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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展-제1전시장, 정은지展-제2전시장
 전시기간 : 2019. 06. 27 ~ 2019. 07. 03
 참여작가 : 정철(Jung Chul 鄭澈) 정은지(Jung Eunji)
 오 프 닝   : 
 



『 정철展 』

Jung Chul Solo Exhibition :: Painting











▲ 정철









전시작가  정철(Jung Chul 鄭澈)
전시일정  2019. 06. 27 ~ 2019. 07. 03
작가와의 만남  2019. 06. 27 AM 11:0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제1전시장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5-2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 불변의 믿음과 본질로서의 땅
- 작가 정철의 ‘믿고 싶은 땅’ 연작을 중심으로

홍경한(미술평론가)


둔탁한 듯 힘 있는 붓질은 세월의 파편을 훑는다. 비로소 화면 위로 부상한 기억의 그림자들은 예의 침묵과 침잠된 채 존재하던 시간에서 일어나 하나둘씩 배회한다. 작가는 이를 천천히 그러나 숨 가쁘게 거둬들이고, 소환된 모든 것들을 버무려 자신만의 조형으로 빚는다. 형상 없는 여백, 자유롭게 꿈틀거리는 선, 공간과 시간의 영원한 공생은 그렇게 애써 설명도 이해도 필요 없이 본질의 세계를 향해 줄달음친다.






▲ 정철







▲ 정철







▲ 정철




1. 작가 정철의 <믿고 싶은 땅> 연작은 ‘땅에 대한 믿음’이 발로다. 믿음은 본질·근원·기초·시원이자 구하고 바라기의 다른 말이며, 변함없는 은혜로움과 변치 않을 믿음이 미적 개간의 원형이다. 또한 생명의 유지와 상처, 고독, 연정, 그리움 등으로 은유된 것들이 <믿고 싶은 땅>을 일구게 하는 동기이다.

정철은 이를 토대로 순수하고 균형 잡힌 상태를 유지한 채 자연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생명력 꿈틀거리는 본연의 자연과 인간 삶의 상관성에 개인의 서사를 군더더기 없는 조형요소로 심어놓으면서 땅의 순수함에 대한 믿음, 깊이에의 다름을 밀도 있게 보여준다.

목마른 그리움이 목 타는 그리움이 될 때를 회상하며 그린 <무덤 앞에서> 연작1)과 함께 그의 <산> 시리즈와 <믿고 싶은 땅> 시리즈2)는 작가의 눈과 마음으로 거둬들인 에세이지만, 그 내면엔 생과 사에 관한 사생이 녹아 있으며 부재와 존재, 결핍과 충족을 담아낸 진실한 자전적 위치를 지닌다. 나아가 20여 년 동안 줄곧 그의 마음과 정신을 사로잡아온 표출의 거푸집으로서도 손색이 없다.

이 가운데 <믿고 싶은 땅>은 “자연의 본질이며 어머니이다. 그것은 너무도 크고 깊어서 무엇으로도 감출 수 없으며 문자나 언어적으로도 감히 표현치 못할 고독한 상처이다.”(작가노트 중) 그 원류는 부모라는 존재와 그로인한 다양한 사적 레이어가 놓여 있으나 그렇다고 공유 불가능을 지정하진 않는다. 오히려 그 레이어는 작가 심리의 유동성을 재해석하며 타자의 사유를 소환할 수 있는 단초가 된다. 그것은 일종의 재연이다.

재연은 미학 또는 철학적 개념에서의 재연과는 다르다. 정철에게 있어 재연이란 현실을 토대로 전혀 새로운 것을 토해내는 개념에 가깝다. 즉, 재연은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매개이면서 동시에 비현실의 세계가 드리워지는 무대이자, 가시적 환기를 뛰어 넘는 공감각적인 상황을 촉발하는 축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달리 보아 ‘은폐된 기억의 시간’이며 불변의 믿음과 본질로서의 땅이고, 실재와 비실재 간 거리감 혹은 분절의 골을 나타내는 기호이다.

물론 정철에게 땅은 조야함과 비옥한 신비성을 근간으로 작가 자신의 삶의 의미가 강조된 자연관의 표상이며, 조형의 근원이면서, 예술가로서는 초시간적 몰입의 장이다. 허나 그 속에 녹아 있는 방점은 인식과 지각, 구축과 해체, 환기와 소환과 같은 깊고 넓은 사유와 철학의 세계가 시각적 명료함이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 이상을 대리한다는 데 있다. 특히 최근작에서 읽을 수 있듯 그의 <믿고 싶은 땅> 연작은 관조를 벗어나 지금 너머까지 포괄한다.3) 이는 인위적이지 않은 표상체계 아래 부표처럼 드러나 정철 특유의 화체와 화제사이에서 현실의 공간과 그림 속 공간을 이어놓는다. 스스로의 내러티브를 함축함에도 한편으론 순전히 관람자의 몫으로 남겨놓기에 각자 받아들인 해석의 끝에 덧대어지는 건 설명 없이도 능히 체감되는 감동이다.






▲ 정철







▲ 정철







▲ 정철




2. 그의 <믿고 싶은 땅>은 실존을 확인하도록 하는 기억의 환기와 소환이면서 한 번도 잊지 않고 살아온 정철 삶의 연장이다. 이 연장 말미에는 존재하는 것들과 사라지는 것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지워버린 채 목도되는 것과 내재된 것의 무게를 교환한 흔적들이 녹아 있다. 그건 시간의 품 안에서 광범한 연계(連繫)로 드러나는 존재의 본질과 생의 파편들, 전환이라는 방식으로 생성되어지는 조각된 사고의 유연한 연결과 유영을 나타내며, 이중에서도 존재에 대한 인식 없이는 달성될 수 없는 환기를 보여준다.

흥미롭게도 이 환기는 타자에게도 고스란히 전이된다. 전이의 종국은 서정미로 나타난다. 가필(加筆) 없는 선묘(線描), 간결한 형상과 무덤덤한 색채, 즉흥적이고 감성적인 자유로움이 물씬한 선의 흐름은 작가 특유의 감각을 느끼게 하는 근거이다. 그러나 서정미의 발현은 미묘한 대기의 뉘앙스, 촉촉함과 메마름을 오가는 땅의 표정, 보일 듯 말 듯 한 형과 여백미에서 더욱 세차게 개간된다.

물론 그 개간된 땅 속엔 그리움과 애절함, 고독과 환희, 절망과 기쁨, 숭고함과 경쾌함, 무거움과 가벼움, 속박과 해방, 침묵과 외침 등이 씨앗처럼 자리하고, 이 역시 진중한 듯 묵직한 감동의 조건이자 서정의 요소로 작동한다.

순연하게도 이 요소들은 천천히, 그러면서 질서 있게 조형의 원리를 구축하면서 정철만의 언어가 된다. 같은 단색이라 해도, 혹은 추상표현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본다 해도 결코 같다고 할 수 없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더구나 정철의 사변적이고 정서적 공통의 맥락을 배제하지 않는 내레이션은 동질성을 배격하는 주요 알고리즘이다. 왜냐하면 근본적으로 그에게 있어 작품이란 어디까지나 그가 경험하고 사색하며, 깨달은 그만의 법칙과 철리(哲理)4)를 세상에 전하는 채록의 도구임에는 변함없는 탓이다.

다만 우린 그의 작품들에서 발견되는 비정형적 구성, 제도적이지 안은 채 거칠 것 없는 질서, 실험적이기에 변화무쌍한, 그래서 상당히 감각적으로 꿈틀거리는 역동성에 치우친 나머지 시각적 확인이 어렵다. 인지력 높은 여타 시리즈와는 달리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한계도 있다. 다시 말해 즉흥적이며 순간적인 영감에서 비롯되는 그의 작품들은 주위공간과 섞이며 시간과 교통하는 수순을 밟으므로 고전주의 회화나 조각처럼 사물의 형태를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빚어내는 묘사 및 그와 유사한 방식에서 한참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5)

그럼에도 정철의 <믿고 싶은 땅>은 시공을 휘감는 에너지, 붓이 지나간 흔적 하나, 흐름의 한 면, 일편의 기억 또는 그로부터 빚어진 심상이 갖는 작은 떨림 등으로 인해 대상의 심미적 차용화로 이어지고, 때문에 시각예술임에도 시각의 범주에 제한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마치 수 없이 일일이 쪼개고 다듬은 시간의 파편을 하나씩 거둬들임으로써 응축과 확산이 격동하듯 반복되는 양상도 그의 그림에서 마주할 수 있는 지점이다. 더구나 응축과 확산 사이마다 축적된 에너지가 각각의 파동이 되어 생성되는 접촉변성작용은 작가적 개성을 담보하면서 그만의 특질로써 부족함이 없다. 


1)
 첫 개인전을 연 1993년 이후 발표한 <무덤 앞에서> 시리즈는 ‘목마른 그리움이 목 타는 그리움’으로 치닫던 일상을 기억의 환류 아래 담아낸 연작이다.[2016년 홍경한 평론 중]

2) 2000년대 초반부터 작업해온 <믿고 싶은 땅>과 <산> 시리즈 역시 작가의 마음에 담긴 대지와 거대한 자연의 위용 및 본질을 자신의 존재성과 결부시킨 작업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의 자연은 실체적 자연이 아니라 부재한 존재를 대리하는 기호이며 결핍의 상징이다. <믿고 싶은 땅>과 <산> 연작은 조형형식면에서 사뭇 다르다. 전자는 비교적 추상적, 은유적 여운이 강하지만 후자는 산(山)의 형상과 물의 흐름, 사람의 모습까지 구체적으로 곁들이고 있어 구상계열에 가깝다. 또한 전자는 가감과 생략을 통한 꿈틀거림이 인상적일뿐더러 짙은 그리움과 고독을 풀어헤치는 격정성이 눈에 띄는 반면, 후자는 차분함과 일상성이 지배적이다. 주 색깔과 표현에서도 차이가 크다. <믿고 싶은 땅>이 대체로 강렬하고 갑작스러워 누르기 어려운 감정 아래 단일색으로 완성된다면 <산>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컬러와 묘사를 내보인다. 특히 <믿고 싶은 땅>은 재료의 선택이 자유로운 대신 <산> 시리즈는 개념적으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리얼리티라는 점에서 일정한 차이를 나타낸다.[같은 글]

3) 이 부분에서 또 하나 유가치 한 것은 추상적이랄 수 있는 예술의 섭리에 행위(그리는 / 그려가는 찰나의 행위)를 덧대어 역할을 명시화 하는 실험적인 태도와 그 구축의 여정은 섭리를 옮기는 과정에서의 프로세스조차 미학적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에 있다.

4) 철리는 아무 것도 아닌 그러나 모든 것이며, 본다는 것과 보지만 보이지 않는 것,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하지 않으나 존재하는 세계이다. 이것이 그의 예술을 형성하는 핵심 언어 가운데 하나이고, 이 언어는 어떤 것도 담고 있지 않으나 모든 것을 품은 언술 아래 존재한다.

5) 정철의 그림은 특정 사물이나 대상에 대한 재현이 아니기에 ‘읽기’란 곤란한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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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지展 』

Jung Eunji Solo Exhibition :: Painting











▲ 정은지, 401
장지에 목탄, 162.3x130.3cm, 2018









전시작가  정은지(Jung Eunji)
전시일정  2019. 06. 27 ~ 2019. 07. 03
작가와의 만남  2019. 06. 27 AM 11:0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제2전시장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5-2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 정은지展

정은지


자살이란, 인간이 견뎌낼 수 없는 고난의 한계에 부딪힐 때 찾을 수 있는 최후의 수단. 도피라고 생각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공허한 십자가>에서 현대인들이 이 빡빡한 삶에서 이겨내지 못하는 감당할 수 없는 삶의 한계에 부딪힐 때에 찾는 곳이 바로 내 그림의 배경이 되는 숲이다. 여기에서 숲은 자신이 겪고 있는 지독한 삶을 끝낼 수 있는 도피처이다. 내 작업은 한 화면 가득 빽빽한 나무숲을 빼곡하게 채워 넣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흰 종이에 새까만 나무를 채워나가는 순간만큼 나는 작업이 주는 스트레스, 혹은 내가 일상에서 겪는 스트레스 등을 잊고 그림을 그려내는 행위 자체에 집중하며 쾌감을 느꼈다. 나에게 있어 이러한 행위 자체가 현실도피이며, 수단이고, 방법이 되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 인물들에게 주는 숲의 역할이 나에게 있어서는 그려내는 행위 자체라고 볼 수 있다. 숲이라는 소재는 소설 속 배경의 하나이자, 내가 영감을 받았던 출발점이고, 반복적이고 단순한 노동을 요구할 수 있는 매개체이다. - 2016 작가노트






▲ 정은지, escape
장지에 목탄, 145.5x112cm, 2016







▲ 정은지, escape ll
장지에 목탄, 145.5x56cm, 2016







▲ 정은지, 까마귀가 날아도 배는 안 떨어진다
장지에 목탄, 116.8x91cm, 2018




하찮아도 괜찮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빼곡한 울타리가 나를 아무것도 아니여도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비밀이 많은 나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아무것도 탓하지 않는다. 비밀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닌게 되어지고, 나는 이상하리만치 평범한 그저 누군가가 되어있다. 나는 하찮다. 하찮고, 보잘것없음에 마음이 잔잔해 진다. 바람 하나 허락할 것 같지 않은 이 빽빽한 공간 속에서 나는 숨통이 탁! 하고 터질 듯 무한한 자유로움을 얻었다. - 2018. 07. 14. 작가노트 






▲ 정은지, 초행길
장지에 목탄, 72.7x60.6cm, 2018







▲ 정은지, 하얀밤
장지에 목탄, 162.3x130.3cm, 2018







▲ 정은지, 호수가 있는 밤
장지에 목탄, 116.8x91cm,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