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erish_소중히 여기다 - 신채훈展 』

Shin Chaehoon Solo Exhibition :: Sculpture

▲ 신채훈, L-chaeri-fall
Resin, Interior Film, 20 x 30 x 80cm, 2021

전시작가 ▶ 신채훈(Shin Chaehoon)
전시일정 ▶ 2021. 09. 30 ~ 2021. 10. 06
관람시간 ▶ Open 10:00 ~ Close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5-2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 Cherish_소중히 여기다

이민영

시작점을 알 수 없는 어딘가로부터 떨어져 나와 풍화와 침식의 과정을 겪으며 지금의 자리에 놓이게 되었을 조약돌. 육중한 무언가였을 그것은 자신이 겪어낸 시간을 온몸으로 표상해내듯 모난 부분 없이 둥글어진 채, 엇비슷한 모습으로 서로가 되어 있었다. 모난 부분이 둥글어지는 것, 이는 마치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현대인들에게 강요되는 일련의 과정을 닮아 있었다. 어디서든 받아들여질 준비를 하며 무난한 모습을 갖추어 가는 과정. 이는 분명 자신의 일부를 깎아내는 행위로부터 오기에, 우리는 이전보다 연약하고 소외된 모습으로 남게 된다.

신채훈에게 조약돌은 연약해진 감정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표상이자, 그들이 겪었을 자기 검열과 포기로 점철된 시간의 상징이다. 그러나 동시에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이 자리로 흘러오게 되었는지 알 수 없는 신비로움을 지닌 존재이자, 언뜻 비슷한 모습으로 군집해 있지만, 여전히 각기 다른 소중하고 고유한 존재로서의 개인이기도 했다. 이렇게 조약돌은 그의 예술을 관통하는 주제이자 재료, 탐구 대상, 나아가 그 자신으로 자리 잡는다. 그는 조약돌을 모아 붙이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하나의 형상을 완성하기도, 다양한 재료로 조약돌의 물성을 탐구하기도 하며 작업을 계속한다.

▲ 신채훈, L-CHAERI-G
Resin, Interior Film, 20 x 30 x 80cm, 2021

▲ 신채훈, super-chaeri
Resin, Chameleon Film, 20 x 30 x 80cm, 2021

▲ 신채훈, Curious-chaeri
Pebble, Stainless Steel, 120 x 60 x 70cm, 2020

첫 번째 개인전 《Universe》에서 그가 조약돌 작업의 포문을 열었다면, 이번 전시 《Cherish_소중히 여기다》에서 그는 소중히 여길 가치들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의 작업에는 어린아이의 형상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번 전시를 대표하는 Chaeri 시리즈는 작가의 어릴 적 별명에서 출발한다. 이는 무뎌짐의 시간을 거쳐 연약해지기 이전의 개성 넘치고 당찼던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에서 출발하는 동시에, 그 기억을 현재의 버팀목이 되는 소중한 것으로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담고 있다. 작가 자신의 소중한 추억이기도 한 Chaeri 시리즈에서는, 조약돌을 직접 사용하는 대신에 분절되지 않은 하나의 몸체에 개성적 색채로 조약돌의 형상을 구현해내 활기찬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그는 아이의 형상으로 과거의 추억이 주는 가치를 표현하는 데에서 멈추지 않고 다양한 조각적 탐구를 통해 소중히 여길 가치들에 대한 담지를 확장해 나가는데, 이를 찾아보는 것 또한 이번 전시에서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한편 Chaeri에서 출발한 《Cherish_소중히 여기다》는 본인 다운 조각, 본인 다운 것을 보이겠다는 그의 선언이기도 하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시각적인 조각, 그러나 그 안에 겹겹이 쌓인 의미가 묵직한 여운을 선사하는 조각이 바로 그것이다. 신채훈은, 위로가 되어주고 싶은 연약한 존재의 상징이자 그에게 소중한 의미를 지니는 ‘조약돌’이라는 자신의 주제를 가지고 자유롭고도 독특한 예술적 시도를 이어나간다. ⓒ

▲ 신채훈, 소중히 여길 가치들에 대해
Pebble, 90 x 90 x 90cm, 2021

▲ 신채훈, common day
Print on Stainless Steel, 가변설치, 2021

▲ 신채훈, 시간의 표상
Stainless Steel, 가변설치, 2020

▲ 신채훈, 연결된 연
Ceramic, Gold Leaf, 30 x 30 x 15cm,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