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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계 박영대展
 전시기간 : 2011. 02.24 - 03.09
 참여작가 : 송계 박영대(Park YoungDae)
 오 프 닝   : 2011. 02.24 AM 10:30
 


『 송계 박영대展 』

Park Youngdae Solo Exhibition :: Painting











▲ 박영대, 황맥
200x100cm, 한지위에 종합채색, 2010









전시작가 송계 박영대(Park Youngdae)
전시일정 2011. 02. 24 ~ 2011. 03. 09
초대일시 2011. 02. 24 AM 10:3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9: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 필력에 의한 현대적 추상보리로의 사의적 표현

조상영(미술학 박사, 미술평론)


‘향수적 보리 시대’에서 ‘기운생동한 조형적 보리시대’로


박영대는 보리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가 보리를 그리기 시작한 1973년 작품 <맥파>로부터 1990년 <청맥>까지의 담채 사실 보리 작품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켜 준다. 또한 거대한 대지 위에 군집을 이루며 바람에 몸을 맡긴 탱글탱글하고 까칠한 보리 풍경은 토속적인 향수를 자극하는 것 이외에도 ‘보릿고개’, ‘고향’, ‘서민’ 같은 단어들을 연상시키면서 암울했던 한국적 시대성이 반영된 다중적 코드로 읽혀지기도 한다. 한국은 일제강점기와 6.25로 인해 정치적, 사회적 혼란을 겪지 않았던가! 그래서 작가의 보리에서 풍요로운 느낌이 충만한 청맥과 황맥 보리를 비롯해 단(團)으로 수확된 보리의 이미지들 그리고 맷방석 위에 이삭들이 낱알로 있는 모습들은 소박한 민초들의 생활과 성품이 드러나면서도 시대적 격변을 상기시키는 다층적 인식을 형성시키는 것이다. 평온하면서도 스산하게 느껴지는 묘한 보리의 향수는 감각적으로 전달된다. 청색보리의 꼿꼿함과 다 영글어 축 처진 황색보리의 색채와 형태적 변화는 자연에 순응해야 하는 인간의 겸손함을, 바람에 의한 보리의 갈림 흔적에 따른 리듬감은 한국의 아픔 과거사들의 소리인양 들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연약하면서도 끈기 있게 자생하는 보리의 생명력을 시대적이고 서정적인 알레고리로 ‘향수적 보리시대’를 충실히 구축해 왔던 것이다.






▲ 박영대, 보리-생명2
94x64cm, 한지위에 먹과 담채, 2010







▲ 박영대, 보리-생명
30x30cm, 한지에 종합채색, 2011







▲ 박영대, 보리-생명
30x30cm, 한지에 종합채색, 2011




이제 작가는 1981년부터 필력에 의한 그림을 그리고자 결심하여 서서히 작품을 변화시키기에 이른다. 이는 풍곡 성재휴 작가의 영향이 크며, 1979년까지 청주상고에서의 교직을 접고 상경해 자신의 명예를 지키고자 고군분투하고 있을 무렵 값지게 얻어낸 뉴욕에서의 초대전 이후부터이기도 하다. 작가는 뉴욕에서의 초대전과 함께 16개국 배낭여행을 다니며 세계적인 미술 흐름을 체험하게 된다. 이와 같은 체험으로 서양미술사를 공부하면서 자신의 그림에서 사실적 한계를 뛰어 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1990년 이후부터 채색에서 수묵으로 질료적, 정신적 변화를 추구하게 되었다. 즉 ‘기운생동한 조형적 보리시대’라는 사유가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것이다. 서양화에서도 필력은 존재하지만 붓과 먹의 필력에서 나오는 기운생동 함을 따라갈 수는 없다. 이에 작가는 먹과 붓, 작가의 절제력에 숨어 있는 기운생동적 필력을 다양한 소재와 더불어 표현한 바 있다. 이는 바로 나무연작과 산과 들, 보리를 조형화한 작품 등 다양하다. 줄곧 소재는 보리였지만 곱게 화장시킨 듯 한 사실 보리 표현을 벗어나 호방한 추상과 운필의 흔적이 체감되는 조형적 보리로의 변혁은 작가의 작품을 한층 더 성숙하고 다양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고 보여 진다.

또한 한지와 먹이라는 재료에서 벗어나 서양화에서 사용하는 아크릴 물감, 토분, 꼴라쥬를 통한 마티에르 등 동?서양 질료들의 장단점과 방법론들을 절충시켜 화면에 스며들게 하고 있다는 점들이 매력적이다. 이러한 재료적, 정신적 융합은 작가가 미술교사로 재직하던 시절 서양화를 했던 다양한 경험에서 오는 혼합형식으로 체득된 자연스런 발로였다. 그리고 작가는 배면채색이라는 방법을 선호한다. 화선지에 작업 한 뒤 뒤집어서 불충분한 곳을 다시 작업하는 방식이다. 이는 화선지에 가장 먼저 칠해진 부분이 뒤 표면에 드러나게 되면서 중첩되어진 먹이나 색채들은 부드럽고 온화한 심성으로 전달된다. 따라서 작가는 화선지의 두께와 계산된 채색을 바탕으로 부드럽고 푸근하며 우연성이 내재된 조형의 세계를 선보이게 되었다. 기운생동한 조형적 보리는 이제 작가의 새로운 코드가 되었다. 1970년대 수많은 보리 낱알들을 분채와 호분으로 두툼하게 쌓아 올리는 묘법을 벗어나, 낱알 하나하나로 불충분 했던 기운생동 함을 위한 재인식은 필력에 의한 조형적 보리 방식으로 재탄생 되었다. 이는 먹이 주는 자유로움과 함께 작가의 심안 에너지를 화면이 받아들이게 하여 보리가 생명의 씨앗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드러내기에 합당한 전환점이라 여겨진다. 드디어 작가는 망막에 의한 보리 아이콘을 벗어나 보리의 씨앗 속 DNA에 의해 만들어진 형태와 생명력, 대지에서 발현되는 신비한 기운들, 맷방석의 잘 짜여 결에서 착안한 점적이고 선적인 추상적 요소를 축출함으로써 다양하고 자유로운 보리의 사상을 사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박영대, 보리-여인
60x45cm, 꼴라쥬 채색, 2010







▲ 박영대, 보리-여인
66x90cm, 꼴라쥬 채색, 2010







▲ 박영대, 보리-토끼
30x30cm, 한지에 종합채색, 2011




필력에 의한 현대적인 추상 보리 시대

모리스갤러리에서 소개되는 작가의 작품들은 최근 필력에 의한 현대적인 추상보리 신작들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의 신작들을 크게 구획해 보자면, 필력과 오방색을 위주로 제작한 <보리-생명>, <보리-닭> 연작들과 모노크롬 경향의 <보리-여인>으로 주목된다. 어느 화면에서든 보리의 이미지는 떠나지 않지만 표현의 방법론들은 더욱 세련되고 현대적인 것이 특징이다.

<보리-생명> 연작은 화면에 두터운 종이로 원형, 사각, 토끼 이미지 등을 제작하여 부착시킨 이중화면을 구사하며 필력에 의한 보리와 병치시켜 놓고 있다. 작가는 오방색 계열로 채색된 바탕여백과 붙여진 흰 여백 양자를 제시하여 무위성과 음양의 정신을 지닌 여백이 현대미학과 융합될 수 있음을 인식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중구조 경계부분에 필묵에 의한 필력의 흔적들로 보리의 운동성을 강하게 드러내어 시선을 당기는 효과와 함께 전통과 현대성을 잇겠다는 조형적 배치로 해석된다. 즉 성정과 기운 표현을 위한 여백의 재해석과 오방색을 통한 한국적 정서를 강화하기 위한 끊임없는 실험이 화면에 녹아 들어 있는 것이다. <보리-닭> 작품에서 장닭의 등장은 ‘공을 세워 이름을 널리 알리라는 뜻’을 지닌 공명도(功名圖)에 해당한다. 주로 공명도는 모란이나 계수나무 또는 맨드라미와 함께 그려지지만 작가의 공명도는 달빛이 비치는 보리밭과 함께 닭이 등장하기 때문에 과거의 상징체계를 벗어나 자신의 코드가 된 보리로 재해석한 공명도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보리는 화선지에 직접 친 것이 아닌 보리의 배치를 자유롭게 하기 위한 꼴라쥬 기법을 도입하고 있어 작가는 전통적인 한국화를 벗어나 자유분방한 형식과 내용을 전달해 주고 있다.

색채 역시 오방색 기운이 전달되고 있는 가운데, 새벽을 알리기 위해 일찍 일어난 닭이 보리밭을 힘차게 움직이는 모습에서 마치 작가 자신이 앞만 보고 전진하는 의인화로서의 해학성도 담겨있는 듯하다. <보리-여인> 연작은 한지를 우굴주굴 붙여 두터운 마티에르를 형성시킨 후 갈색조를 주조색으로 하고 있으며, 여인의 누드가 입상이나 와상으로 드로잉 된 주변에 먹으로 친 보리들이 화면 이곳저곳에 흩날리고 있다. 이 작품은 한국화라기보다는 서양화를 보는 듯 한 착각을 일으킨다. 이는 작가의 재료 혼용을 보여주면서도 서체적인 힘 역시 자유롭게 구사하고 있어 어느 소재를 끌어들여도 이질감 없이 보리와 하나 되게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박영대, 생명의 씨앗2
67x65cm, 한지위에 먹과 담채, 2010







▲ 박영대, 소-보리
26x18cm, Acrylic on Canvas, 2010







▲ 박영대, 청맥
200x100cm, 한지위에 종합채색, 2010




이제 작가 박영대는 동시대 한국화 화단에서 고민하는 전통 수용과 현대성에 관한 문제, 사회적 다변화에 의한 동?서양 혼합의 탈장르적, 탈재료적 문제를 오랜 시간 동안 품고 실천해 왔다. 그래서 작가는 새로운 재료적 포용과 그만의 현대적이고 조형적인 보리를 찾기 위해 실험과 확장을 거듭한 최종적 귀결지점에 와 있는 것이다. 이는 현대 한국화 작가들의 특징적인 경향이기도 하지만 고희를 바라보는 작가에게 젊은이 못지않은 탐구 에너지가 존재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렇다면 전통수용과 현대성, 탈재료적 문제를 작가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 것일까? 바로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색채구사 방법인 ‘오방색’을 보리 이미지와 함께 적극적으로 화면에 적용시켜 한국미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려는 목적이 있다. 아울러 자연에서 빌려온 보리를 극대화시키는 과정에서 기운생동적이고 깊이 있는 필력을 구사해 모든 생명의 근원이 씨앗에 있음을 조형적으로 구축시키고자 하는 것이 작가가 추구하는 화업의 길이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