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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문도르치展
 전시기간 : 2012-05-24 ▶ 2012-05-30
 참여작가 : 보문도르치(L. BUMANDORJ)
 오 프 닝   : 2012-05-25 PM 6:00
 
『 보문도르치展 』

L. BUMANDORJ Solo Exhibition :: Painting







▲ 보문도르치






전시작가 보문도르치(L. BUMANDORJ)
전시일정 2012. 05. 24 ~ 2012. 05. 3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9:00(주말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고착되지 않은 자유로움의 미학
-작가 보문도르치의 예술세계

홍경한(미술평론가, 경향 아티클(article) 편집장)

1. 아시아의 중앙 내륙 국가이자 13세기 초 칭기즈칸이 등장해 역사상 최대의 대제국을 건설한 이후 1921년 제2차 혁명을 통해 독립하기까지 동서 여러 국가에 큰 영향을 미친 나라인 몽골. 이처럼 찬란한 중앙아시아의 대초원위 역사에서 전개된 몽골의 미술은 유목민족의 문화가 주류를 이루고, 몽골의 현대미술 또한 그곳에서 발화되어 현재에 이른다. 한 곳에 정착하지 않아온 민족의 특성상 몽골의 미술작품은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서서히 정착을 하게 되면서부터 과거 찬란했던 문화유산을 채록하려는 노력이 가시화되었지만 사회주의 시절 파괴되어 버린 그들의 문화 예술은 지금까지도 예술적 풍요로움에 걸림돌이 되었음이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날 몽골의 작가들은 세계를 제패했던 민족의 위상을 정신적으로 재구현하고 그 맥을 잇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몽골 어디를 가도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것을 볼 수 있듯 그들은 그 고고한 역사성을 동시대적 가치로 치환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그렇게 해서 점차 이룩하고 있는 그들의 미술은 그야말로 격정적인 역사적 흐름을 뚫고 자라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밑동엔 몽골 초원제국 미술과 불교미술, 그리고 그들이 일궈온 근?현대미술이 들어서 있다.

1995년 국내 첫 몽골작품전, 96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의 <칭기즈칸의 영광-대 몽골 展> 등이 개최된 이래 그동안 국내에서 열린 전시회나 몽골 일부 미술관에서 타전되어 온 작품전을 통한 몽골의 미술을 분석해 보면 형식적인 측면에서 흥미로운 지점이 발견된다. 그건 바로 중세의 불교미술을 포함해 20세기 사회주의리얼리즘으로 대리되는 아카데미즘, 그리고 추상미술로의 전환이 특유의 역사성에 덧대어지면서 조용하고 깊숙이 진행되어 왔다는 점이다. 또한 그것이 동시대에 이르러 과도기적 경향 아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침착하게 다가오지만 역동적인 몽골의 현대미술은 힘차면서 차분한 양태를 엿보인다. 실제로도 몽골의 동시대미술은 그들의 민족적 정체성만큼이나 유동적인 반면 전통예술의 맥을 유지하는 양태를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일견 과도기적 상황이라 여겨지기도 하지만 어느 한 장르에 고착화 되지 않은 원초적 자유로움이 녹아 있으며 다채롭다는 특징이 배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는 작가가 있으니, 그가 바로 몽골 국립 예술대학교 미술대학교 총장으로 재직 중인 작가 '보문도르치'이다.



▲ 보문도르치



▲ 보문도르치



▲ 보문도르치



▲ 보문도르치



▲ 보문도르치


2
. 보문도르치의 작품들은 일차적으로 자연에 대한 경외와 유목적 삶에 대한 찬미를 담아낸다. 몽골인들의 세계관, 특히 그중에서도 유목민으로서의 생활상을 반영하는 분위기가 짙게 깔려 있다. 하지만 가만히 고찰해보면 그의 그림 속엔 고대미술의 주요 내용이었던 바위그림에서 착안한 동물이 등장하거나 일상의 풍경을 서정적으로 묘사하는 것을 넘어 자유로운 비정형의 작품까지 다양하게 소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재료사용의 한계는 물론 구상과 추상 등 형식의 구애를 받지 않은 채 자유로운 조형언어까지 선보인다.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듯, 그의 작품에는 고즈넉한 몽골 특유의 풍경과 인물, 동물들이 자주 그려진다. 구체적으로 그가 선택하는 표현의 소재는 몽골에만 있는 '게르(Ger; 몽골고원의 유목생활에서 편리하도록 생활 편의적 구조로 만들어진 주거 형태. 여름철엔 펠트의 흰색이 강렬한 햇빛을 막아 주고, 천막 밑자락을 걷어 올리게 되어있어 통풍이 자유롭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천착해 있다. 그는 이를 사실 그대로의 틀에서 구현하되, 풍경과 어우러진 그들의 표정을 자신만의 느낌으로 표현한다. 그것은 대개 자연친화적이며 친근한 세계로 나타낸다. 누가 봐도 향수 어린 시선이 진하다.

이처럼 그가 창조해가는 예술 세계는 토속성을 우선으로 할뿐만 아니라 대륙의 여운마저 수용한다. 그러나 이에 반해 추상작품들은 역동적이고 다분히 컨템포러리(contemporary)하다. 구상과 추상이라는 서로 다른 형식을 자유롭게 오가는 것 외에도 딱히 특정 장르를 규정하는 것이 불편할 정도로 그의 예술적 관심은 좁지 않다. 따라서 눈여겨봐야할 지점은 조형언어의 확장성을 읽을 수 있는 그의 추상화이다. 그의 추상화 작품들은 전통적인 특정한 형식을 현대적인 예술과 결합시켜 또 다른 특정적인 작품을 생성한다는 사실에서 작가의 작업스타일을 규정하는 단초로 아쉬움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그림에서 엿보이는 반 실체적, 반 추상적인 표현들은 있는 그대로의 리얼리티인 구상성을 모태로 하지만 조형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연결함으로서 색다른 이미지를 생성한다는 변별력이 있다. 그리고 그 궁극엔 몽골의 날씨를 비롯한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과 배경이 되는 유목성, 그리고 동시대 인간으로서의 접점이 놓여있다. 테크닉이 아닌 깊은 정신적 공간에서 미동하는 소박한 현실의 실체를 미학적 개념의 생명력으로 진화시켜 작품에 반영시켜온 보르망더지는 소재와 형식 말고도 온화하면서도 강렬한 색깔을 통해 자신의 예술을 보다 가치 있게 구성한다. 그것은 형태와 더불어 그의 그림을 설명하는 하나의 언어로써 자리하는데, 이를 민족의 생활에서 빠트릴 수 없었던 흰색,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 등의 원색에 담아내고 있다. 그것은 소급해 필연적 자연성의 일부요, 정서의 반영이겠지만 필자의 생각에 보르망더지의 색채는 그의 자유로운 표현과 함께 그만의 시선과 연민을 이끄는 작은 분동이자 미학적 테두리를 구축하는 축이 아닌가싶다.



▲ 보문도르치



▲ 보문도르치



▲ 보문도르치

3. 미국과 유럽 등의 작가들에 대한 정보와 이해는 넘쳐나지만 아시아권 작가들에 대한 관심은 그보다 적은 우리나라 예술인식범위의 특성상 보르망더지는 우리에게 낯선 작가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창의적 열정과 부단한 자기혁신을 통해 몽골 화단의 구심점 역할을 주도해온 예술가이자 교육가인 보르망더지는 지금까지 여러 국제적인 전시와 베를린에서 개최된 전시회에서 그랑프리를 받는 등 국제적인 활동으로 그 존재감을 드러내온 인물이었다. 알려질 수 있는 기회가 드물어서 그렇지 명망과 작품성은 그 이상일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보르망더지를 언급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작품에 담긴 의미와 가치에 있다. 이는 세계 만국공통으로, 필자가 눈여겨 본 부분도 바로 거기에 있다. 따라서 그가 그린 대상이 의미로울 수 있는 건 사람들의 삶을 화면에 재현했다는 것보다는 그 속에 내재된 절절한 리얼리티를 매우 현실적인 관점아래 가장 감동적으로 조형화 시키고 있다는 것에 있다. 또한 어떤 하나의 규정성에 얽매이지 않은 채 밖으로 무한히 확산되고 있는 형식의 변주와 끊임없이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감동의 서사에 있다. 이것이야말로 보르망더지를 말하며 반드시 상기해야할 요소라 해도 그르지 않다.

더불어 자연과 인간의 자연스러운 교감, 전통과 현대의 통섭, 모더니즘 미학을 스케치로 한 얼터모던을 향한 그의 전진성은 예술적 완성도를 유추 가능케 하는 하나의 알고리즘으로서 손색이 없다. 특히 타블로에 새로운 인식을 제안하고 다양한 이미지와 찬란한 색채를 이용한 실상의 환기를 회화적 개념으로 확장시켜 또 다른 통로를 통해 이입시키려는 작가적 열정은 내용을 떠나 그것자체로 유가치한 메시지를 생성하며, 그렇게 해서 비롯된 메시지는 그의 작품들에서 느낄 수 있는 의미적인 여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