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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ture and Man - 백향기展
 전시기간 : 2012-11-29 ▶ 2012-12-05
 참여작가 : 백향기(Baik Hyangki)
 오 프 닝   : 2012-11-29 PM 5:00
 
 
『 Nature and Man - 백향기展 』

Baik Hyangki Solo Exhibition :: Painting







▲ 백향기, 자연과 인간 12-8, 38.0x50.0cm, Mixed Media, 2012






전시작가 백향기(Baik Hyangki)
전시일정 2012. 11. 29 ~ 2012. 12. 05
초대일시 2012. 11. 29 PM 5:0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30(주말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자연과 인간의 프랙탈적 표현

박명규(한국조형미술협회 이사장)

근대성(Modern)에 대한 이미지나 이해는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어 왔지만 그 근간을 이루는 것은 무엇보다도 자연으로부터 인간을 분리해 내는 일이었다. 세상만물을 인간인 주체와 인간이 인식하는 대상인 객체로 이루어지는 이분법적 세계관을 만들어 왔다. 그러나 오늘날 인간은 자연과 분리된 존재로 설명될 수 없다는 인식은 분명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즉 인간의 정체성은 자연과의 순환적이고 유기적 관계를 통해서 파악될 수 있다는 인식은 이미 상식적인 이해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인간과 자연이 하나의 합일적인 통합체로 인식하는 것은 최근에 생겨난 새로운 인식체계라 볼 수 없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과 자연이 하나의 체계 속에 통합된 세계로 인식하는 것은 인간의 오랜 역사속에 존재해 온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근대적 세계관이 이러한 인식을 전환하려는 일종의 기획으로 추진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위르겐 하버마스는 근대성을 일종의 프로젝트로 인식한다. 프로젝트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인위적으로 인식을 전환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고, 근대적 기획을 근대운동(Modern Movement)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운동이란 새마을 운동이나 바르게 살기 운동 등에서와 같이 어떤 목적을 설정하고 이를 위해 현실을 조직화하는 일을 말한다. 그러한 점에서 운동이란 전체주의적이며 인위적인 성격을 본질로 한다. 그러나 근대운동에서와 같이 인간의 인식을 조직화하여 자연과 인간을 분리해 내고, 주체와 객체로 이분화하는 일은 안위적 기획을 통하여 달성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현실의 세계는 항상 그와 무관하게 스스로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 백향기, 자연과 인간 12-16, 95.5x95.5cm, Mixed Media, 2012


백향기 작가는 오랜 기간 동안 작업의 대상으로 자연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아 왔다. 초기의 작업이 주로 꽃을 소재로 하여 꽃이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주변의 잡초와 흙, 모래, 줄기와 이파리가 모두 어우러져야 비로서 꽃이 된다는 통합성의 세계로서의 꽃을 통하여 자연의 통합성을 표현해 왔다. 작가는 이를 자연의 향(香)이라는 주제로, 자연 자체는 서로 얽혀져 있는 중첩성의 이미지 (Interwind Image)를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으로 삼아왔다. 그의 이러한 관심은 최근 대상을 넓혀 인간과 자연의 통합적 세계에 대한 표현으로 확장되어 가고 있다. 인간과 자연이 하나의 화폭에서 서로 중첩하고 관입하면서 꽃과 이파리, 줄기, 흙과 모래들이 인간의 실루엣을 형성한다. 화면속에는 인간의 인체가 스미어져 있어서 이들이 서로 관입하고 중첩하면서 인간과 자연이 통합적인 세계를 이루어 내는 이미지를 포착한다. 따라서 화면을 이루는 자연의 각 요소들은 윤곽이 뚜렷하지 않으며 경계가 모호하고 미정의된 공간들이 서로 관입하는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공간의 문제를 다루는 건축에서도 최근에는 미정성의 공간, 틈의 공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대상에 대한 인식의 변화경향들은 백향기 작가의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인식과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바닥과 벽과 천정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건축과 대지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최근의 건축적 경향을 오가닉 디자인(organic design)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인공과 자연(artificial-natural), 형상과 바탕 (figure-ground), 절대와 상황(absolute-circumstantial), 합리와 유기(rational-organic)를 이분법적으로 갈랐던 모더니즘에 대한 반론이기도 하다. 건축과 조경의 경계, 도시와 건축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의 관심이 되고 있는 통섭(統攝, Consilience)의 문제와 직결된다. 이러한 인식은 그의 작품에서는 다양한 질료들의 혼합과 표현방법으로 나타난다. 단순히 캔버스에 페인팅하는 것이 아니라 문지르고 번지고 흘리고 덧칠하는 등의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백향기 작가의 작업에서 자연의 이미지들은 형체의 분절과 파편화된 빛으로 재구성된다. 그 이미지들은 빛이 만들어 내는 기하적 형태들과 분절된 색면을 통해 반구상(半具象)의 형태로 이전한다. 이들은 혼합된 재료에 물감을 흘리거나 부어서 만드는 드리핑 기법을 통해 다양한 질감을 갖는 유동적 이미지로 재구성된다. 이 과정을 통해 우연적이며 혼재된 조형 요소들은 반복과 중첩이 이루어지면서 느낌에 따라 사람이 되기도 하고, 꽃이 되기도 하며, 새나 나무가 되기도 한다. 이는 일종의 프랙탈(fractal)이라 할 수 있다. 부분에 전체가 들어있고, 전체가 부분의 동치적 확장이 그의 그림에서 확연하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 백향기, 자연과 인간 12-20, 182.0x72.7cm, Mixed Media, 2012



▲ 백향기, 자연과 인간 12-23, 391.0x162.0cm, Mixed Media, 2012


자연과 인간의 중첩적인 이미지는 그러한 점에서 도가적인 무위자연의 이미지와는 다른 것이다. 이는 인간이 자연과 통합적인 인식으로 조명되어야 비로소 실존할 수 있으며, 이는 총체성의 회복을 의미한다. 그의 작업을 통하여 단순히 꽃이 반구상화하는 표현상의 문제 뿐 아니라 그 속에 담겨있는 총체성의 회복이라는 지속적인 탐구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일시적인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를 자신의 화두로 삼고 있기 때문이며 자신을 찾아가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