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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제성展
 전시기간 : 2014-03-20 ▶ 2014-04-02
 참여작가 : 황제성(Hwang Jeasung 黃濟性)
 오 프 닝   : 2014-03-20 AM 11:00
 
 
『 황제성展 』

Hwang Jeasung Solo Exhibition :: Painting







▲ 황제성, 순환의 바람으로부터, Oil on Canvas, 127x130cm, 2013






전시작가 황제성(Hwang Jeasung 黃濟性)
전시일정 2014. 03. 20 ~ 2014. 04. 02
초대일시 2014. 03. 20 AM 11:0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순환의 생명, 삶의 가치를 위한 궁극의 지향점

황선형(모리스갤러리, 아트허브 대표)

황제성은 2000년 이후 줄곧 ‘순환의 생명’에 대하여 이야기해 왔다. 그는 2007년 작가노트에서 “순환하는 생명의 기운을 거스를 수 없는 자연법칙을 어떻게 만나고 체화될 수 있는가?” 에 대한 의문을 제시 하면서 그에 대한 해답으로 자연계의 모든 사물을 지배하는 원인과 결과의 필연적 법칙인 자연율(自然律)을 작품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면서, “결국 범우주관적 사고를 집약해온 동양의 철학 혹은 정신세계와 만나게 되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구현 방법으로 “한 화면에 생명성을 암시하는 이미지나 시간성이 함축된 형상을 가장 절제된 형태로 표현하려고 한다” 라고 진술했다. 그 후 작가는 다시 2009년의 작가노트에서 “십여 년 동안 ‘순환’ 이라는 명제를 통해 작업해 오면서 과거가 오늘에, 오늘이 내일에 미치는” 카르마(Karma, 업, 業)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 동안 ‘순환의 바람으로부터’ 시리즈를 통해 이야기 한 “몸과 통하는 예술, 정신으로 나누는 소통, 마음으로 접하는 그림들…” 을 ‘카르마’라 단언(斷言)한다.



▲ 황제성, 순환의 바람으로부터, Oil on Canvas, 72.7x60.6cm, 2013



▲ 황제성, 순환의 바람으로부터, Oil on Canvas, 90x45cm, 2013


업(業)의 산스크리트어인 카르마는 행위(行爲)를 뜻하는데, 이는 몸(身), 입(口), 생각(意)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를 삼업(三業)이라 한다. 이 세 가지의 신체적 행위, 언어적 행위, 사고적 행위는 이 생이 아니면 다음 생에서라도 반드시 선악의 결과를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고 믿는데, 이것은 인과응보(因果應報), 자업자득(自業自得), 연기(緣起), 윤회(輪廻) 같은 사상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또한 업은 형성되는 과정이 내재적(內在的)인 동시에 순환적(循環的)이다. 누군가 행한 어떤 행위들의 결과는 의식ㆍ무의식적으로 내면화되고, 개개인의 성향이나 에너지 형태로 심연(深淵)의 무의식에 축적된다. 이렇게 내재된 성향이나 에너지는 적절한 조건과 환경이 조성(造成)될 때 다시 행위로 드러나게 되고, 이렇게 행위로 드러난 업은 조금 더 강화된 형태로 다시 내재화되어 무한 반복되는 순환적 구조로 되어 있다.

윤회사상에서는 중생은 죽은 뒤 그 업에 따라 또 다른 세계에 태어난다는 것을 천명하면서 육도윤회(六道輪廻)를 반복한다고 여긴다. 이는 생명이 있는 만물은 업에 따라 여섯 가지의 서로 다른 세상에 번갈아 가며 생과 사를 반복한다는 것인데, 첫째는 가장 고통이 심하다는 지옥도(地獄道)다. 지옥에 태어난 이들은 극심한 육체적ㆍ정신적 고통을 받는다. 둘째는 재물에 인색하거나 음식에 욕심이 많거나 남을 시기ㆍ질투하는 자가 죽어서 가게 된다는 곳으로 굶주림의 고통을 심하게 받는다는 아귀도(餓鬼道)다. 셋째는 괴로움이 많고 즐거움이 적은 온갖 동물들의 세계인 축생도(畜生道)다. 넷째는 인간과 축생의 중간에 위치한 세계로 늘 싸움만을 일삼는 아수라들의 세계인 아수라도(阿修羅道)다. 다섯째는 인간이 사는 인도(人道)이고, 여섯째는 신(神)들의 세계라 불리는 천도(天道)다. 즉, 인간은 현세(現世)에서 쌓은 업에 따라 사후에 다시 여섯 세계 중의 한 곳에서 내세(來世)를 누리며, 다시 그 내세에 사는 동안 저지른 업에 따라 또 그 다음 세상에 태어나는 윤회를 거듭하는 것이다.



▲ 황제성, 순환의 바람으로부터, Oil on Canvas, 116.8x91cm, 2013



▲ 황제성, 순환의 바람으로부터, Oil on Canvas, 130.3x97cm, 2014


윤회는 윤리나 도덕적인 측면을 중요시 여긴다. 특히, 권선징악(勸善懲惡)과 해탈(解脫)의 차원에서 더욱 강조된다. 윤회한다는 것은 결국 고통이 수반되는 것이므로 윤회에서 영원히 벗어나기 위한 열반(涅槃)이나 극락왕생(極樂往生)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다. 반면, 윤회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해탈과 열반과는 다른 방법을 제시한 이도 있었다. 11세기 페르시아의 철학자이자 시인이었던 오마르 하이얌(Omar Khayyam, 1048-1123)은 자신이 지은 루바이야트(Rubaiyat, 4행 시집)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우리 모두 오고 가는 이 세상은 / 시작도 끝도 본시 없는 법 / 묻는들 그 누가 대답 할 수 있으리오 /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를…” // “어디서 왔는가, 어디로 가나? / 부질없는 것일랑 묻지 말게나 / 한잔, 또 한잔 금단의 술 / 덧없는 인생을 잊게 해주리”. 이는 분명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에서 영원히 벗어나기 위한 방법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태초에 아무것도 없는 빅뱅 이전의 무(無)의 세계를 꿈꾸는 허무주의 숙명론적 우주관을 바탕으로 삶에 대한 깊은 체념이나 현세주의적인 철학을 담고 있는 것이다.

동양철학에 심취한 황제성에게 ‘순환’ 이라는 개념은 작품 제작에 있어서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15여 년간 줄곧 일관되게 ‘순환’이라는 개념의 고찰과 현상에 대한 탐구를 심화시키고 있으며, 그에 대한 표현 방식들로 ‘우주 만물의 생성과 소멸’, ‘시간과 공간’, ‘긴장과 이완’, ‘찰나와 영겁’, ‘결합과 해체’, ‘정(靜)과 동(動)’, ‘빛과 어두움’, ‘함축된 형상과 절제된 표현’, ‘의식과 무의식’ 같은 연관성 있거나 또는 상반된 의미의 배치를 통해 긴장감 높은 극적인 작품을 구현해 왔다. 대다수 작가들은 연륜이 쌓여가며 거듭되는 작품 제작 과정에서 얼마간의 변화를 겪기 마련인데 통상적으로 구상작품으로 시작하여 반추상과 추상으로, 화려한 컬러에서 중간톤의 색채와 단색조의 표현으로 전이(轉移)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황제성의 경우 2000년도부터 시작된 ‘순환의 바람으로부터’ 시리즈를 놓고 볼 때 반추상에서 구상으로, 원색이 배제된 중간톤의 색채에서 원색에 가까운 화려한 색채로 변모(變貌)되어 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대다수 작가들의 작품 제작 과정과는 반대 현상인데, 이러한 연유는 순환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생성과 소멸’의 특징적 표현에 기인(起因)한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생명이 잉태되기 전의 원시적인 상태의 표현에 있어서는 중간톤의 반추상 표현이 적합하다고 보여지는 반면, 생명의 묘사 방식에 있어서는 화려한 색채의 구상적 표현이 적합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최근의 작품들에서 보여지는 뚜렷한 형상과 명징(明澄)하고 화려한 색채는 ‘순환의 생명’에 대한 주제 의식을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로 대하고 있는 작가의 심상을 대변(代辯) 해 주는 것이다.



▲ 황제성, 순환의 바람으로부터, Oil on Canvas, 162.2x112cm, 2014



▲ 황제성, 한가득 품다, Oil on Canvas, 90x45cm, 2013


최근 황제성의 작품은 몇 가지 측면에서 이전의 작품들과 점차적으로 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간의 의미를 표현하기 위한 화면의 이분법적(二分法的) 분할은 인위적 분할이 아니 통합된 구도로, 순환을 상징하는 다양한 소재들의 배치는 대칭적 나열 방식에서 벗어나 신화적 상상력이 가미된 초현실적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재구성하여 풀어내고 있다. 결국 이런 변화들은 이질적인 요소들이 하나의 화면에서 서로 경계 없이 유기적으로 조화롭게 어울리면서 황제성 특유의 간결하고 세련된 이미지들을 만들어내는 근간(根幹)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도 진행형인 황제성의 ‘순환의 바람으로부터’ 시리즈는 그 동안 긴 여정을 지나오면서 미술계를 비롯하여 각계각층으로부터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 현대미술의 다양한 시류(時流) 속에서 황제성 회화만의 독특한 화법과 형식을 획득했으며, 대중과는 진솔한 소통과 교감을 이루어냈다. 앞으로 ‘순환의 바람으로부터’ 시리즈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더욱더 기대되고 궁금해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결국, 황제성이 이야기 하는 ‘순환의 생명’은 삶의 가치를 위한 궁극(窮極)의 지향점(指向點)이 될 것이다. 계속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