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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만展
 전시기간 : 2014-05-22 ▶ 2014-06-04
 참여작가 : 문수만(Moon Sooman 文水萬)
 오 프 닝   : 2014-05-22 AM 11:00
 
 
 
『 문수만展 』

Moon Sooman Solo Exhibition :: Painting









▲ 문수만, 胡蝶之夢 Celadon Butterfly-11, Ø109cm, Oil & Acrylic on Canvas







전시작가 문수만(Moon Sooman 文水萬)
전시일정 2014. 05. 22 ~ 2014. 06. 04
초대일시 2014. 05. 22 AM 11:0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30(주말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52-867-7009
www.arthub.co.kr







청자손으로 빚어낸 천년의 나비

황선형(모리스갤러리, 아트허브 대표)

나비작가로 알려진 문수만의 작품을 처음 대할 때의 경이로움과 당혹스러움은 착시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정교하게 묘사된 작품에서 기인한다. 트롱프뢰유(tromp-l’oeil, 눈속임 기법) 기법처럼 보이는 문수만의 작품은 언뜻 봐서는 사진 같기도 하고 박제된 나비표본 같기도 하며, 때로는 금방이라도 사뿐하게 날아 오를 듯 한 살아있는 나비 같기도 하다. 문수만의 작품은 보통의 회화 작품을 감상하듯 대해서는 붓으로 그려진 작품으로 잘 인지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제아무리 작품을 세심하게 관찰한다 하더라도 그 역시 또한 마찬가지이고, 궁금증과 혼란스러움만 가중 시킬 뿐이다. 결국 돋보기를 들이대어 세심하게 관찰하고 설명을 듣고 나서야 온전히 화가가 한땀 한땀 붓으로 그려진 작품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문수만이 나비 작품을 통해 도달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단지 세밀한 묘사를 통한 사실적 재현과 환영(幻影)효과의 추구에만 그치지 않는 것만은 자명(自明)하다. 그것은 다름아닌 작가의 자유의지의 발현(發現)과 비움과 채움, 현실과 비현실, 허구와 실존의 경계를 넘나들며 우리에게 경이로운 예술의 경지를 추경험(追經驗) 하도록 유도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하겠다.




▲ 문수만, 胡蝶之夢 Celadon Butterfly-1, Ø48cm, Oil & Acrylic on Canvas




▲ 문수만, 胡蝶之夢 Celadon Butterfly-2, Ø60cm, Oil & Acrylic on Canvas




▲ 문수만, 胡蝶之夢 Celadon Butterfly-6, Ø84cm, Oil & Acrylic on Canvas



문수만은 2009년 ‘박제된 자유’ 전시를 시점으로 줄곧 나비 연작에 천착(穿鑿)해 오고 있고, 이번 모리스갤러리 전시 또한 나비 작품의 연장선상에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간의 전시를 간단하게나마 정리하고 이해해 볼 필요가 있다. 1) 2009년 4월(박제된 자유, 인사아트센터, 서울) - 자유의지의 발현을 통한 작가적 정체성의 확립과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의 사실성과 여백의 형상미가 조화를 이룬 문수만 고유의 조형언어를 제시하였으며 2) 2009년 9월(나비 Le Papillon, 모리스갤러리, 대전) - 이전 전시의 ‘박제된 자유’의 구속으로부터 탈피와 무리 지어 자유롭게 춤추는 나비의 조형적 배치를 통해 역동성과 자유로움을 획득하였으며 3) 2010년 4월(갤러리 이즈, 서울) - 정교하게 묘사된 아날로그 나비 작품을 디지털 소스로 변환하여 사진과 회화 매체간의 혼용(混用)을 통한 신개념의 디지로그(Digilog) 장르를 새롭게 선보였으며 4) 2011년 4월(The Butterfly, 가나아트 스페이스, 서울) - 한지나 대리석, 모시 같은 다양한 배경의 구현을 통해 작품의 조형적 다양성과 완성도 높은 작품을 실현하였으며, 향후 작업의 새로운 전개 방향과 지향점을 제시함과 아울러 치열하게 달려온 나비 연작 1막의 대단원을 완결 지었다.

그렇다면 이번 전시가 그간 4번의 나비 연작 전시와는 어떻게 다른가? 그 답은 작가노트를 통해 알 수 있다. < 청자와 나비 > 소설가는 원고지 위에서 상상의 나래를 펴듯 / 화가는 캔버스 위에서 상상의 나래를 편다. // 나는 천년 전 청자를 빚는 도공이었다. / 나비로 환생하여 청자 주위를 맴돌곤 한다. // 나비였던 사람들은 몸에 나비를 문신하고, / 나비는 날개에 자기 이름을 문신한다. /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환생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작가는 이전의 나비 연작 1막에서 나비란 매개를 통해 구속되어 있는 자신의 처지를 자유의지의 발현을 통해 극복함으로써 나비 연작 2막을 여는 이번 전시에서 도공에서 나비로의 환생이라는 내러티브(Narrative)를 제시하였다. 문수만은 얼마 전 일련의 긴 작업 과정을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SNS에 공개한 적이 있다. 그것은 작업 과정의 궁금증을 풀어 주기 위함도 있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작품의 궁극적인 목적이 기술적인 구현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밝히기 위함이었다. 그 동영상을 본 많은 사람들은 복잡하고 치밀한 공정의 반복과 다양한 기술적 구현, 그리고 놀라운 집중력에 감탄을 자아 냈으며, 시인 오선장(이계향 李桂香)은 다음과 같은 시를 헌사(獻辭) 하기도 하였다. < 도공의 날개 > 천년 시간 너머 / 나비 된 / 도공 // 푸르디 푸른 청자빛 / 잊지 못해 / 서성이며 // 나비 날개 새길 / 도공의 혼 / 추억 되어 날고 // 이름모를 사랑 / 잊으려 / 춤 추면 // 도공의 날개 / 천년비색 되어 / 나르네. /// < 청자 손 > 빚어질 도자기 / 물과 / 불과 흙 // 빚어질 도공 / 혼과 / 넋과 / 꿈 // 푸른푸른 빛 / 가슴에 담고 담아 / 낸 / 슬픔처럼 // 가난한 마음 / 영혼이 빚은 눈물어린 / 사랑 / 배어 // 청자 손 / 빛으로 / 춤 / 추는가. /

문수만의 이번 모리스갤러리의 전시 작품의 특징은 작가노트에서 밝힌 도공과 나비의 환생이라는 내러티브의 설정과 함께 작품 구현 방식의 독창적인 기술적 구현이라는 두 가지 축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원형 캔버스에 천 년 전 고려의 상감청자 기법을 드라마틱하게 재현 했다는 것이다. 문수만은 자신이 추구하는 작품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그 어떠한 수고나 기술적 한계의 극복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과학자가 새로운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수 많은 실험과 연구를 반복하는 행위와도 같은데, 상감청자 기법을 캔버스에 구현하기 위해 컴퓨터의 일러스트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전통적인 청자의 상감 문양을 응용하여 현대적 감각으로 재현한 후, 플로터로 통해 투명 필름을 재단된 상태로 출력하여 캔버스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회화적 상감기법을 구현했다는 점과 도자기 표면의 크랙(Crack)과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 수 많은 재료의 반복 실험을 통해 회화적 도자기를 빚은 것을 들 수 있다.

문수만의 작품은 이런 유니크하고 독창적인 기술적 방법과 함께 복잡한 작업 과정을 거쳐 태어난다.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업 과정을 간단하게 기술해 보면 1) 일러스트 프로그램을 이용해 작품에 쓰일 상감 문양을 만들어낸다. 디지털 작업이긴 하지만 수 많은 노고와 시간의 투자로 얻어지는 결과물이고 작품마다 고유의 문양을 적용하므로 작품 수만큼의 문양을 생성해야 한다. 보통 하나의 문양을 얻기 위해서는 꼬박 한달 정도의 작업 시간이 소요된다. 2) 캔버스에 밑 다지기 작업을 수행한다. 붓으로 젯소를 칠하고 마르기를 수십 차례 반복하며 사포로 표면을 갈아내어 최적의 상태에 이를 때까지 계속 반복한다. 3) 플로터로 출력한 투명필름을 밑 다지기 한 원형 캔버스에 부착한다. 4) 부착된 필름 위에 다시 엷은 청자색 물감을 바르고 말리기를 수십 차례 반복한다. 5) 부착된 필름에서 재단된 곳을 따라가며 문양을 제외한 여백으로 남길 부분의 필름을 떼어낸다. 6) 다시 이 위에 엷은 청자색 물감을 바르고 말리기를 수십 차례 반복하며 사포로 표면을 균일하게 갈아내어 고려청자의 상감기법을 구현한다. 7) 작품의 적당한 위치에 나비와 나비의 그림자를 한올 붓으로 점을 찍어가며 극사실적 기법으로 그려 나간다. 8) 마지막으로 도자기의 크랙과 같은 효과를 표현하기 위한 바니쉬를 칠하는 것으로 한 작품의 작업 사이클이 완성된다. 정말 복잡하고 고도의 집중력과 인내를 요구하는 작업 과정임이 틀림 없다. 그러나 정작 작가는 이런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정신적 고통의 감수를 마다하지 않는다.




▲ 문수만, 胡蝶之夢 Celadon Butterfly-8, Ø93cm, Oil & Acrylic on Canvas




▲ 문수만, 胡蝶之夢 Celadon Butterfly-12, Ø109cm, Oil & Acrylic on Canvas




▲ 문수만, 胡蝶之夢 La Marche-15, 240x102cm, Oil & Acrylic on Canvas



그렇다면 이런 지난(至難)한 수 많은 과정을 통해 문수만이 추구하는 예술의 궁극적 목적은 과연 무엇일까?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것은 ‘자유의지에 의한 자아 실존의 확인과 최고 경지의 작업 완성도를 통한 문수만 고유의 조형언어의 완성’이라고 정의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나비 연작의 2막을 시작하는 서막이 열렸다. 이번 전시에는 ‘도공과 나비 환생’이라는 내러티브 설정의 상감기법 작품 외에 고구려 벽화인 ‘안악 3호분의 고구려 행렬도’를 오랜 시간에 걸쳐 디지털로 복원한 대작도 함께 선보인다. 문수만은 그간 치열했던 1막의 여정을 통해 작가적 역량을 극대화 시켰으며 또한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이제 다시 시작된 나비 연작 2막은 작가로써 또다시 새로운 도전과 수 많은 역경에 직면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는 작가에게 닥쳐올 역경에 대해서는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그것은 얼마 전 써 놓은 작가노트가 그 답을 말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호흡마저도 허락되지 않는 붓 길을 나비 따라 가노라면 어느새 붓끝 오라기 하나와 시선만 남고 중간의 육신은 사라진다. 뒤늦게 운명처럼 찾아온 미술, 이젠 나의 전부가 되었다. 유행처럼 뒤따르는 쉬운 길은 가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