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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연展
 전시기간 : 2015. 10. 15 ~ 2015. 10. 21
 참여작가 : 김대연(Kim Daeyeon)
 오 프 닝   : 2015. 10. 15 AM 10:30
 

 

『 김대연展 』

Kim Daeyeon Solo Exhibition :: Painting












▲ 김대연, Grapes, 53x41cm, Oil on Canvas, 2015









전시작가 김대연(Kim Daeyeon)
전시일정 2015. 10. 15 ~ 2015. 10. 21
초대일시 2015. 10. 15 AM 10:3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극단의 경지로 끌어 올린 김대연 회화의 경이로움
- 김대연의 극사실 회화에 대한 고찰(考察)

황선형(모리스갤러리, 아트허브 대표)


포도 작가로 유명한 김대연의 극사실(極寫實) 포도 그림은 사진이 갖는 표현의 정교함을 뛰어 넘는 사실적 재현으로 실재와 환영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작품이다. 회화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극단의 경지까지 끌어올린 김대연의 포도 작품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슬을 머금고 역광(逆光)에 비춰진 촉촉한 포도 알갱이는 영롱하고 투명하면서 맑다. 빛의 애무를 받은 포도 알갱이는 형형색색을 띠고 있으며, 포도 표면을 덮고 있는 하얀 당분(糖分)은 더욱 실감나게 포도를 표현해줄 뿐만 아니라 신비감마저 들게 한다. 수많은 포도 알갱이들은 군집을 이뤄 포도 송이로 표현되고, 포도 송이들은 여백 없이 캔버스를 가득 채우고 있다. 김대연의 포도 그림은 과연 신의 과일이라 불릴만한 아우라(Aura)를 보여주고 있다. 눈속임 기법을 의도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김대연의 포도는 현실의 포도를 뛰어 넘는 것이 사실이다.







▲ 김대연, Grapes, 35x30.3cm, Oil on Canvas, 2015








▲ 김대연, Grapes, 35x30.3cm, Oil on Canvas, 2015








▲ 김대연, Grapes, 50x50cm, Oil on Canvas, 2015








▲ 김대연, Grapes, 53x45.5cm, Oil on Canvas, 2015




2007년경까지 풍경화 작업을 주로 해오던 김대연은 그 이후 과일을 소재로 정물 작업을 간간이 병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여러 과일 중 하나인 포도로부터 작업에 대한 동기를 부여 받게 된다. 포도가 지니고 있는 조형성과 빛에 의한 알갱이의 표현이 자신이 생각하던 회화적 발언의 지향점이 될 것이란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포도 작업은 벌써 10여 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이렇게까지 오랜 시간 작업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또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포도 작업에 매달릴지 정해 놓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포도 작업이 주는 끊임없는 매력으로부터 기인(起因)한다. 이전의 풍경 작업은 근경, 중경, 원경 세 가지 원근법만으로도 작품의 표현이 가능했던 것과는 달리, 포도 작업은 초점을 맞춘 선명한 부분으로부터 그 외의 주변부는 초점의 거리에 따라 선명도가 달라지는 아웃포커싱 원리를 적용함에 따라 알갱이 하나하나마다 각각의 원근법을 적용해야 한다. 이로 인해 작품은 보다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몽환적인 느낌마저 든다. 결국 이런 특징들은 김대연의 포도 작업이 단지 시간의 공력에 의한 반복만으로 비슷한 작품들을 양산해 내는 것이 아니라, 포도 송이 하나하나마다 갖고 있는 모양새와 알갱이의 배열에 따른 창의적 작업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김대연이 구사하는 극사실 계열의 작품들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대중들로부터 각광 받기 시작했으며, 미술계에서도 주류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극사실 회화가 출현한 1970년대의 미술사에서는 주류에 편입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서구의 미술을 모방하는 유행쯤으로 폄하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극사실 기법이 한국 미술계에 출현한 배경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격동의 1970년대의 한국 미술계의 흐름을 살펴보아야 한다. 1970년대는 그 이전의 엥포르멜(Informel)에 대한 대안으로 출현한 단색화(單色化) 작업과 군부독재에 대한 저항으로 출현한 민중미술이 태동한 시기이며, 또한 그 틈바구니에서 극사실 회화도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극사실 회화는 단색화와 민중미술의 확장세에 밀려 미술사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 이유는 민족주의 정서와 크게 무관하지 않다. 단색화는 한국의 역사와 뿌리에 전통을 둔 고유의 정신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자연과 동화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문인화의 전통을 계승하는 연장선상에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민중미술은 역사와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바탕으로 목판화, 걸개그림과 같은 민중과 밀착된 작품들을 통해 한국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였다. 그러나 극사실 회화는 외양상 1960년대 미국서 출현한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을 모방하는 아류 정도로 인식되면서 몇몇 동인이 활동하는 정도에서 명맥이 겨우 유지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 김대연, Grapes, 65.2x45.5cm, Oil on Canvas, 2015








▲ 김대연, Grapes, 100x55cm, Oil on Canvas, 2015








▲ 김대연, Grapes, 145.5x80cm, Oil on Canvas, 2015








▲ 김대연, Apricots, 45.5x41cm, Oil on Canvas, 2013




그러나 새로운 밀레니엄인 2000년대 들어서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경제 성장으로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서 대중들이 문화ㆍ예술 전반에 관심을 가졌으며, 아파트와 같은 서구식 주거 형태가 일반화 되면서 밝고 화사한 작품들을 소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면서 몇몇 동인의 미비한 활동으로 명맥을 유지하며 자칫 역사의 뒤안길로 자취를 감출 것 같았던 위기의 극사실 회화는 극적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작품의 소재는 이전의 1970년대 1세대 선배들의 ‘도시화’로 요약되는 소재에서 2000년대 주류를 이루는 2세대 젊은 작가들은 과일, 음식, 신체, 초상, 유리잔, 인형, 풍경, 디지털 이미지와 같이 대중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소재들로 전이(轉移) 되었다. 서구 미술의 아류쯤으로 취급 받던 극사실 회화는 이렇게 미술계의 중심부로 부상한 것이다. 결국 한국의 극사실 회화는 시각적 재현에 충실한 미국의 하이퍼리얼리즘과는 달리 소재나 내용면에서 작가들의 주관적 감성이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차별화된 한국 미술의 새로운 사조로 서서히 존재감을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김대연은 2000년대 2세대 극사실 계열에서 주목 받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김대연의 초기 포도 작업은 바구니에 나열된 군집의 포도를 부감법(俯瞰法 시선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는 조망법)으로 사진보다 더 정교한 묘사로 포도를 표현했다면, 현재의 작업은 자연의 상태 그대로 이슬을 머금고 나무에 매달려 있는 포도 송이에 역광을 투사(投射)하여 비춰지는 포도의 신비스런 색을 포착하고 있다. 바로 이 지점이 김대연이 추구하는 포도 작업의 정점이다. 순수한 손놀림만으로 포도에 투사되는 빛이 어떤 아우라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에 대한 끝없는 탐구가 김대연 작품의 핵심인 것이다. 그러므로 김대연은 자신의 포도 작업에 어떤 철학적 의미를 부여 하지 않는다. 단지 회화적 표현으로 극단의 경지를 추구할 때 바로 그 지점에서 김대연 작업의 의미가 발화(發火)되는 것이다. 이 점은 한국의 극사실 회화가 지향하는 작가의 ‘주관적 감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부분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작가노트 | 포도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 지금까지 수많은 포도알을 그려오면서 그 기법이 점점 더 사실적으로 변해왔고, 그래서 ‘극사실작가’라는 수식어도 얻게 되었지만, 사진과 같은 느낌을 탈피해야 된다는 일관된 생각을 가지고 작업에 임해왔다. 자칫 무미건조해 질 수 있는 표면적인 사실감에 대한 집착을 배제하고, 생동감과 실재감에 작업의 초점을 두고자 한다. 포도송이 위로 떨어지는 빛의 느낌, 포도 송이송이 사이에 있는 공기와 공간의 느낌, 그리고 포도 껍질 위로 베어져 나온 당분, 역광을 받았을 때 투명하게 비쳐지는 과육, 이러한 요소들이 감상자의 오감을 자극하여 포도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기를 원한다.







▲ 김대연, Grapes, 145.5x89.4cm, Oil on Canvas, 2015








▲ 김대연, Grapes, 145.5x89.4cm, Oil on Canvas, 2015, 부분이미지








▲ 김대연,
Grapes, 72.7x55cm, Oil on Canvas, 2015




주지하다시피 김대연의 극사실 포도 작업은 많은 공력과 수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김대연은 작품을 많이 제작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작품 하나하나를 통해 얼마나 새로운 울림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에 초점(焦點)을 맞추고 있다. 예술가도 현실에 존재하는 사회의 구성원에서 예외일 수 없고, 또 가끔은 지금의 작업 방법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김대연은 현재의 작업 방식을 통해서만이 자신의 회화적 지향점을 성취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듯하다. 이런 목표 의식이 지속된다면 김대연의 포도 작품은 극사실 회화의 백미(白眉)로 대표성을 갖는 작가로 성장할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 더욱더 김대연의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