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기가 있는 공간 - 황지현展 』

Hwang Jeehyun Solo Exhibition :: Painting







▲ 황지현, 사랑, 58x58cm, Oil on Canvas, 2011





전시작가 ▶ 황지현(Hwang Jeehyun)
전시일정 ▶ 2011. 10. 13 ~ 2011. 10. 19
관람시간 ▶ Open 10:00 ~ Close 19:00(주말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 해피 플라워 메시지

★조상영(미술학 박사, 미술평론)

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공간은 생명이 존재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답고 완벽하게 가동되고 있다. 거칠었다가 금세 잔잔해지는 바다와 사계절의 속살을 드러내주는 산과 꽃들... 그 곳들을 신선하게 채우고 있는 공기와 그 흐름을 타고 운행하는 새들... 그리고 다양하게 뛰어노는 동물들과 그것을 바라보며 행복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이런 생명체들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며 행복을 줄 수 있게끔 존재하는 것일까? 아마도 황지현 작가의 주제들은 여기에서부터 출발하지 않나 싶다. 이러한 물음들은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에서 빛의 이미지로 표현되었고, 두 번째 개인전에서는 하늘과 맞닿아 있는 자연을 주제로 삼았다. 그리고 세 번째 개인전에서 작가는 「SEA AND LIFE」라는 주제를 통해 자연에서의 빛과 하늘, 명상적이거나 거친 바다 등을 담기에 이른다. 이후 네 번째 개인전부터는 꽃이 갖고 있는 섬세함과 조형성을 여성의 풍부한 감수성에 덧입혀 「향기」라는 주제로 선보였다. 2010년에 기획한 다섯 번째 개인전인 「향기가 있는 공간전」에서는 근경의 꽃은 원색적이며 구체화시키고 있는 반면에 중경과 원경은 단순한 색채로 평면화시켜 놓고 있어 시각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시원한 조형적 공간들로 수놓고 있다. 이와 같은 작가의 작업 태도는 거시세계에서 미시세계로의 관찰과 사고전환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연역적 사고를 통해 작가가 지향하는 대부분의 작품 경향들은 주로 신비로운 자연 현상이 지닌 조형적 형태를 들춰내거나 들춰낸 형태들 표면에 독특한 색채 감정을 담아 순수함을 표현해내는 작업으로 이어지면서, 그 핵심적인 소재 중 하나를 ‘꽃’으로 귀결시키고 있다고 사료된다.

▲ 황지현, 정렬1, 85x58cm, Oil on Canvas, 2011

▲ 황지현, 정렬2, 58x58cm, Oil on Canvas, 2011

▲ 황지현, 정렬3, 58x58cm, Oil on Canvas, 2011

ⅱ
누구든 꽃을 선물로 받으면 기분이 좋다. 그래서 작가의 꽃 그림을 보면 생각지도 않은 선물을 받은 양 아름답고 행복하다. 그 작은 꽃들이 내뿜는 색채와 향기는 물질문명에 힘을 잃은 현대인들의 버거운 감각을 풍부한 감성으로 대치시키는 경이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서 요즘은 과거에 하찮게 여겨졌던 것들이 다시금 우리 앞에 다가와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작가는 강렬한 색채와 과감한 단순함으로 꽃이 지닌 풍부한 행복감과 치유의 차원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러한 모든 것들을 아울러 표현해 본다면 ‘해피 플라워 메시지’라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한 사람은 누구일까? 철학적으로는 너무 큰 주제이면서 행복을 느끼는 대상이 주관적이며 객관적이기도 하여 다양한 반응이 있을 수 있겠지만, 사전적 의미로 보자면 매우 간단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행복은 “욕구와 욕망이 충족되어 만족하거나 즐거움을 느끼는 상태이며,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안심해 하거나 또는 희망을 그리는 상태에서의 좋은 감정”으로 정의 될 수 있다. 근대 이후 사람들은 세계를 물질로 파악하면서 생명 인식에 대한 순수적 가치관이 위기를 맞았고, 오히려 파괴와 변질은 더욱 극심해지면서 행복은 어느새 물질의 양으로 대치된 지 오래다.

▲ 황지현, 청초1, 73x61cm, Oil on Canvas, 2011

▲ 황지현, 청초2, 58x58cm, Oil on Canvas, 2011

아도르노(Adorno) 역시, 위협하는 자연 앞에 인간 자신을 보호하려는 욕망이 오히려 인간과 자연을 분리시키는 결과가 되어 이것이 자연 지배의 욕구로 변질되었다고 말한 바, 작가는 자연이라는 근원적이고 본질적 접근에 대한 해석과 그 과정을 자신이 나아갈 예술적 방향임을 느끼며 탐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자연과 인간의 공생을 꿈꾸고 있는 작가는 꽃을 한 아름 선물 받으면 헬륨 풍선이 공중을 가볍게 날아오르는 듯 한 벅찬 행복과 감동을 보는 이들에게 선사하여 자연과의 동화를 통해 하나 되게 하려는 마음이 역역해 보인다. 그래서 작가는 진달래, 연꽃, 목련, 양귀비, 수선화, 장미 등 다양한 꽃들을 선보이며 대자연을 꽃으로 압축시키고 있다. 그녀는 꽃들이 지닌 자신의 형태와 색채가 제각기 발산하길 기대하며 꽃의 조형적인 배치와 생략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그것은 미신을 정복한 오성이 탈마법화 된 자연을 지배하려는 욕구나 타자화를 벗어나 순수한 초감성적인 인식의 길을 제시하고자 함일 것이다. 이러한 감정이입은 채 바퀴 도는 일상을 벗어나 차분한 명상과 행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특별한 식물이 ‘꽃’이라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꽃을 그려 한 다발 선사하고 픈 그녀의 작업들은 그래서 부담스럽지 않고 순수하다. 별 이유 없이 그냥 좋아서 건네는 꽃다발처럼 그림 자체에 행복이 묻어나 보인다.

▲ 황지현, 행복, 85x58cm

▲ 황지현, 희망, 58x58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