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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F 2012 -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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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호의 도판화展
 전시기간 : 2015-04-30 ▶ 2015-05-06
 참여작가 : 임성호(Lim Seongho 林成浩)
 오 프 닝   : 2015-04-30 PM 6:00
 


『 임성호의 도판화展 』

Lim Seongho Solo Exhibition :: Ceramic











▲ 임성호, 도판5, 420x530mm, 점토








전시작가 임성호(Lim Seongho 林成浩)
전시일정 2015. 04. 30 ~ 2015. 05. 06
초대일시 2015. 04. 30 PM 6:0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풍경으로 피어난 임성호의 도판화
- 임성호의 도판화 작업에 대한 단상

황선형(모리스갤러리, 아트허브 대표)


임성호의 작업실은 계룡산 북쪽에 둥지를 틀고 있는 계룡산도자예술촌(이하 도예촌)에 있다. 풍광 좋기로는 따라올 곳이 없고 도예 작업을 하기에도 최적의 장소이다. 도예촌이 있는 공주시 반포면은 조선시대 철화분청(鐵畵粉靑)의 발원지로 아직도 조선시대 분청의 깨진 파편들을 쉽게 주울 수 있는 곳이다. 25여년전 대전과 그 인근서 작품 활동하는 도예가들이 의기투합하여 조선의 철화분청 연구와 계승을 위해 사비를 털어 계룡산 일대(一帶)의 요지에 도예촌을 조성하였다. 이런 특별한 예술적 지향점을 가지고 작가들이 자발적으로 결성돼 창작촌을 조성하고 또 현재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작품 활동에 매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그 사례를 찾아 보기도 쉽지 않다. 물론 그 동안 이런저런 어려운 상황들이 많았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도예촌이 그런대로 잘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이해관계로 얽히고 설켜있는 이익집단과는 달리 작업에 대한 공통된 지향점을 추구하는 순수한 작가정신이 주된 요인일 것이다. 이런 내력(來歷) 때문에 필자는 도예촌이 조성될 때부터 그 곳을 자주 드나들며 작가들과 교류하게 되었다. 임성호 작가는 그렇게 알게 된 작가 중 한 명이었다. 건장한 체격에 약간은 터프해 보이는 반면 대화를 나눠보면 대단히 섬세하고 뛰어난 감각의 소유자임을 알 수 있다. 작품 이외의 주제에는 별반 관심이 없어 보이는데, 일단 작품에 대한 이야기로 주제가 전환되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작품과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열혈(熱血) 작가이기도 하다.







▲ 임성호, 도판1, 550x350mm, 점토








▲ 임성호, 도판6, 500x610mm, 점토








▲ 임성호, 도판10, 800x220mm, 점토








▲ 임성호, 도판32, 550x350mm, 점토




그 후 필자는 2008년부터 갤러리를 운영하게 되었고 임성호 작가와는 2012년 처음으로 전시를 같이 하게 되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라는 타이틀의 복합장르를 아우르는 기획전이었는데 임성호는 그 전시에서 도판 작품을 출품했었다. 흙으로 판을 성형하여 그 위에 색을 섞은 안료로 그림을 그리고 900도의 낮은 온도에서 녹는 프리트(Frit) 유약을 발라 꺼먹이 소성 방식으로 완성한 임성호의 도판 작품은 묘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꺼먹이 소성으로 생긴 자연스런 크랙(Crack)과 그 사이사이에 감칠맛 나게 베어 들어간 탄소의 검은 입자는 자칫 밋밋해지기 쉬운 도판의 단점을 보완해 주면서 흙과 그림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독특한 도판화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렇게 시작된 임성호 작가와의 만남은 그 후 몇 번의 개인전과 아트페어를 통해 다시 이루어졌고 그때마다 새롭고 참신한 작품들로 애호가는 물론 기획자의 입장에서도 아주 만족스런 전시를 가질 수 있었다. 그렇다면 임성호 작품의 어떤 점이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마음을 사로 잡았던 것일까? 작가노트에서 그 답을 어느 정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작가노트 | 나의 작업은 오래 전부터 서정적 감성을 흙에 표출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무위자연주의와 해학적 사상에 기반을 두고 전통적 도자기초에 재료의 표현기법, 현대적인 새로운 발상을 접목시켜 자연에 대한 나만의 이야기를 표현해가고 있다. 소재로는 그림이나 장식에 나타나는 새, 나무, 꽃, 버들잎, 호랑이, 여우, 물고기 등이 있다. 이처럼 나의 작업은 가장 가까운 계룡산 주변의 소재를 선택하여 자연의 또 다른 의미를 평면화하고 입체화하여 단순하고 추상적인 구성으로 조형적 아름다움을 찾고자 한 것이다.

재료공학으로 학위를 받은 작가답게 임성호는 다양한 재료의 변용에 대한 실험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데이터를 자신만의 고유 스타일로 창출해 낼 수 있도록 최적화하여 작품에 적용시킨다. 오랫동안 해온 분청 작업에서는 해학성(諧謔性)을 차용하고 거기에 최적화된 데이터의 재료적 특성을 더한 후 현대적 기법으로 마무리 하면서 임성호 고유의 세련된 도판화는 완성된다. 작품 전개 방식에 있어서 임성호는 만담꾼과 같은 또 다른 재능을 발휘하기도 한다. 작가노트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작가는 작업실이 있는 계룡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와 꽃, 나무와 같은 도상들과 분청에서 해학적으로 자주 표현되는 호랑이와 물고기들을 등장시켜 흥미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변주(變奏)한다. 또한 임성호는 흙을 오래 만진 도예가임에도 불구하고 회화작가 못지 않게 색에 대한 뛰어난 감각을 소유하고 있다. 무채색(無彩色)인 검은색과 흰색 외에 빨강, 파랑, 연두, 주황 노랑과 같은 5가지 정도의 색만을 가지고도 변화무쌍한 인상적인 장면들을 표현해내고 있다. 임성호가 사용하는 극도로 단순화된 도상들은 자칫하면 힘이 빠지고 존재감을 상실할 수도 있는데 임성호는 보색대비(補色對比)를 통한 극적인 색의 조합으로 단순하면서도 명쾌하게 대상을 표현함으로써 감상자로 하여금 충분히 공감하고 즐거움을 느끼게끔 공감의 미학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 임성호, 도판14, 750x460mm, 점토








▲ 임성호, 도판19, 890x460mm, 점토








▲ 임성호, 도판20, 495x930mm, 점토








▲ 임성호, 도판21, 1310x390mm, 점토




이번 모리스갤러리 초대전에 출품되는 임성호의 도판화는 고제(古製)와 결합된 작품들이다. 인터뷰를 위해 작업실을 방문하면서 사실은 기대반 우려반의 마음이었다. 과연 단순하고 제한된 크기의 도판으로 전시를 재미있게 연출 할 수 있는 다양성의 확보는 물론 예술성까지 담보(擔保) 하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그러나 작업실에 들어서는 순간 그것은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았음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어디서 그렇게 멋스러운 고제를 구해다가 깎고 다듬고 칠해서 도판과 절묘한 앙상블을 만들어 냈는지 과연 그 동안 보아온 임성호의 뛰어난 감각으로 다져진 내공과 순발력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또한 고제와 도판이 결합된 작품을 보면서 작가가 왜 고제를 선택했는지 그 의도를 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 임성호는 그간 몇 번의 전시에서 스토리 전개 방식의 연출에 대한 효과적인 방법과 가능성에 대해 시도해 왔다. 그러나 그 시도는 조금 부자연스러웠고 2% 부족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임성호가 표현하고자 하는 핵심은 어떤 사건의 찰나를 포착하여 주체와 주변의 관계에 대한 상황극을 연출하는 것이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도판화의 특성상 여러 작품들이 하나의 매개체 안에서 조화롭게 배치되거나 연출되어야 하는 필요충분조건이 충족되어야 했다. 그러나 그 매개체는 마땅치 못했고, 결국 별다른 매개체 없이 제한된 조건하에서 작품을 연출하다 보니 감상자에게 작품의 취지와 의도를 충분히 전달하기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임성호는 그런 부족한 부분들에 대한 고민을 고제를 선택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제를 통해 하나의 스토리를 담아낼 수 있는 프레임을 설정함으로써 그 프레임 안에 찰나의 사건을 포착한 스토리를 온전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고제는 단순히 도판을 장식하고 보조하는 장치가 아니라 작가의 의도를 명확하게 연출하기 위한 절대적 매개체며 ‘신의 한 수’ 인 것이다. 게다가 아름다움과 고풍스러움까지 덤으로 안겨주니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사람이 /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 차를 마시거나 앉아 있거나 / 잡담으로 시간에 이스트를 넣거나 / 그 어떤 때거나 //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 그게 저 혼자 피는 풍경인지 내가 그리는 풍경인지 / 그건 잘 모르겠지만 /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 행복한 때는 없다. - 정현종







▲ 임성호, 도판22, Ø235xT30mm, 점토








▲ 임성호, 도판24, Ø235xT35mm, 점토








▲ 임성호, 도판28, 240x250mm, 점토




위의 시는 정현종 시인의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라는 시의 전문이다.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시라는데 그 연유를 살펴보니 작가노트에서 말한 꾸밈 없이 자연의 순리에 따른다는 ‘무위자연주의’와 닮아 있다. 우리는 주로 산이나 강, 바다 따위를 보면서 풍경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인데 사람이 풍경으로 태어난다는(결국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는) 발상 자체가 신선하고 아름답다. 또한 “가시나무’ 노래로 유명한 그룹 ‘시인과 촌장’의 노래 중에 <풍경> 이라는 곡이 있다. ‘세상 풍경 중에서 / 제일 아름다운 풍경 / 모든 것들이 /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 이라는 노래인데 모든 것들이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모습이 제일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이 곡 또한 무위자연주의를 노래하고 있다. 이렇듯 예술가들은 시와 노래와 작품을 통해 자기만의 방식으로 ‘풍경’을 이야기하고 있다. 세상 만물을 욕심 없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되돌리고 동참하자는 그런 의미일 것이다. 결국 임성호가 ‘도판화’ 작업을 통해 이야기 하려는 궁극의 지향점은 거대 담론이나 첨예한 정치적 이슈가 아닌 순수한 자연의 아름다움 그 자체일 것이다. 도예촌의 아름다운 풍광은 작가의 작업실로는 최적의 입지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 순수한 자연의 품 속에서 잉태되는 임성호의 작품 또한 꾸밈 없이 맑고 투명하다. 앞으로 나날이 임성호의 작품이 광채를 발할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지금쯤 그곳에는 봄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