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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의 확장 - 김상태展
 전시기간 : 2012-04-19 ▶ 2012-04-24
 참여작가 : 김상태(Kim Sangtae)
 오 프 닝   : 2012-04-19 PM 6:00
 

『 현실의 확장 - 김상태展 』


Kim Sangtae Solo Exhibition :: Painting







▲ 김상태, 사제와 교회, 49.8x65.2cm, Acrylic and Oil on Canvas, 2011






전시작가 김상태(Kim Sangtae)
전시일정 2012. 04. 19 ~ 2012. 04. 24
초대일시 2012. 04. 19 PM 6:0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9:00(주말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나와 연관된 현실의 확장, 그 세계를 보다

홍경한(미술평론가, 경향 아티클(article) 편집장)

다양한 조형언어를 함유한, 하나의 완성된 시각체인 그림들은 대체적으로 환경과 주관의 지배에 의하여 타자의 받아들임이 올곧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드러남과 감춰짐, 물자체와 화자 스스로가 일체화된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작가 김상태의 작품을 논하며 일차적으로 거론하려는 부분도 이와 같다. 그의 작품은 작자와 타자사이에서 공존할 수 있는 심적 상태가 공유되거나 이질적일 수 있음을 내보인다. 넓게 보자면 이는 그의 그림이 여러 가지의 시선을 흡수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린 그의 작품에서 다층적 지시성을 발견한다. 우선 색과 형상 같은 표피적인 것들에 귀결되는 경우 괴리한 여운과 생동의 기운을 읽을 수 있다. 만약 누군가 어느 쪽이든 그의 작품을 접하며 자신과 작품 간 어떠한 접점에 서게 된다면 그것은 감동이나 동화됨으로 나아간다. 허나 반면 그러하지 않다면 불편함일 것이요, 외면할 수밖에 없는 타블로에 불과해진다. 어둡거나 탁한, 그러면서도 밝고 화사한 화면의 변주가 심한 김상태 작업의 이러한 이중성은 결국 위와 같은 여백들 속에서 전개된다.



▲ 김상태, 새벽, 45.3x53cm, Oil on Canvas, 1999


다만 김상태의 작업들은 인상의 관점에서 볼 때 타자의 감성적 발화, 그 동기와 지점에 부응하는 상황을 불러들이고 있음엔 틀림없다. 이는 두꺼운 물감 덩어리가 앉혀진 몇몇의 풍경화들이나 가볍게 스치듯 털어내는 <비개인 오후>, <고독>과 같은 일부 작품에서 두드러진다. <자화상>처럼 그것들은 가끔 텁텁한 느낌을 전달하다가도 부드럽게 다가오고, <위로>라는 그림에서마냥 마음 깊은 곳에 똬리 틀고 있던 역동성이 분출되다가도 <새벽>을 보듯 차분하게 내려앉은 느림을 선사한다. 전반적인 분위기 외, 그의 작업에서 형태나 색채는 양면성을 띤다. 형상은 때로 구체적이지만 리얼리티에 충족하지 않기도 하다. 색의 경우 작가는 심상의 상태에 따라 곧잘 명도가 높거나 낮은 방식을 선택하며, 대개는 색감의 역동성과 고정적 동세를 하고 있는 그림 속 형상으로 인해 ‘우울함(gloominess)’이라든가 ‘고독함(solitude)’, 또는 교감되는 ‘자아(ego)’를 전달하는 매개가 된다. 이것이 그의 그림 속에서 주목되는 특징이랄 수 있다.

김상태의 작업들을 보다 형식적으로 분류하면 실증적인 것에 대한 대립 및 저항이라는 형태로 표출되는 외적인 세계, 자신의 내면(內面)이나 관념 등을 상징과 표징 등의 수법의 이미지를 통해 주관성을 전달하려 하였던 상징주의(symbolism)와 맞닿는다. (완전히는 아니지만)시각적인 효과보다는 감정을 환기케 하고 내용의 유추를 요구한다는 점, 현실의 리얼리티를 불안한 상상 및 비가시적 감각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일치하는 측면이 있다. 특히 생(生), 사(死), 사랑, 성(性), 꿈, 환상을 비롯한 우수와 관능 등 물질적인 세계의 미메시스(mimesis)가 아닌 그 너머에 존재하는 다른 차원의 세계가 엿보인다는 이유에서도 그것은 수긍의 이유가 된다. 하지만 유독 인간의 불안한 내면세계를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형태의 변형과 과장, 색채의 강조에 의해 작가의 극단적인 내면세계를 다루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키르히너식 표현주의에 머무르고 있음을 목도케 한다. 또한 극치 적이며 주관적인 개인의 감수성을 표현하기 위해 일정한 대상과 외부를 강렬하게 대비시키고 작품 <겨울 밤>, <사제와 교회>에서처럼 여러 곳에서 나타나는 화면의 대담한 변형은 비이성을 추구하던 표현주의의 그것과 흡사하다.(이중 그의 작품 <자화상>은 러시아 태생의 화가 샤임 수틴(Chaim Soutine)의 그것과 유사한 흐름을 내보인다.)



▲ 김상태, 해바라기, 91x72.6cm, Acrylic and Oil on Canvas, 2011


더불어 감정과 이념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그림의 내용이 ‘문학성’을 가진 채 어떤 형의 완성보다 내용주의 미학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것은 그의 그림들이 다분히 예술을 ‘나와 연관된 현실의 확장’으로 창조하려 하고 있음을 목도케 한다. 물론 조형적인 완성도보다는 메시지 전달이나 작가의 내면세계에 대한 직접적인 설명을 더욱 중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김상태의 작품을 표현주의 형식의 일환으로 바라봄은 그릇되지 않다. 더구나 작가의 개인적인 마음의 상태가 주제가 되기 때문에 객관성을 획득하기 힘들고, 그의 작품들이 대개 보는 것보다는 읽혀지는 것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점, 시각화 되어 각인(刻印)된 것을 타자의 주관적 견해와 호흡하게 하는 구조를 갖는다는 사실에서 그러한 분별의 시각은 왜곡되지 못한다.

오늘날 작가 김상태는 작가로서, 현실인으로써 살아가는 당대에서 느끼는 단편적 심리들, 인간의 존재 가치에 대한 탐구를 비롯해 내면에 쌓인 감정을 화면 위에 무의식적으로 드러낸다. 그건 대부분 삶이라는 만민공통의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자신이 살아오며 살아가는 것에서의 지극히 인간적인 여백들, 인간본성에 내재된 진실을 표현하고 삶의 의미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관조적(觀照的) 시각에 상상력을 덧대어 풀어낸다. 그리고 <잊혀진 평화>나 <정오> 등의 풍경, 정적인 정물, 특정되지 않은 인물들이 들어앉은 화면들이 그것을 대리한다.



▲ 김상태, 겨울 밤, 49.8x65.6cm, Oil on Canvas, 2012


마지막으로 필자는 그의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미완의 과제가 걸쳐있음을 발견한다. 자신만의 창작세계를 향해 묵묵히 걷고(놀랍도록 은둔한 채), 그 누구보다 작품 제작에 대한 열정과 의욕이 존재함을 모르진 않으나 중심 잡힌 언어 구사와 그에 따른 지속성은 작금 그에게 필요한 하나의 조건으로 올라선다. 이는 다른 말로 하나의 심상을 지닌 객체의 주관적 접근성과 작자의 의도가 보다 더 원활한 양상으로 전개되기 위해선 작가 스스로 일정한 소실점을 찾아 나설 필요가 있음을 뜻한다. 즉, 끝까지 캔버스에 물감 층을 형성하며 무언가를 이룩하려는 실질적이며 행위적인 투영도 의미가 있겠지만, 복잡다단(複雜多端)한 작가자신의 생각이나 관념 등을 가장 극점에서, 가장 절묘한 순간에 단순화시키는 방법이 되레 예술적 성과와 서사의 내레이션에 훨씬 효과적일 수 있음을 말한다.(작금의 그림들 가운데 일부는 내용을 차치하고, 그 두 가지 형식사이에서 오갈 데 없는 형국을 내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작가 역시 필자와 같은 생각 내에서 자신의 작품을 이끌고 있다고 여기기에 이는 단순한 기우일 가능성이 높다. 15년 만에 처음으로 나름의 용기를 발판으로 전시장에 발을 들여 놓는 것만 봐도, 더욱 비워내려는 움직임만 봐도 객관화된 양태를 위한 변화의 길에 올랐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실로 오랜만에 전시장에 그림이 걸리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차후 작품의 일련성(一連性)이 어떻게 진행되고 완성될 지 사뭇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