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긋기 - 노명수展 』

Rho Myoungsoo Solo Exhibition :: Painting







▲ 노명수, 바라보다, 2011





전시작가 ▶ 노명수(Rho Myoungsoo)
전시일정 ▶ 2011. 10. 20 ~ 2011. 10. 26
관람시간 ▶ Open 10:00 ~ Close 19:00(주말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 사람긋기

★노명수

세상의 모든 사물들이나 사건은 나름대로 그 속에 숨은 뜻인 ‘의미’와 겉에 나타난 모습인 ‘형태’로 짜여있다. 누구라도 삶의 ‘의미’인 서사적 내러티브를 갖고 있으며, 자신 인생의 주인공이 된다. 그리고 그 세월을 반영한 거울처럼, ‘형태’로서 자신의 얼굴을 갖게 된다.

이처럼 얼굴은 자신의 인생을 비추며 동시에 얼을 담아내는 그릇이 된다. 인간이기 때문에 가지는 공통적인 감성과 초점이 있는데, 그것은 다른 사람의 얼굴과 표정이다. 타인의 표정과 얼굴에 관심을 갖고 대응하는 것은 인간의 사회적 본능에 따른 무척 자연스러운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다른 이들의 표정에 관심을 기울이고, 반응하며, 고민 해왔다. 이러한 인식과 대응의 연장으로서 작품 속 인물들의 표정이, 그들의 인생과 감성이 전해지길 기대한다.

▲ 노명수, 바라보다, 2010

▲ 노명수, 바라보다, 2010

그리고 표정은 ‘희노애락 喜怒哀樂이 가진 추상적 감각을 시각적 요소로 전환시키는 수단이 된다. 이 수단으로서 작화를 위해 전통적 동양미술의 근본인 선線을 선택했다.

동양미술을 흔히 선線의 예술이라 말한다. 동양의 예술이 서양예술과 다른 점은 회화적이라기 보다는 선적(線的)이며 사실적이라기 보다는 추상적이라는 점이다. 전통적인 동양미술의 선線은 필묵筆墨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중심으로, 생명의 리듬(基/Vital Resonance)과 용필用筆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적 미감의 관점에서 고려해보면 이 전통적 선線이라는 특성은, 오히려 창조가 가진 무한한 가치를 닫아버리는 결과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선線은 동양미술의 핵심 가치임과 동시에 창조적 표현의 한계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통형식에 대한 현대적 재해석으로 무의미한 선을 무수히 그려 넣어, 역설적으로 의미있는 부분이 되도록 조형해 보았다. 불규칙하게 흐트러져 그어진 선들이 모여, 규칙을 이루고 형태를 만든다. 형태는 사실적일 수도 추상적일 수도 있으며, 전혀 전통 한국화처럼 보이지 않으면서도 그 전통의 근간인 선線을 지켜 나간다. 동시에 일차원적 선이 모여서 이차원적 면을 이루는 서양화의 조형방식을 충분히 반영한다.

▲ 노명수, 바라보다, 2010

▲ 노명수, 바라보다_꼬마

이렇게 삶이라는 의미를 표정이라는 형태를 통해, 선線의 중첩이라는 조형을 통해 담아내려 하였다. 또한 작품속 인물들을 볼 때면, 지인을 대하듯 자연스럽게 그들의 표정과 인생에 대해서, 나아가 자신의 삶까지 돌아볼 수 있게 됨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