동시에 의미하고 함축한다. 세개의 인격과 세개의 근원이 작가의 작가적 아이덴티티 속에 녹아들어 근원이라는 이름을 얻고, 작가의 작품세계를 열어 놓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이런 세가지 근원의 유기적인 관계를 캐는 것이 곧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고 밝히는 일이 될 것 같다.

작가의 작품세계가 유래한 근원(소재)은 자연으로 보인다. 여기서 자연은 다만 자연에 한정된다기보다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그 상호관계를 포괄하는 광의의 범주개념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그런데 정작 작가의 그림 어디에도 자연은 없다. 그러나 사실은 자연이 없는 것이 아니다.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자연, 감각적 실재로서의 자연, 재현적인 자연이 없을 뿐이다. 그렇다면 작가가 마주했을 자연은 어디에 있고 어떻게 있는가. 작가는 자연 자체를 그리지도 직접 그리지도 않는다. 자연에 대한 인상을 그리고 기억을 그린다. 자연과의 상호교감을 그리고 감정이입을 그린다. 그 긴밀했을 순간을 그리고 흔적을 그린다. 작가로부터 자연 쪽으로 건너간 것과 자연으로부터 작가에게로 건네진 것 간의 상호 긴밀한 관계를 그렸다. 무슨 말인가? 그 자체로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관계를 어떻게 그릴 수가 있는가? 그리고 여기서 관계란 뭘 의미하는가?

예술에 대한 정의가 분분하지만, 그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경우로 치자면 예술은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화하고 비감각적인 것을 감각의 층위로 끌어올리는 일(표현)이다. 자연과 마주했을 때 일어난 일 모두가 상호교감의 성분이 되고 감정이입의 질료(=어떤 실체(實體)의 바탕을 이루는 재료)가 되었을 것이다. 이를테면 자연과 마주했을 순간 불어온 바람, 꽃잎에 맞닿을 것 같은 숨결, 지저귀는 새 소리, 아롱거리는 햇살, 수면에 어른거리는 그림자,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내뱉어진 한숨, 몽롱한 기억과 되새기고 싶은 그리움 등이 그 경험의 총체이며 그 사건의 전체가 성분이 되고 질료가 되었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과 자연 자체, 물리적 자연과 자연성, 피직스와 나투라를 구분한다. 아마도 자연 자체, 자연성, 나투라, 그러므로 자연의 원동력, 자연의 원인, 자연의 근원이 성분이 되고 질료가 되었을 것이다.






▲ 류춘오, 근원(Origin) 1905
162.2x97.0cm, Mixed Media on Canvas, 2019







▲ 류춘오, 근원(Origin) 1906
162.2x97.0cm, Mixed Media on Canvas, 2019




이로써 그 관계의 실체며, 또한 그 관계를 어떻게 그림으로 옮겨 그릴 수 있는지의 대략이 밝혀졌지만, 그래도 미진한 부분은 남는다. 이를테면 자연의 원동력, 자연의 원인, 자연의 근원(기·원형·흐름·결)을 어떻게 가시화하는가? 비록 그 자체로는 정해진 형태도 꼴도 색깔도 질감도 따로 없는 것이지만, 그러나 암시할 수는 있다. 여기서 다시, 예술은 그러므로 암시의 기술이다. 그려진 걸 통해서 미쳐 그려지지도 않은 무엇인가를 떠올려주는 기술이다. 얼핏 무분별해 보이는 흔적과 자국(회화)을 통해서 분별한 무엇(근원)을 상기시키는 기술이다. 결국 감각이 가닿을 수 있는 최대치는 상기까지이다. 감각은 말하자면 관념을 상기시키고(플라톤), 관념에로의 길을 터준다(아리스토텔레스).

이처럼 작가의 그림에서 흔적과 자국은 자연의 관념을, 자연의 원형을, 자연의 근원을, 그리고 어쩌면 존재의 근원을 상기시키기 위한 도구이며 과정으로서 제시된다. 이를 위해 작가는 그리고 지우고 재차 덧그리기를 수도 없이 반복 수행한다. 그 과정에서 밑칠 혹은 먼저 그린 이미지가 설핏 드러나 보인다. 그리고 그렇게 밑칠과 덧칠이, 밑그림과 덧그림이 레이어를 이루면서 하나의 층위로 포개진다. 그리고 여기에 분방한 때론 머뭇거리는 붓질로 고착된 비정형의 얼룩(타시즘)과 우연을 가장한 흩뿌리기(드리핑)가 중첩된다. 때로 화면 위로 물감이 마구 흘러내리다 맺히는데, 마치 완료형을 거부하는 몸짓처럼 읽히고, 항상적으로 이행 중인 회화에 대한 표명처럼 읽히고, 마찬가지로 항상적으로 변화하는 자연의 표상처럼 읽힌다. 그리고 여기에 때로 마치 수묵화의 선염법에서처럼 안료가 부드럽게 퍼져나가는 효과를 꾀하기도 하고, 스텐실기법이나 프로타주 기법과 같은 일종의 변형된 판법을 도입해 회화적 질감효과를 꾀하기도 하고, 한지 콜라주를 통해 색면 구성을 확장하고 심화시킨다. 특이한 것은 때로 실에 물감을 묻혀 그리는 것으로 붓질을 대신하기도 하는데, 아마도 회화적 관성을 탈피하기 위한 시도로 볼 수가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연하고 무분별한 흔적과 자국으로 남은 작가의 그림이 자연의 근원을 상기시키는데, 여기서 자연의 근원은 회화의 근원과 만나진다. 여기서 근원은 기원과는 그 의미의 결이 다르다. 회화는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시작이 됐는가를 밝히는 것이 기원이라면, 회화의 근원은 회화의 바탕 곧 본질에 해당한다. 그리고 주지하다시피 회화의 본질은 모더니즘패러다임과 형식적 환원주의로 알려져 있다. 회화로 하여금 회화이게 해주는 계기로 치자면 어떤 의미내용이나 메시지보다는 순수한 형식요소와 형식논리가 결정적이다. 이를테면 점·선·면이나 색채의 양감·질감과 같은 형식요소와 그것들이 서로 충돌하거나 어우러지는 조형관계가 그림을 만든다는 논리다. 자연의 근원이며 존재의 근원과 같은 소재 혹은 주제의식을 전제하고 있음에도, 정작 작가의 그림은 추상으로 보이고 실제로도 그렇다. 앞서 예술은 암시의 기술이고 상기의 기술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어쩌면 작가의 그림은 자연의 근원(다르게는 자연의 생리)을 암시하고, 존재의 근원(혹은 존재의 생리)을 상기시키는 추상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작가의 그림은 암시와 상기를 매개로 추상과 자연, 추상과 존재의 경계를 넘나든다. 아마도 형상미술보다는 추상미술에 정서적 교감이 닿아있는 모더니즘 세대로서의 작가적 아이덴티티(혹은 세대감정)와도 무관하지가 않을 것이다.






▲ 류춘오, 근원(Origin) 1908
116.8x91.0cm, Mixed Media on Canvas, 2019







▲ 류춘오, 근원(Origin) 1909
72.7x72.7cm, Mixed Media on Canvas, 2019







▲ 류춘오, 근원(Origin) 1914
100.0x60.0cm, Mixed Media on Canvas, 2019




그렇게 작가의 그림은 시간 앞에 서게 만든다. 오랜 회벽이나 박락된 벽면을 보는 것 같은, 색 바랜 존재의 흔적을 마주하는 것 같은, 때로 수평선 너머 아득한 존재를 대면하는 것 같은, 그런 시간의 화신을 보는 것 같다. 흔적과 자국, 잔영과 잔상이 아득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흔적은 남겨진 존재다. 잔영은 남겨진 상이다. 지금은 부재하고 없는 존재를 잔상(실제로는 없는 상 혹은 겨우 상의 기미)으로나마 되살리고 싶은 기억의 고집이고 집요한 그리움이다. 흔적을 그린다는 것은 결국 시간의 살(아님 시간이 존재에 남긴 흔적)을 그린다는 것이고, 부재하는 존재에 대한 그리움을 그린다는 것이다. 다시, 작가의 주제는 근원이다. 근원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자기가 유래했을(존재의 근원), 그림이 시작됐을(회화의 근원), 자연과 교감했을(자연의 근원) 그 첫 순간의 떨림을 그림 그리는 내내 간직하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