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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승연展
 전시기간 : 2011-05-12 ▶ 2011-05-18
 참여작가 : 홍승연(Hong Seungyeon)
 오 프 닝   : 
 


『 홍승연展 』

Hong Seungyeon Solo Exhibition :: Painting











▲ 홍승연, 說 lame
장지에 분채, 53.0x45.5cm, 2011









전시작가 홍승연(Hong Seungyeon)
전시일정 2011. 05. 12 ~ 2011. 05. 18
초대일시 2011. 05. 12 PM 5:0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9:00(주말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 홍승연의 ‘소풍’가는 여인은 아름답다
- 여성성의 회복과 자아의 탐색으로서의 여행

유현주(미술평론)


만약 우리가 우리의 심연 속으로 잠수할 수 있다면, 그래서 잠수부가 진주를 캐어오듯 우리의 심연의 무의식 속에서, 꼭 닫힌 침묵의 조개 속에서 귀한 진주를 꺼내올 수 있다면! - 이사도라 던컨 자서전 중에서

홍승연의 그림에 등장하는 여인들에게서는 무언지 모를 설레임이 느껴진다. 그것은 마치 ‘소풍’을 떠나는 소녀의 두근거림과 같은 것이다. 소풍 나온 그녀들은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몽상적인 시선을 던지는 작가의 분신이기도 하다. 이국적인 성을 배경으로 입가에 새초롬한 미소를 머금은 모자 쓴 여인은, 패션 감각이 있는 세련된 도시여성인 작가 자신일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눈 내리는 가운데, 여행 가방을 옆에 세워두고 발레를 하듯 춤추는 여인은 비현실적이리만큼 자유롭고 낭만적인 작가 자신의 성향을 숨기지 못한다. 골프채를 들고 필드에 선 여성의 뒤로 푸른 바다가 들판처럼 펼쳐진 것 역시, 들끓는 자유의 욕망을 대양 너머로 쏘아 올리고 싶은 여성내면의 무의식 그 자체로 볼 수 있다.






▲ 홍승연, 說 lame
장지에 분채, 53.0x40.9cm, 2011







▲ 홍승연, 說 lame
장지에 분채, 30.0x30.0cm, 2011







▲ 홍승연, 說 lame
장지에 분채, 53.0x45.5cm, 2011







▲ 홍승연, 說 lame
장지에 분채, 33.4x24.2cm, 2011




홍승연의 작품은 예로부터 여성을 주제로 그린 숱한 누드화나 초상화에서 보아 왔던 남성적 시각과는 다른, 구별될만한 색깔을 지닌다. 서양미술사에서 증거하듯이, 주로 침실 장식용이나 개인적 취미로 주문되어 온 여성에 대한 그림들은 대체로 에로틱하거나 순결한 ‘여성성’을 드러내왔다. 페미니즘 미술사가인 린다 노클린이 분류한 것처럼, 대개 그 여성성이란 성모 마리아, 요부, 뮤즈의 화신들이었다. 뮤즈는 이상적인 관념의 여성성으로 남성 예술가의 영감을 자극해온 여신의 이미지라면, 성모 마리아와 요부는 각각 ‘모성성’과, 남성을 파멸로 이끄는 치명적 미녀를 뜻하는 ‘팜므 파탈’의 여성성을 대변한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 클림트의 <유디트>은 극단적으로 이 두 여성성을 승화해낸다.

홍승연의 작품에는 피에타의 모성도, 유디트의 아찔한 에로티시즘도 보이지 않는다. 물론 여신적인 관념상은 더더욱 아니다. 홍승연의 여성들은 수줍은 소녀와 같은 이미지에서 알 수 있듯이, ‘소녀와 같은 여성성’으로 해석될만한 근거들을 갖는다. 거기엔 여성화가로서 여성을 투시하는 독특한 관점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홍승연의 여성성은, 성숙한 어른 안에 숨겨진 소녀성에 대한 일종의 집착을 드러내는, 자아 탐구의 양상을 갖는다.

그러므로 가슴을 드러낸 여인의 사랑스러움은 보티첼리의 비너스와 같은 뮤즈상이나 관능적인 이미지라기보다, 해맑은 소녀와 같은 순수함에 가깝다. 여성다움을 한껏 자랑할 수 있는 몸을 예찬하기도 하고, 피로를 잊을 만큼 아름다운 장신구를 걸치고 방랑하며 미지의 길을 향해 내닫기도 하는 홍승연 작품의 여성들은, 스스로 여성이란 사실 자체를 자랑스러워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한 여성 자신의 나르시스즘은 여성성을 그야말로 숭배하는, 여성성의 ‘물신화’로까지 비추인다.

홍승연의 여성 그림에서, 소녀와 같은 청순한 아름다움을 특별히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포스트모던 시대의 유니섹스화는 남녀의 구별조차 무색한 스타일들을 만들어낸다. 모성성과 팜므 파탈로 상징화된 여성성을 남성조차 흉내내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다. 그러나 여성으로 분화되기 이전의 소녀성은 그야말로 여성성의 시작이자, 어른이 되고자하는 열망과 진통을 품은 여성만의 ‘성징’일 것이다. 세월의 심연 속에서 잊고 있던 소녀적 여성성을 홍승연은 ‘소풍’을 통해 회복시킨다. 그러한 발견은 여성들에게 일종의 진주와 같은 기쁨을 준다. 이사도라 던컨의 표현처럼, “무의식의 심연 속 진주를 캐내기 위해”, ‘소풍’을 가는 여인은 그러므로 아름답다.






▲ 홍승연, 說 lame
장지에 분채, 40.9x31.8cm, 2011







▲ 홍승연, 說 lame
장지에 분채, 53.0x45.5cm, 2011







▲ 홍승연, 說 lame
장지에 분채, 53.0x45.5cm, 2011







▲ 홍승연, 說 lame
장지에 분채, 65.0x53.0cm, 2011




강하고 고혹적인 한국화의 ‘분채’와, 유화가 담지 못하는 명료한 ‘선’ 때문에, 홍승연의 그림은 그림동화의 일러스트레이션처럼 선명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준다. 이전의 그의 작품에서 주로 한국화적 인물화에 천착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재료와 주제가 동서양의 조화를, 즉 한국화의 정신이지만 다양한 서양화의 테마와 표현이 조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 점은 특기할 만하다. 그러나 한걸음 더 나아가, 홍승연 그림에 표현의 역량을 확대하고 시야를 깊고 넓게 하여, 사회 속 자아로서의 내적 독백을 과감히 토해낸다면, 유미주의적 색채의 한계를 넘어 한국화의 위트 넘치는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