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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계 - 이원용展
 전시기간 : 2012-11-15 ▶ 2012-11-21
 참여작가 : 이원용(Lee Wonyong)
 오 프 닝   : 
 
 
『 관계 - 이원용展 』

Lee Wonyong Solo Exhibition :: Sculpture







▲ 이원용, 관계1, 24x34x20cm, 대리석, 2012






전시작가 이원용(Lee Wonyong)
전시일정 2012. 11. 15 ~ 2012. 11. 21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3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토르소에 투영된 이항성과 동시성의 ‘관계’
-작가 이원용의 근작에 관한 소론

홍경한(미술평론가)

1. 관계(關係)란 둘 이상의 사람이나 사물 혹은 어떤 현상 등이 서로 관련을 맺는 것, 또는 관련이 있음 자체를 일컫는다. 사전적 정의는 관계를 직접적인 교합뿐만 아니라 둘 이상의 사고의 대상을 어떤 지점에서 통일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경우도 서로 관계가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따라서 관계란 어느 한쪽 또는 한 방향에서의 독자성에선 성립되는 개념이 아니며, 복수 이상의 유무형적 대상에 관한 양자적 관점이 존재할 때 비로소 성립된다고 볼 수 있다. 글 서두에 관계에 대해 기술하는 이유는 작가 이원용이 바로 그 관계에 대해 천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가는 지난 2004년 대학 졸업 이후 여러 작품전에서 각기 다른 형태의 작업스타일과 재료적 차이를 드러내 왔으나 관계성이라는 화두만큼은 꾸준히 유지시켜 왔다. 각각의 소주제와 재료적 간극은 있었지만 작품 후면에 놓인 컨텍스트는 동일한 여운이 없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돌'이라는 재료로 표면화 시키고 있는 것이 현재의 조각이다. 그렇다면 여성성이나 신체의 이상미와 같은 시각적 판단이 보다 유효한 지점이라 해도 그르지 않을 오늘날 그의 토르소(torso) 작업에서 ‘관계’는 대체 어디에 놓여 있을까. 여성의 신체를 구상 표현의 주제로 삼았음에도 어째서 여기서 관계가 성립될까.



▲ 이원용, 관계7, 32x22x42cm, 대리석, 2012



▲ 이원용, 관계8, 25x20x40cm, 대리석, 2012


2. 그의 관계의 미학을 이해하려면 먼저 작가가 관계 못지않게 강조하고 있는 ‘생명성’에 관한 부분부터 짚고 가야한다. 즉, 팔 다리가 없는 토르소 형태의 조각이 지닌 특질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토르소는 목과 팔, 다리 등이 없는 동체만의 조각 작품을 말한다. 지금은 하나의 독립된 예술 표현으로 어색하지 않지만 사실 토르소는 고대 전신상을 발굴할 당시 전신상에서 머리와 사지가 파손된 불완전작품이나 또는 제작 도중 그만둔 미완성작품을 토르소로 한정지었었다. 그러던 것이 로마시대 이후 인체의 양감과 살이 붙은 모양을 집중적으로 표현하는 제재가 되어 비로소 독립된 의의를 갖게 되었으며, 그러한 전통이 오늘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원용의 생명성은 바로 이 부분, 즉 미완성과 불완전성이라는 두 뿌리에서 자란다. 주지하다시피 토르소는 본래 미완성이고, 불완전성을 띤다. 그러나 미완성은 본질적으로 완성을 어미에 두며, 완성 혹은 완정성이란 개념은 달리 보아 미완성과 불완전이라는 허물을 벗고 다시 태어남을 뜻한다. 따라서 완성은 불완전성(미완성)을 완전성(완성)으로 치환하는 것이자 이는 곧 새로운 탄생을 예고한다. 그렇기에 그의 작업에서 언급되는 ‘생명성’은 결국 토르소의 미완성성의 미래적 개념이며, 현재의 건조하고 무의미한 돌에 생명력을 불어 넣으려는 시도와 갈음된다.(넓게 보면 여성이라는 성적 정체성도 탄생과 맞닿는다.) 여기에 작가는 거의 모든 조각들을 둥글게 각인하고 있는데, 이는 지속성, 또는 완전성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도를 대리한다. 불완전성을 벗어나 완전성에 도달하기 위한 의지의 투영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과정에서 관계가 설정된다는 사실이다. 일단 완전성과 불완전성, 완성과 미완성은 그 자체만으로도 동시적이지만 관계적이다. 이미 작업의 프로세스에 관계성은 이입되고 있음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 토르소의 한 면과 동체의 일부가 접히거나 꺾이는 부분을 관계성이라 말한다. 언뜻 보기엔 단순한 작용에 불과하지만 깊게 생각해 보면 무슨 의도인지 이해할 수 있다. 일례로 접히거나 꺾인다는 건 하나에서 둘 이상으로 분화된다는 것이고, 이는 반드시 두 면의 접촉에 의해 가능하다. 이것은 분절이다. 그러나 분절은 양자적 관계, 이항성 아래 발생하며,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그가 언급한 관계는 성립된다. 다시 말해 “둘 이상의 사고의 대상을 어떤 지점에서 통일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경우 이 대상들은 서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는 관계 정의에 부합하는 셈이다. 사실 이쯤 이르면 왜 작가가 토르소라는 형식을 차용하고 있는지, 어째서 ‘생명성’을 ‘관계’의 일환으로 지정하고 있는지는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접히는 부분을 왜 유독 관계의 포인트로 보는지도 알 수 있다. 그런데 필자는 그의 작품에서 다른 한 가지를 발견한다. 바로 대개의 예술작품들이 그렇지만 작가 자신의 예술적 삶에 관한 생명성과 관계성이 투영되어야만 이러한 맥락의 작품들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 이원용, 관계9, 38x28x36cm, 대리석, 2012



▲ 이원용, 관계10, 31x32x34cm, 오석, 2012


3. 기실 작품이란 예술가의 초상이다. 예술을 위한 예술을 한다는 비판이 없는 건 아니지만 분명 예술은 자신의 언어로 쓴 회고록이자 일기이며 자서전이다. 이원용도 매한가지다. 독자적인 행동방식이 두드러지는 예술가일지라도 그 또한 삶에서 다양한 관계를 맺고 살고 그 역시 어쩔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남들처럼 작가 역시 관계로 인해 상처를 받거나 기쁨을 얻기도 한다. 다만 이원용이 느끼는 관계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연상하는 관계의 개념 보다 미적으로, 예술 분동의 실체로 다가와 있다는 것에서 차이를 갖는다. 예술가는 통상 자신의 느낌과 경험과 어떤 감응과 계기를 작업의 본질로 삼는 탓이다. 그런데 이원용의 작업은 곧이곧대로 읽혀지거나 혹자에 의해 받아들임이 쉽진 않다. 관계를 설명하면서(아니, 설명하지 않더라도)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힌트는 거의 없다. 한 구상작품의 일부가 접히거나 꺾이는 착점을 두고 관계 상징을 헤아린다는 건 제 아무리 작품을 많이 보고 눈치 빠른 이들이라도 (작가의 친절한 설명이 따르지 않는다면)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보다는 여성성이 강조되는 상징성 때문에 신체 자체에 시선과 의미를 둘 확률이 크다. 더구나 시각예술에 있어 관계성을 지정하기 위한 방식은 다양하다. 그렇기에 이원용은 향후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원활함을 위해, 효과적인 표현을 위해서라도 조형언어들을 다소 다층적 시각에서 고찰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재료적 차이에 경계 두지 않는 작가의 태도는 높이 살만하다. 브론즈, 돌, 각종 금속 등 각 재료가 지닌 특성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실험성을 통해 변화를 추구한다는 사실은 고무적일 뿐만 아니라, 발전성을 담보한다. 이에 필자의 판단으론 드러남에 따른 의중의 시그널이 제때 적시에 받쳐준다면, 의미와 관계 간 부유하는 철학적 양태(교통력)를 고려한다면 향후 이원용 작업의 조타는 확실히 다른 명징함을 지닐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예술은 궁극적으로 물질화될 수밖에 없는 필연적 구조를 지니며 그 물질은 실상 인식론을 대변한다는 측면을 상기한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