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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민상展
 전시기간 : 2011-08-11 ▶ 2011-08-17
 참여작가 : 신민상(Shin MinSang 申旻上)
 오 프 닝   : 2011-08-11 AM 10:30
 


『 신민상展 』

Shin Minsang Solo Exhibition :: Painting











▲ 신민상, 꿈을 꾸듯
116.8x80.3, Oil on Canvas, 2011









전시작가 신민상(Shin Minsang 申旻上)
전시일정 2011. 08. 11 ~ 2011. 08. 17
초대일시 2011. 08. 11 PM 10:3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9:00(주말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 기억의 기록 공간의 채록, 그 경계에 서다
- 작가 신민상 작품에 관한 소론

홍경한(미술평론가)


1.
신민상의 작품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대부분 꽃이 등장한다는 것이 첫 번째이다. 실제로 <꽃의 노래>를 포한한 그가 그린 화면엔 언제나 나팔꽃이나 백합 등의 다양한 꽃들이 작가의 분신처럼 군집한 채 자리한다. 그 꽃들은 명확한 가시성을 갖고 있으며, 화면의 중요한 위치를 선점한다. 그런 이유로 많은 이들은 그의 꽃들을 보며 일차적으로 즉시각적인 인식과 함께 잔잔한 여운을 함의한 안락함, 평온함 등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그의 꽃들은 단순한 '관상의 가치'를 넘어 가장 평범하고 보편적인 사물을 통해 일상에 관한 심상을 대리하는 매개라는데 방점이 있다. 즉 신민상의 꽃은 우리가 보편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외적인 규정을 이탈해 작가 자신 깊은 곳에 숨겨져 있는 미적, 공감각적 감성을 유추할 수 있는 상징이자 그 자체로 자아와 동격을 이룬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그림에서의 꽃은 실재성을 기저로 한 여러 사물들과 내•외부 공간 및 시간을 아우르는 기준이며, 동시에 작가 자신 혹은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는 고리라고 해도 그르지 않다.






▲ 신민상, 물들다2
72.7x53.0cm, Oil on Canvas, 2011







▲ 신민상, 붉은시간4
116.8x45.0cm, Oil on Canvas, 2011




두 번째 특징은 을씨년스러우면서도 화사한, 은은한 듯하지만 시간의 틈새를 지나는 배경에 있다. 이것은 신민상의 그림을 명료히 의식하도록 만드는 요인인데, 평범한 듯 찰나의 순간에 관한 기록은 단순한 재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이상성을 함유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때 꽃이라는 상징물은 주변 공간에 부유하는 사실적인 표현들과 하나로 어우러져 교합되며, 그러할 때 비로소 작가의 의도와 뜻을 드러낼 수 있는 언어가 완성된다는 사실이다. 만약 몽환적이지만 일견 메마름이 휘도는 풍경들과 외로이 돋은 꽃이 조화롭게 안착되지 않았다면 각각의 사물에 관한 주목성을 제외하곤 별다른 개성도, 어떤 의미도 유추키 어려웠을 것이 자명하다. 즉 단지 리얼리티 이상의 해석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세 번째 특징은 앞서 기술한 두 가지 특징들이 조화롭게 조응하면서 나지막이 내뿜는 감성들이 조용하게 전이된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감성을 저울질 하는 것은 정지된 흐름, 몰입의 순간을 은유하는 나무를 비롯한 하늘이다. 이들은 일종의 기호처럼 안착되며 그 사이에 놓인 꽃과 더불어 경계의 시간을 대리하고, 각자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연관성을 띤다. 이중 나무는 마치 죽은 것처럼 잎사귀가 없으며 대체로 부드러운 마티에르 위에 가량가량하게 묘사된 채 물씬한 외로움과 고독감을 전달한다. 하지만 이 나무는 쓸쓸한 기운이 감지되는 풍경 구성 요소임에 분명하지만 가시적(현실적)인 이정표이자 내적 상태를 담보하는 것이며 그 크기만큼 어떤 부재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그에게 있어 나무는 실존의 반영, 즉 단지 풍경의 일부로써가 아닌 현실의 투영이자 심정의 대변이며 또한 그것을 뛰어넘으려는 ‘꿈과 이상의 창’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붉은 시간>시리즈와 <파란시간> 연작에 등장하는 저녁노을과 해뜨기 전의 하늘은 공간을 떠받치고 있는 나무에 투영되어진 실존성 너머에 존재하는 경계 밖 세상을 포괄한다. 꽃이 구체적 자아의 존재를 표상한다면 나무는 그 심리적 환경이고, 하늘은 일종의 지향점을 대리하는 작가만의 숨겨진 발언인 셈이다. 이 세 가지 알고리즘이 하나로 화면에 모여들어 흐드러지듯 휘고 돌면 신민상의 작업은 그만의 기운을 생성시킨다. 그리고 그것이 회화적 여감이나 공간성을 더욱 밀도 있게 재구성하는 원인이 된다.






▲ 신민상, 붉은시간1
53.0x45.5cm, Oil on Canvas, 2011







▲ 신민상, 파란시간2
90.9x65.1cm, Oil on Canvas, 2011







▲ 신민상, 파란시간4
116.8x80.3cm, Oil on Canvas, 2011




2.
신민상 회화의 중요한 특질은 소재의 뚜렷함이나 시각적 이해를 넘어선 그 무엇, 즉 여감의 체득을 중요한 회화적 장점으로 한다. 어떤 형상의 디테일함 보다는 그림을 통한 표현의 이유에 더욱 의미가 있다. 여기에 안락하고 조용하다 못해 담백한 여운, 감각적인 측면에서 발현되어지는 화사함과 그 이면에 드리워진 차분함 등은 독특한(혹은 묘한) 미감을 만들며, 이는 그의 작품에서 감지되는 핵심적인 조형언어로 상정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사실성을 갖추되, 다소 초현실적인 느낌을 제공하는 내외적 구성과 부드러운 붓질 아래 드러나는 형상들은 고도와 등선을 달리하는 이미지, 색깔의 교합과 혼재되어 그의 그림들이 외형 보단 내적 본질에, 외견의 드러냄 보단 내적 심상의 발로에 시선을 고정시킨다. 이러한 측면들은 그가 회화적 표출 양식을 이용한 '사실의 사실성'과 그 목적에 부응한다고 볼 수 있는 대신 관념성에 집중하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다만 신민상의 작품들은 여러 빛깔의 옷감처럼 형형색색(形形色色)의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방법 은 정직하고, 전개부분에선 다소 단조로운 측면이 있음을 부정하기 힘들다. 이 말은 심중의 언어가 재현에 천착되는 순간부터 일정한 한계가 필연적으로 다가오고, 예단컨대 그것이 작가의 표현 욕구에 완벽한 부응을 이루지는 않음을 뜻한다. 또한 오늘날 그의 그림들이 대중적 기호에 맞을 수는 있어도 심미적 서술, 미학적 성과에 관한 탐구, 그 실체적 구현에 대한 접근은 용이하지 않은데, 이는 차후 연구해야할 과제로 남는다. 즉 시간인식을 공간과 연계하는 방식은 시간을 파편화한 20세기 초반 선대의 미술이나 시공을 더디게 다룬 초현실주의자들에게서도 엿보인다는 점만으로도 고찰의 기회는 익히 충족된다. 따라서 향후 신민상의 작품들이 보다 진보적일 수 있으려면 '화면의 변주'에서 이탈해야 하며, 내면에 감춰져 있는 특유의 감성을 보다 진하게 끌어올릴 수 있는 방식에 더욱 골몰해야 한다. 물론 작금의 회화가 인식의 용이성이나 내재율의 해석에 불편함을 전달하는 것은 아니고, 전반적인 구성미와 붉거나 푸른, 파스텔 톤의 아련한 색감과 여백이 가져다주는 전체적인 느낌만으로도 일단의 조형미를 이루는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경계를 관통하는 무한의 공간과 개별적 도상들은 아래에서부터 은은하게 배어나는 감형을 다른 각도에서 혹은 통합적으로 관찰케 한다.

특히 자칫 유치할 수 있는 원색의 컬러들과 식상한 소재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지만 강렬하면서도 공기를 적시는 색감은 특정한 대상을 간략화 함으로써 몽환적인 기분을 체득케 한다.(이것은 한편으로 인적 없는 공간으로 인해 다분히 외롭다는 인상을 심어주면서도 온기를 맘껏 누릴 수 있는 공감각적 표현의 시도 등은 변별력을 부여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그의 그림들을 소재의 진부함에서 이탈케 함은 물론 관자들에겐 서정의 독백을 제공한다. 이 역시 가치에 무게를 둘 수 있다. 그렇더라도 그의 그림에서 조금 더 명료한 본질의 발현과 구상성 이상의 확장이 진폭을 달리하거나, 고요한 서정이 서사화 되어 화폭에 알알이 심어지길 바라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일례로 만약 시간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작가는 반드시 내재된 모순성부터 알아야 할 것이며, 잠시 멈춘 특정 순간의 드라마를 강조하기 위해 환영적인 공간을 재현하는 방식에 의제를 설정한다면 이 또한 이미 17.8세기 유럽 미술아카데미는 물론 1980년대 이후에도 계속 활용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접근하는 게 순서다.(건초더미와 루앙성당의 정면을 그린 클로드 모네의 연작은 하루 중 여러 시간대에 따라 변화하는 빛의 조간을 담은 걸출한 작품이지만 불행히도 현시점에선 구식이다.) 그래야 앞서 언급한 '화면의 변주' 이상의 것을 찾을 수 있다.






▲ 신민상, 파란시간5
90.9x65.1cm, Oil on Canvas, 2011







▲ 신민상, 파란시간6
72.7x 30.0cm, Oil on Canvas, 2011




마지막으로 부언하자면, 시각예술의 매체는 고정된 형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시간은 변화에 의해서만 측정되고 그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동일한 주제에 있더라도 전략을 바꾸는 것도 나름의 방법이다.(예를 들면 '발견된 재료(found material)'를 전유하거나 재활용하는 방식) 이 같은 사례들은 훗날 작업에 용이한 쓰임을 지닐 것이 틀림없다. 더구나 포괄적인 관점에서 성숙한 완성을 향한 노력은 작가가 화폭에 하나의 현상을 기억하며 적어나가듯 많은 이들이 작가 신민상을 기억하는 단초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작금의 회화에서 일정부분 보이고, 그러한 바탕이 다음 전시를 기대하게 하는 이유가 됨은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