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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정훈展
 전시기간 : 2012-08-16 ▶ 2012-08-22
 참여작가 : 윤정훈(Yoon Junghoon)
 오 프 닝   : 2012-08-16 PM 6:30
 

『 윤정훈展 』

Yoon Junghoon Solo Exhibition :: Ceramic







▲ 윤정훈






전시작가 윤정훈(Yoon Junghoon)
전시일정 2012. 08. 16 ~ 2012. 08. 22
초대일시 2012. 08. 16 PM 6:3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9:00(주말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일렁이는 노을빛, 치열한 화염의 기록

최공호(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 미술사가)

도기를 자화시킨 진보의 여정을 서술한 도자사가 늘 옳은 것은 아니다. 적어도 윤정훈 작가 앞에서는 이 상식이 무기력해진다. 그는 절대온도나 유리질 같은 도자 역사의 일반적 상징 코드를 넘어 천년의 시간을 가쁜히 거슬러 오른다. 세라믹으로 우주선 외피를 만드는 세상에 뜬금없는 무유도기라니, 그의 역설이 자못 흥미롭다. 그것도 완성도가 높은 도기임에랴. 한 가마에 한 점씩, 번조 횟수가 작품 수와 맞먹는 노천요라서 몇 곱절의 공력이 든다. 며칠 계속되는 부채질에 팔꿈치 통증은 의례 달고 산다. 게다가 초벌구이 전에 표피를 거듭 문지르는 마연과정도 친밀도 높은 피부감과 부드러운 광택, 특히 붉은색조의 빛깔을 얻기 위해 필수적이다.



▲ 윤정훈



▲ 윤정훈



▲ 윤정훈



▲ 윤정훈


그렇게 얻어낸 색조는 미묘하여 색가를 먼셀기호로 표기할 수가 없다. 농익은 주황계열의 붉은색은 차라리 색이 아니라 빛이라 불러 마땅한 자연에서 꺼낸 빛깔이다. 그것도 채도가 다른 계통색이 한 기물 안에서 폭넓은 스펙트럼을 펼쳐내며 오묘한 우주의 시간대를 포착해 낸다. 작품 안팎에서는 늦여름의 해가 뜨고 진다. 석양이 홍시빛으로 불타고, 진한 노을에 잠자던 감성도 따라 일렁인다. 때로 태풍을 잉태한 먹구름이 휘감아 돌고 태양이 어둠을 밀어내, 칠흑의 어둠 너머로 온 우주를 물들인다. 사계를 압축한 듯 변화무쌍한 조화가 순간의 영상으로 여실하다. 그릇에 격렬한 시간의 흔적이 기록으로 오롯이 담긴 셈이다. 상신리, 계룡산 자락에서는 해가 이렇게 뜨고 지는 것일까? 작품의 표현소재는 대부분 작가의 경험에서 비롯한다. 잠재된 무의식일 때 그 형상은 더욱 진솔하게 구현되게 마련이다. 노을은 유년의 작가에게 가장 친숙하고 강렬한 시각적 경험이었다. 논산 성동뜰 아득히 너른 들판에 붉게 내려앉던 노을을 잊고 산 적이 없다. 나이 들수록 옛일은 어제일처럼 가까워지는 법이다.



▲ 윤정훈



▲ 윤정훈



▲ 윤정훈



▲ 윤정훈


‘쓸모없는 과거는 없다’는 말을 자주 듣지만, 작가는 무유도기를 도자 역사의 중간단계로 보지 않는다. 자기의 시대에도 여전한 도기의 효용이 그러하듯이 과거가 아닌 현재로 인식하는 것이다. 물론 남은 과제가 없지는 않다. 낮은 화도의 무유도기가 ‘지금 여기’에 정합함을 입증해내는 일. 그럼에도 윤정훈의 작업에 주목해야할 이유는, 조형적 성과와 더불어 윤리와 환경의 가치를 보듬는 느린 도자기로서의 지속가능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