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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의 형상 - 박정용展
 전시기간 : 2016-02-25 ▶ 2016-03-09
 참여작가 : 박정용(Park Jungyong)
 오 프 닝   : 2016-02-25 AM 10:30
 



『 감정의 형상 - 박정용展 』

Park Jungyong Solo Exhibition :: Painting












▲ 박정용, 날아가다, 162.2x130.3cm, Oil on Canvas, 2016









전시작가 박정용(Park Jungyong)
전시일정 2016. 02. 25 ~ 2016. 03. 09
초대일시 2016. 02. 25 AM 10:3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00(월요일 휴관)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박정용, 돌에 ‘사랑의 신화’를 불어넣다

김윤섭(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 미술평론가)


흔히 표정이 없고 감정이 메마른 사람을 두고 ‘돌 같다’라는 표현을 쓴다. 그만큼 삶에 낙도 없고, 상대방에겐 재미없이 무감각하다는 얘기도 된다. 그래서 ‘돌’에 대한 선입견으로 ‘딱딱함, 경직됨, 차가움, 거침, 무거움…’ 등 다소 부정적인 요소가 많다. 그러다보니 돌이라는 소재는 ‘인간적인 면’과는 거리감이 있기 마련이다. 굳이 인간의 삶과 연관 짓자면, 돌에 영적인 생명력이 있다는 믿음으로 ‘신앙의 대상’인 토템(totem)에 비유되곤 했다.







▲ 박정용, 끌어안다, 162.2x130.3cm, Oil on Canvas, 2016








▲ 박정용, 몸짓, 130.3x97cm, Oil on Canvas, 2015








▲ 박정용, 연인, 130.3x97cm, Oil on Canvas, 2015




또한 선사시대부터 이어져온 일종의 기념물로써 거석문화(巨石文化)는 ‘자연의 여러 현상과 인간의 생사를 기원하는 환희와 공포의 대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여겨진다. 이 역시 인간 자체에 대한 매개 역할보다는 태양숭배나 해양문화 등의 소산으로 기원의 수단에 쓰인 것이다. 이런 면들을 고려할 때, 돌을 소재로 삼은 박정용의 작품은 무척 흥미롭고 남다른 인상을 전한다. 볼수록 ‘객관화된 감정을 통한 교감’이 일어난다.

박정용의 회화작품을 처음 만난 것은 2013년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아트서울 아트페어였다. 공모를 통해 역량 있는 젊은 작가들을 선정한 아트페어답게 무척 참신하고 다양한 작품들이 많이 선보였다. 하지만 그중에서 박정용의 작품은 유독 눈에 들어왔다. 그의 부스엔 늘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발길을 멈추고 작품을 감상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만면의 미소 일색이었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어쩌면 남녀노소 모든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더 생길 정도였다.

박정용이 등장시킨 그림의 주인공은 예외 없이 ‘돌 인간’이다. 묵직하게 땅에 박혀 있는 망부석 같은 돌이 아니다. 너른 대지를 박차고 뛰어올라 어디론가 힘차게 내달리고 있다. 그런데 더욱 재밌는 요소는 팔과 다리나 몸통엔 하나같이 한 아름 꽃다발이 차지했다. 바위에 돋아난 수북한 꽃무리, 아무리 생각해도 안 맞는 궁합이다. 하지만 박정용의 그림에서만큼은 그렇지 않다. 원래 태생부터 둘은 한 몸인 것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삶의 노곤함으로 천근만근이 된 관람자를 대신해 ‘자유로운 영혼의 일탈’을 꿈꾸게 한다. 결국 박정용의 ‘달리는 돌 인간’ 시리즈는 ‘꿈을 향한 여행’의 기쁨을 선사한다.

“다양한 모습과 감정으로 일생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과 자연의 모습은 매우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자연으로 지어진 인체는 사람의 가장 본질적인 모습’이라는 가정 하에 자연물의 이미지 위에 사람들의 행위를 덧입혀 보았습니다. 작품들을 통해 실제적인 형상의 재현으로는 느낄 수 없는 더 깊고 본질적인 ‘사람과 삶의 감정에 대한 고귀함’을 담고 싶습니다.”







▲ 박정용, 인상적 풍경, 60.6x40.9cm, Oil on Canvas, 2015








▲ 박정용, 인상적 풍경, 72.7x60.6cm, Oil on Canvas, 2015








▲ 박정용, 인상적 풍경, 72.7x60.6cm, Oil on Canvas, 2015




박정용의 말처럼, 돌을 등장시킨 이유는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상징성’을 비유한 것이다. 굳이 종교적인 이유를 들지 않더라도, 모든 생명체는 돌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어쩌면 그것이 진실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모든 돌에는 또 다른 생명이 움트고 있는 지도 모른다. 박정용은 돌이 지닌 미세한 생명성에까지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소통을 위해 채널을 맞추고 같은 언어를 선택하듯, 돌들에게 사람의 몸짓과 표정을 빌려주었다. 그리고 가슴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것은 감동과 낭만어린 ‘사랑의 신화’이다.

박정용이 그린 돌들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매우 부드러운 표면을 지녔다. 마치 각질을 제거하고 수분 팩이라도 한 피부와도 같다. 따지고 보면 잘 연마된 돌의 표면은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도 매끄럽다. 더없이 거칠고, 한없이 부드러운 상반된 면모를 동시에 갖춘 것이 바로 돌인 셈이다. 이처럼 박정용의 섬세한 붓 터치로 태어난 돌 혹은 크고 작은 바위들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생동감을 자아내는 비밀은 따로 있다.

박정용의 그림에서 살아 있는 듯 생동하는 돌의 표현은 결코 우연히 나온 것이 아니다. 박 작가는 한 점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할애에 돌을 만져보고 관찰하길 반복한다. 위아래 좌우 등 사방에 따라 달라지는 돌의 표정, 공간의 시점에 의한 돌의 방향성, 표면의 색감과 질감 등 다양한 요소들을 관찰하고 또 관찰하길 되풀이 한 다음에야 화면에 스케치를 시작한다. 그렇게 적지 않은 시간과 과정이 투자되어 사람의 체온까지 느껴지는 돌 인간 시리즈가 탄생하는 것이다.

박정용 그림에서 놓쳐선 안 될 부분 중에 ‘포즈들’을 꼽을 수 있다. 포즈는 크게 ‘달려감ㆍ포옹ㆍ사색’ 등 세 가지로 나눠진다. 먼저 어딘가로 정신없이 달려가는 율동이 많다. 그 속도감에 진한 꽃향기가 진동할 듯하다. 다음으로 남녀가 서로 얼싸안거나 다정하게 마주보는 장면들이다. 그리고 어딘가 정처 없이 긴 그리움으로 응시하고 있는 장면도 인상 깊다. 그런데 가만히 눈여겨보면 모든 작품들의 귀결점은 ‘사랑의 세레나데’이다. 홀로 뛰어가는 ‘남성 돌’에서 환희의 에너지가 넘치는 것도 머지않아 그녀를 만나 진한 포옹을 할 것이란 확신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작품을 닮은 작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기발하고 아름답고 행복하며 위트 있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저 역시 기발하고 아름답고 행복하고 위트 있는 작가로서, 또는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 박정용, 인상적 풍경, 193.9x97cm, Oil on Canvas, 2015








▲ 박정용, 침울, 72.7x60.6cm, Oil on Canvas, 2015








▲ 박정용, 환희, 193.9x130.3cm, Oil on Canvas, 2014




그림을 바라보는 관점은 매우 다양하다. 같은 그림이라도 보는 이에 따라 매우 다른 인상을 전달한다. 하지만 공통점은 ‘행복을 발견하는 창문과도 같은 존재’라는 점이다. ‘색채의 마술사’로 불린 앙리 마티스도 “미술이란 고달픈 하루가 끝난 후 쉴 수 있는 안락의자같이 편안해야 한다.” 말했다. 그렇게 보면 적어도 박정용의 그림은 마티스가 말한 그 ‘편안함’을 물론, 볼수록 사랑의 감정이 쏟아나는 기쁨의 엔도르핀까지 지니고 있는 셈이다. 그림의 역할이 그렇게 어렵지 않고, 일상에서 얼마나 소중한 연인과 같은 존재인지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