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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호생展
 전시기간 : 2016-05-05 ▶ 2016-05-11
 참여작가 : 강호생(Kang Hosaeng 姜鎬生)
 오 프 닝   : 
 



『 강호생展 』

Kang Hosaeng Solo Exhibition :: Painting












▲ 강호생, The Margins of LIfe 20150920, 61x77cm, Acrylic on the Fabric, 2015









전시작가 강호생(Kang Hosaeng 姜鎬生)
전시일정 2016. 05. 05 ~ 2016. 05. 11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00
∽ ∥ ∽
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여백 탐구를 위한 기나긴 여정

황선형(모리스갤러리, 아트허브 대표)


중세 사람들에게는 ‘공백공포증후군(空白恐怖症候群 horror vacui)’이 작용하고 있었다. 만물을 창조한 신(神)이 개입하지 못하고 비어있는 여백(餘白)이나 공백에서 커다란 공포를 느꼈다. 그래서인지 중세의 그림에서는 일체의 공백이 보이질 않고 온갖 사물들로 화면이 꽉 채워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세 이후의 서양미술을 보면 그 전통적 관습은 꽤 오랫동안 많은 화가에게 이어졌고 작품에 반영되었다.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 같은 화가도 여백공포에 시달린 작가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동양화의 비어있는 여백과는 상당히 대치되는 개념이다. 수묵 위주로 작품을 완성하는 동양화에서의 여백은 대상의 형체보다는 그것이 담고 있는 내용을 표현하기 위한 방편이었으며, 감상자의 시정(詩情)과 여운(餘韻)을 담아내거나 비움과 채움을 동시에 표현하는 훌륭한 표현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여백을 두어 비움으로써 공간은 더욱 확장되고, 채움으로써 비워지는 공간은 역설적이기까지 하다. 같은 시각예술 분야지만 동ㆍ서양의 여백에 대한 의미와 해석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강호생, The Margins of Life 20150624, 43x77cm, Acrylic on the Fabric, 2015








▲ 강호생, The Margins of Life 20150625, 67x42cm, Acrylic on the Fabric, 2015








▲ 강호생, The Margins of Life 20150825, 100x100x5.5cm, Acrylic on the Fabric, 2015








▲ 강호생, The Margins of Life 20150925, 61x77cm, Acrylic on the Fabric, 2015




동양화를 전공하고 수묵 작업으로 작품을 시작한 후, 컬러풀한 배경으로 여백을 처리한 최근 작품에 이르기까지 강호생은 오랜 시간 여백의 의미와 재료의 특수성에 관해 탐구해 오고 있다. 붓, 먹, 물, 벼루가 가진 속성과 물의 양, 필선의 속도, 힘과 유연성, 물질 간의 시차 같은 감각적 행위들이 만나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에 관한 탐구는 강호생 작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탐구는 강호생이 추구하고자 하는 예술적 지향점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자신의 작업 개념을 도식화해 표현한 그림을 보면 그의 작업 개념이 얼마나 논리적으로 체계화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 도식화는 언뜻 보아서는 심오한 사상이나 종교의 개념도와도 같아 보이는데, 결국은 재료와 여백을 통해 자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예술적 지향점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그린 도식화임을 알 수 있다.

원색과 먹물, 여백이라는 삼요소로 도식화된 그림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원색은 경험적 현실의 역동성을 의미하고, 이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에 비유된다. ② 먹물은 중간매체로써 원색의 역동성을 중화시켜 희생함으로써 생명을 탄생시킨다. ③ 여백은 블랙홀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를 제공하고, 정신적 유희의 즐거움을 맛보게 한다. ④ 결국, 세가지 요소를 융합시켜 ‘여백의 에너지’를 새로운 ‘생명’으로 통합(統合 Synthesis)시킴으로써 강호생의 예술적 모형이 완성된다.

이번 모리스갤러리 초대전에 출품되는 강호생의 신작은 그동안 꾸준히 탐구해온 여백과 재료에 대한 결과물 중 최고의 결정판(決定版)이라 할 수 있다. 융(絨) 위에 원색의 노란색과 파란색 물감으로 환희로 충만 된듯한 느낌의 역설적인 여백을 만들어 낸 후, 그 위에 먹물을 얹어 시간과 기울기의 조절에 의한 물기둥을 표현한다. 때로는 물기둥 주변에 극사실적으로 아주 작은 무당벌레나 나뭇잎 같은 소재를 곁들이고 있다. 원색을 사용한 배경 때문인지 작품은 화려하게 느껴지면서도 단아하고 정갈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이는 마치 미니멀 아트(Minimal Art) 계열의 작품과도 같은 단순 명료함의 극치를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강호생의 미니멀이 보여주는 인상의 강도는 다른 어떤 작품 못지않게 강렬할 뿐만 아니라 생명을 잉태한 듯한 기쁨을 노래하고 있다. 결국, 이번 작품은 작가가 이미 자신의 예술적 지향점으로 정의한 원색과 먹물, 여백이라는 삼요소의 융합으로 생명력을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강호생, The Margins of Life 20150616, 122x122cm, Acrylic on the Fabric, 2015








▲ 강호생, The Margins of Life 20150618, 122x122cm, Acrylic on the Fabric, 2015








▲ 강호생, The Margins of Life 20150619, 122x122cm, Acrylic on the Fabric, 2015




작가노트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다. “내가 유희하는 부분은 여백! 그 '텅 빈 자리'이다. 여백! 그것은 ‘텅 빈 충만’이다. 그것은 채워진 빈자리이다. 그것은 가벼운 중량감이다. 그것은 숨 쉬는 공간이다. 비움으로 채울 수 있기에 나는 그 여백을 사랑한다.” 글 말미의 “비움으로 채울 수 있기에 나는 그 여백을 사랑한다.”는 작가의 표현이 긴 여운을 남기고 깊이 울린다. 마치 과학자와도 같은 진지한 태도로 재료적 특성에 관한 체계적 연구와 여백 탐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강호생의 작업 여정이 한층 깊어지기를 기대해본다.