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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제展
 전시기간 : 2010.07.29 - 08.11
 참여작가 : 이용제(Lee YongJe)
 오 프 닝   : 2010.07.29 AM 10:30
 


『 이용제展 』

Lee Yongje Solo Exhibition :: Painting











▲ 이용제, 오묘한 기억
Oil on Canvas, 130.3x97.0cm, 2010









전시작가 이용제(Lee Yongje)
전시일정 2010. 07. 29 ~ 2010. 08. 11
초대일시 2010. 07. 29 AM 10:3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9: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 비눗방울에 새긴 일상, 그 이면에 놓인 찰나의 서사

홍경한(미술평론가)


1.
작가들에게 '삶'이라는 화두는 어떤 의미로 다가서며, 어떻게 그려질까. 관점과 해석의 다양성에 따라 정답은 존재하지 않으나 현상을 가늠하는 건 어렵지 않다. 동시대미술에서 부유하는 여러 언어들 중에서 실로 자주 언급되고 회자되며 쓰임 받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많은 작가들은 살며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의 관계를 주요 예술적 화두로 다루고 자신 내부에 안주되어 있는 관념을 포박한다. 이상이나 희망에 대한 코멘터리(Commentary) 자체를 담거나 마음에서 불현듯 스치는 심상들, 또는 자연에서 다가서는 귀납(歸納)적 풍경들을 삶의 단면으로 거둬들이곤 한다.

19세기 이후 현대미술 작가들은 이를 여러 방법론과 조형언어를 통해 표출해 왔는데, 특정한 제시어를 던져주곤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시도하는 설치작품들을 비롯해 보편적 대중성을 바탕으로 하지만 다분히 주관적인 팝적인 경향의 그림들, 상징적인 기호를 통한 관념에 충실한 타블로들 등이 그 좋은 사례들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확연히 인식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친절한 리얼리즘 계열의 작품들도 삶을 표현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조형 형식임엔 두말할 나위가 없다.






▲ 이용제, Choice
Oil on Canvas, 53.0x33.3cm, 2010







▲ 이용제, Remember 4 Years-1
Oil on Canvas, 91.0x60.6cm, 2010







▲ 이용제, Remember the Little
Oil on Canvas, 72.7x50cm, 2010







▲ 이용제, Sunset in the Memory
Oil on Canvas, 72.7x60.6cm, 2010







▲ 이용제, Transient
Oil on Canvas, 72.7x60.6cm, 2010







▲ 이용제, Transient
Oil on Canvas, 72.7x60.6cm, 2010, 부분







▲ 이용제, v~~, Oil on Canvas, 72.7x50.0cm, 2010







▲ 이용제, 고양이도 가끔은
Oil on Canvas, 116.7x91cm, 2010






▲ 이용제, 기억속 어느 공간
Oil on Canvas, 72.7x50cm, 2010







▲ 이용제, 어느 맑은 하늘 위
Oil on Canvas, 65.2x45.5cm, 2010







▲ 이용제, 어린기억
Oil on Canvas, 91.0x72.7cm, 2010




2.
작가 이용제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 역시 '삶'이다. 그는 '비눗방울(soap bubble)'이라는 세상의 창(窓)을 통해 우리네 삶의 당면과 이면을 하나의 '풍경'처럼 서술한다. 비교적 명료하고 쉽게 인지 할 수 있는 사실주의 아래 구현되는 그것은 언뜻 보기에 개별적 사건에 관한 편리(片利)이며 기억의 순환이기도 하지만 형상(形象)에 대한 답습(踏襲) 너머에 존재하는 해체적인 장(場)으로서의 풍경이라는 것이 보다 적절한 여운을 남긴다.

본론으로 들어가, 내용적으로 이용제의 작품은 모두 세 가지 관점(觀點)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현대인들 누구에게나 상존하는 평범한 개념들이 회화적 여적(餘滴)으로 묻어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시공을 담보하는 그의 그림엔 마치 무엇을 찾는 것도 아니고 보려고 하는 것도 아닌데 떠올라 눈을 감지 못하는 많은 시간들이 스펙트럼(spectrum)처럼 배어있다, 다락방에 켜켜이 쌓인 오랜 세월의 흔적(痕迹)마냥 가슴 속에서 발화되어 망막에서 혼합되고 손에서 구현된 인간 삶에 대한 애틋한 시선까지 화면에 녹아 있다. 이는 그의 작품을 접했을 때 가장 앞서 느낄 수 있는 관점이라 해도 그르지 않다.

두 번째는 명멸의 패러독스(paradox)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의 그림에서 태어나 자라며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인간군상의 다양한 욕망들이 화려하면서도 부풀려진 비눗방울 속에 배어 있음을 목도(目睹))하는 건 그리 난해한 과정을 수반하지 않는다. <숲속에서>시리즈와 <4년의 기억>을 포함해 근작인 연작에서 보듯 오묘하면서도 아름다운 빛깔의 무지갯빛 띠가 구(球)의 외벽을 타고 흐르며 불멸을 승화시키고, 3차원적인 대비, 흡사 볼록렌즈처럼 원형 내부에 들어찬 일상은 서정적임과 동시에 몽환적인 표정마저 내보인다. 그러나 사실 이는 순간적 지연에 준하는 형상일 따름이다. 작가는 화려함 뒤에 가려진(욕망이라는 이름으로 지속, 추구하는 모든 것들 뒤에 가려진) 덧없음을 강조하기 위해 더욱 집요한 화사함을 부여하고 있음이다.

의심 없게도 작가는 단지 전면에 드러난 가치에 집중하기 보단 삶의 여정을 통해 우리가 진정 찾아야할 의미는 어디에 있는지에 더욱 주목한다. 세상사가 그렇듯 욕망의 파편이 비대해질수록 순간의 일그러짐을 경각하기 마련이며, 시간과 비례한 유한한 삶의 가치는 단 하나의 피침만으로도 산화되는 거품처럼 무의미할 수 있음을 '비눗방울'이라는 명사를 통해 기술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크거나 작은, 하나이거나 다수로 부유하는 그의 비눗방울들은 의미론적 관점에서 볼 때 우리 현대인들이 늘 조우하는 실경과 정신풍경(精神風景), 즉 외연과 심연(深淵)의 풍경의 오버랩이라고 해석할 수 있지만 그 내재적 속성은 어느 순간 물거품처럼 사그라질지도 모르는 무상한 인생 여정, 그 자체로 각인될 수 있는 이미지랄 수 있다.

그러나 실상 이용제의 비눗방울이 지닌 본질은 따로 있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희망에 대한 갈구(渴求)요, 긍정적인 메시지로 귀결(歸結)된다는 것이다. 이는 그의 작품 내부에 흐르는 의식이기도 한데, 영원할 수 없는 우리 삶에 있어 진정한 지향점은 어디이며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되묻고 고찰토록 한다는 데 그 방점이 있다. 그야말로 "찰나적 순간에 머무는 삶의 크고 작은 부스러기들(작가의 말에 의하면)"을 화면으로 끄집어내어 영원토록 지속시키고 그 회화적 카테고리에 놓인 이미지들을 통해 새로운 메시지를 창출하려는 것이 그의 작품을 규정하는 특징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는 것이다.






▲ 이용제, Remember 4 Years-2
Oil on Canvas, 91.0x72.7cm, 2010







▲ 이용제, Remember 4 Years-3
Oil on Canvas, 91.0x60.6cm, 2010







▲ 이용제,
그리워하다
Oil on Canvas, 53.0x33.3cm, 2010







▲ 이용제, 무의식속 어느 기억
Oil on Canvas, 72.7x60.6cm, 2010







▲ 이용제, 숲속에서
Oil on Canvas, 91.0x72.7cm, 2010







▲ 이용제,
연 날리던
Oil on Canvas, 53.0x45.5cm, 2010







▲ 이용제,
어느 맑은날
Oil on Canvas, 162.2.x130.3cm, 2009







▲ 이용제,
어느 맑은날
Oil on Canvas, 162.2.x130.3cm, 2009, 부분







▲ 이용제,
그곳에서
Oil on Canvas, 116.7x91cm, 2009







▲ 이용제,
어린기억-2
Oil on Canvas, 116.7x91cm, 2009







▲ 이용제,
횡단보도 걷는여자
Oil on Canvas, 116.7x91cm, 2009







▲ 이용제,
흐릿한 기억
Oil on Canvas 90.9x72.7cm, 2009




3.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이용제의 작품은 담담한 일상으로 가득하다. 무의식적인 선과 획의 나열, 물감의 범벅으로 어떤 내용인지,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 까다롭게 이리저리 잴 필요가 없는 그의 그림은 집과 사람, 개와 나무 등이 주요 소재로 등장해 겉멋만 잔뜩 들어 있는 그림들보다 매우 안락하다. 애써 곱씹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그의 작품은 서술적적이고 암시적이다. 그래서인지 일상에서 찾아오는 삶의 여울, 귓가에 대고 소곤소곤 읊조리듯 다가서는 그의 작품들을 보노라면 평안함마저 느끼게 되며 조용하다 못해 담백한 미감까지 얻게 된다. 이것이 그의 작품을 대할 때의 첫 매력이다.

그러나 그의 작품에 조금만 더 발을 담그면 사실재현이라는 겉보기와는 달리 다른 의미가 새롭게 도드라짐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삶과 일상이 그리드(grid) 마냥 회화와 얽혔을 때 드러나는 이미지의 참 모습이기도 하다. 그는 우선 예술가로서의 삶이 곧 예술의 근간이고 예술이 곧 자신의 발견임을 이해하는 것 마냥, 혹은 매일 매일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다이어리 아트(Diary Art)'의 한 페이지를 보여주는 냥 일상 속에서 찾는 삶의 단편들을 부드럽고 차분히 드러낸다. 소박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감성으로 자신의 이야기, 주변의 스토리를 풀어내고 있는 그의 작품들이 그것을 증명한다.

하지만 이용제의 그림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오랜 염원과 순간적 기억들이 공존한 채 비교적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다분히 폭넓은 경험적인 내면(內面)의 풍경이 숨어있다는 것에 참다운 의의가 있다. 비록 아직까지는 고차원적이거나 완숙된 단계를 내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또한 지나친 사진적 테크닉이 오히려 거슬리긴 하지만 눈에 보이는 이미지에만 천착해 판단하기에는 아쉬운 이슈들이 담겨 있음은 틀림없다. 특히 삶과 연관된 철학적 요소들까지 일부 이입되어 있음은 경험적 사실에 비춰 다소 의외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한편 필자는 그의 작품에서 펼쳐지는 있는 여러 양질의 예술적 분자들이 모이고 모여 하나의 덩어리로 집산케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차후 그만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데 있어 유용한 언어들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게으름 없는 미학적인 연구, 표현방법의 다양성에 대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함을 부정할 순 없으나 적어도 지금과 같이 지속적인 탐구를 이어간다면 훗날 명징한 자신만의 예술 또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유추해 본다.

그러한 일련의 프로세스(process)들이 결국 고정적 관념의 탈피를 두려워하는 스스로에게 매스를 가하는 요인이 될 것이 자명하고, 여기에 오늘날처럼 보다 밀도 있는 시선과 감성으로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려 할 경우 한발 더 앞선 유무형의 가치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예술에 있어 보편적 진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